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역(逆)삼각합병'으로 美 NanoH2O 인수
입력 2014.05.09 08:54|수정 2014.05.09 08:54
    NanoH2O, LG화학이 세운 자회사와 합병하며 존속법인 유지
    피인수기업의 양도불가능한 독점사업권ㆍ계약 등 이전 없이 합병 가능
    • [본 콘텐츠는 4월 28일 15:58에 인베스트조선(Invest.chosun.com)의 유료고객 서비스를 통해 소개되었습니다.]

      LG화학이 미국 수처리 필터업체 NanoH2O를 역(逆)삼각합병 형태로 사들인다.

      2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이달 30일 NanoH2O 인수 작업을 완료한다. 인수 대상 지분은 100%로 거래 예정 규모는 약 2억달러(한화 약 2000억원)에 달한다.

      NanoH2O는 미국에 본사를 둔 해담수용 RO(Reverse Osmosis; 역삼투압) 필터를 생산하는 회사다. 바스프 벤처 캐피탈(BASF Venture Capital)ㆍ토탈 에너지 벤처스(Total Energy Ventures)ㆍ코슬라 벤처스(Khosla Ventrues) 등 해외 벤처 캐피탈 등이 주요 주주로 있다.

    • 이번 거래는 미국 내에서 역삼각합병으로 진행된다. LG화학은 미국에 자회사를 세운다. 이 회사는 NanoH2O와 합병을 목적으로 하는 일종의 특수목적법인(SPC) 성격이 짙다. 이 회사는 합병으로 인해 소멸되며 NanoH2O는 존속법인이 된다.

      일반적으로 소멸법인 주주인 LG화학이 NanoH2O로부터 합병대가를 받지만 역삼각합병은 존속법인(NanoH2O) 주주들이 합병 대가를 받는다. LG화학이 NanoH2O 주주들에게 현금을 지급하고 LG화학은 NanoH2O 주식 100%를 취득하는 식이다.

      NanoH2O가 소멸되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LG화학의 자회사로 편입된다는 점이 이런 구조를 선택한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또 피인수회사가 소멸되지 않아 보유 중인 독점 사업권이나 특허권, 제3자의 동의 없이 양도할 수 없는 계약 등을 복잡한 이전 절차 없이 그대로 가져올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지난 2012년 SK하이닉스도 역삼각합병 방식으로 미국 컨트롤러 업체인 LAND(현 SK하이닉스 메모리 솔루션스)를 인수하기도 했다.

      역삼각합병은 아직 국내에 법적 근거가 없는 탓에 주로 미국 등에서만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최근 정부가 '인수ㆍ합병(M&A) 활성화 방안'을 통해 역삼각합병 제도를 상법에 반영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어 추후 국내 M&A에도 적용될 지 여부도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