두산DST 매각, 방산업체 인수후보 찾기·FI가격 맞추기 관건
입력 2014.04.29 08:56|수정 2015.07.22 15:01
    방위산업체 특성상 PEF의 경영권 인수 쉽지 않을 전망
    미래에셋·IMM등,FI 수익률 고려하면 가격이견도 예상
    • [본 콘텐츠는 4월 24일 10:50에 인베스트조선(Invest.chosun.com)의 유료고객 서비스를 통해 소개되었습니다.]

      두산그룹 방위산업체인 두산DST 매각작업이 매각주관사 선정을 앞두고 있다. 사모펀드(PEF) 재무적 투자자(FI)들의 보유 지분도 함께 매각되지만 거래 관계자들은 대부분 두산그룹이 '칼자루'를 쥐고 있다고 평가한다.

      다만 어떤 식으로 매각이 진행될지에 대한 시장 의견은 분분하다. 당장 거론되는 이슈는 '후보군 구하기'다.

      알려진대로 두산DST는 지난 2008년 두산인프라코어의 방위산업부문을 떼내어 설립된 회사로 K21 보병전투장갑차와 자주대공포 등을 생산하는 방위산업체다.

      이런 방위산업체 지분 100%와 경영권을 제3자에게 넘기려면 정부(국방부)의 허가가 불가피하다. 현행 방위사업법 제35조는 “방위산업체의 인수를 희망하는 업체는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승인을 얻어야 하며 장관은 방위사업청장과 협의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국군에 전략무기를 공급하는 점과 일정기간 이후에 재매각을 추진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부의 PEF에 대한 방위사업체 인수승인은 어려울 전망이다.
      현재 두산DST에 PEF들이 주주로 참여하고 있지만 어디까지 두산그룹이 지배력을 유지하기 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란 지적도 많다.

      외국계 업체로의 인수도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현행 외국인투자촉진법에 따르면 외국계 자본이 방산업체의 지분 10%이상을 보유할 경우에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승인을 얻어야 하는 제약사항이 따른다. 아울러 정부는 국내 방산업체를 외국계에 매각한다는 국민적 반감도 고려해야 한다.

      과거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매각 시도 당시에도 글로벌 완제기 생산업체인 미국 보잉(Boeing)사와 에어버스의 모회사인 EADS 등이 관심을 보인 바 있으나 똑같은 이유로 무산됐다.

      M&A업계 관계자는 "현행법상 PEF의 방산업체 인수에 관해 법적인 걸림돌은 크게 없지만 국가 전략사업인 방위산업체를 PEF나 외국계가 인수를 하는 것을 정부가 쉽게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국방부가 인정할만한 국내 대기업 정도로 인수후보군이 좁혀지는데, 최근 시장상황에서 두산그룹과 FI들에게 상당한 매각금액을 제공하면서 이 사업에 뛰어들 대기업이 누구냐가 관건이 된다.

      이에 합당한 대기업이 없을 경우, 두산DST의 기업공개(IPO)나 혹은 사모펀드 투자자 교체 가능성 등이 거론된다. 다만 어느 방식이든 두산그룹으로 유입될 자금이 현저하게 줄어든다는 점은 피하기 어렵다.

      가격 이슈도 고려 대상이다. 협상과정에서 매각가격에 대한 이견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두산DST의 주주는 두산그룹(51%)과 미래에셋자산운용과 IMM PE가 공동출자한 특수목적법인(SPC)인 오딘홀딩스(49%)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지난 2009년 유동성 위기에 처한 두산그룹 자산 인수에 참여했고 두산DST·SRS코리아·삼화왕관 사업부·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의 4곳의 지분을 인수한 바 있다.

      현재까지 투자성적은 나쁘지 않은 편이다.

    • 최초에 두산과 이들 PE가 4개 회사를 인수할 당시 설정한 금액은 총 7808억원. ▲두산DST 4400억원 ▲SRS코리아 1100억원 ▲삼화왕관 사업부 408억원 ▲KAI 지분 20.5% 1900억원의 가격이 설정됐다. 이를 위해 두산그룹이 약 2800억원, 오딘홀딩스가 약 2681을 투자했다. 오딘홀딩스에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70.4%, IMM PE가 29.6%의 비율로 출자했다. 나머지 2300억원은 은행권 차입으로 충당했다.

      이후 현재까지 두산DST와 SRS코리아 가운데 'KFC사업부'를 제외한 매각이 완료됐다. 이 과정에서 매각대금과 배당을 통해 회수한 금액은 약 5900억원. 삼화왕관 사업부가 금비에 약 610억원에 매각됐고, 버거킹 등은 1100억원에 팔렸으며, KAI지분도 상장과 블록딜로 약 2700억원에 팔렸다.

      이 가운데 PE들은 최초 투자금액인 약 3878억원(펀드 2700억원+차입금 1178억원)을 기준으로 4040억원(배당금 720억원+지분매각 3220억원) 가량을 벌써 회수했다. 동시에 지난 2월 KAI의 지분 매각을 통해 은행 차입금을 모두 상환했다.

      2009년 은행 차입을 받을 당시 회사를 매각하거나 회사로부터 배당을 받을 경우 우선적으로 차입금을 상환하도록 하는 조건이 포함돼 있던 것.

      어쨌든 상당한 수준의 성과가 나온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 두산DST 매각에 필요한 가격은 투자금액 이상으로 상당한 수준의 가격이 마련돼야 한다. 참여한 두 PE들이 모두 국민연금 투자금을 받아 들어온 곳이어서 수익률 제고가 필요하다.

      또 지금까지의 수익률이 높음에도 불구, PE들 입장에서는 마지막 보유자산인 두산DST 매각결과에 따라 운용사의 성과보수(Carried Interest)의 규모도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이에 투자한 미래에셋 5호 PEF와 IMM 로즈골드 1호 PEF의 만기도 모두 내년 중순 도래한다.

      M&A 업계 관계자는 "현재 PEF가 2대주주로 있는 두산DST의 경우 매각측에서 수익률을 감안한다면 낮은 가격에 매각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향후 잠재적 인수후보들과의 매각금액에 대한 이견이 불가피하게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