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생명, 상장 철회…"공모가 산정 어려워"
입력 2014.04.29 16:27|수정 2015.07.22 11:57
    29일 거래소에 심사 철회신고서 제출
    밸류에이션 난항·그룹 이슈 등 감안한 듯
    • [본 콘텐츠는 4월 29일 16:26에 인베스트조선(Invest.chosun.com)의 유료고객 서비스를 통해 소개되었습니다.]

      동부생명보험이 기업공개(IPO)를 철회했다. 최근 삼성생명보험 등 상장 보험사들의 주가가 떨어지며 적절한 공모가 산정(밸류에이션)이 힘들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동부생명은 29일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 철회신고서를 제출했다. 지난해 12월 심사를 청구한 지 4개월 만이다. 동부생명은 이날 금융감독원에도 이 같은 사실을 보고했다.

      동부생명은 지난해 감사보고서 제출과 내재가치(EV) 산정 작업 등으로 인해 규정상 심사기간(45영업일)을 훌쩍 넘겼다. 이달 들어서도 추가 자료를 제출하는 등 거래소와 긴밀히 협의했지만, 상장 성사 가능성과 밸류에이션 등을 고려했을 때 철회하는 쪽이 낫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동부생명 상장 철회의 배경으로는 우선 주식 시장의 환경 변화가 꼽힌다. 상장 의사를 밝힌 지난 12월과 비교하면 현재 동부생명이 상장할만한 기반은 많이 약화됐다는 평가다. 12월말 21조원에 달하던 생명보험사 1위 삼성생명의 시가총액은 현재 19조원으로 10%가량 줄었다. 같은 생보사인 한화생명과 동양생명도 비슷한 상황이다.

      현재 동종 생보사들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을 고려하면 동부생명의 상장 공모가는 주당 1만원을 넘기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 2010년 발행한 전환우선주의 주당 가격(1만2500원)은 물론, 지난해 12월 동부화재가 동부제철로부터 동부생명 지분 6.44%를 사들일 때의 가격인 주당 1만1130원보다도 낮은 가격이다.

      시장에 동부그룹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다. 동부그룹은 구조조정 실행 속도를 두고 주채권은행인 한국산업은행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그룹 이슈로 인한 투자 위험때문에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동부생명은 지난해 32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결산월 변경으로 세 분기분의 실적만 반영했음에도 불구하고 2012년 258억원 대비 25% 성장했다. 성장성이 나쁘지 않은 상황에서 그룹과 증시 등 외부요인으로 인해 낮은 밸류에이션을 감수하긴 쉽지 않았을 것으로 분석된다.

      동부그룹 관계자는 "시장 상황이 좋아지고 그룹의 구조조정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시작하면 다시 상장을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