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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콘텐츠는 5월 14일 11:49에 인베스트조선(Invest.chosun.com)의 유료고객 서비스를 통해 소개되었습니다.]
동부그룹 구조조정에 대한 주도권을 쥔 한국산업은행(이하 산은)이 이에 따른 '무한책임'을 질 지 관심이다. 돈줄을 손에 쥐고 동부그룹을 압박해 키를 잡게 된만큼 저가매각 등 구조조정에서 불거질 수 있는 논란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산은이 매각 속도에 중점을 두어 거래를 진행하다보면 실제 동부그룹으로 흘러들어오는 자금은 이보다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시장에서는 산은이 지난해 6월 STX팬오션(현 팬오션)을 포기할 때의 무책임한 행동을 반복할지에도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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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그룹은 지난해 11월 총 3조원 규모의 자구계획안을 제출한 이후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끊임없이 마찰을 빚어왔다. '팔 때 팔더라도 제 값을 받겠다'는 동부그룹과 '빠른 자구안 이행 의지가 중요하다'는 산은의 시각 차이에서 비롯된 결과였다.
이 갈등은 동부인천스틸(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당진발전 매각에서 극대화됐다. 동부그룹은 개별매각을 고수한 반면 산은은 두 자산을 묶어 포스코에 넘기는 패키지 매각을 추진한 까닭이다. 여기에 동부그룹은 동부메탈 매각을 2년 정도 유보하는 방안도 검토했다.
동부그룹의 의지를 의심한 산은은 돈줄을 죄었다. 동부제철에 지원할 계획이었던 1400억원 규모 브릿지론(bridge-loan) 전면 재검토에 나선 것이다. 이 자금이 없으면 동부제철은 신주인수권부사채(BW) 조기상환청구에 대응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동부그룹은 산은에 동부인천스틸과 동부당진발전의 매각을 일임한다는 각서를 제출한 데 이어,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보유한 한남동 자택(30억원 상당)과 동부증권 주식 212만여주(78억여원)를 담보로 제공했다.
동부그룹이 산은의 뜻에 따르기 시작하자 자금 지원과 구조조정에 속도가 붙었다. 산은은 지난달 25일 동부제철에 브릿지론 1200억원 지원을 의결했고, 28일엔 사모펀드(PE)를 조성해 동부특수강과 동부당진항만운영(동부제철 당진항만)을 총 2600억원에 사들이기로 했다. 이어 30일 산은이 참여하는 차환심사위원회 가 이달 중 만기가 돌아오는 동부제철 회사채 710억원에 대한 차환지원을 결의했다.
포스코도 산은의 요청에 따라 지난달 말부터 패키지 인수에 대한 실사에 착수했다. 아직까지는 "재무에 부담이 된다면 인수하지 않겠다"는 조심스러운 입장이지만, 시장에서는 포스코의 인수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 동부인천스틸은 컬러강판 2위 업체로 포스코강판 및 포스코가 보유한 유니온스틸 지분과 시너지 가능성이 있다. 포스코는 포스코에너지를 통해 발전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동부그룹의 자구안 중 남은 자산은 동부하이텍과 동부메탈, 그리고 동부팜한농의 일부 토지 정도다. 산은은 노무라증권과 함께 동부하이텍 매각 주관을 담당하고 있다. 산은이 키를 잡게 된만큼 동부메탈 매각도 급물살을 타게 될 전망이다.
동부그룹이 지난해 자구계획안을 제출하며 당초 제시한 재무개선 목표는 차입금 3조4000억원 감축(6조3000억원→2조9000억원)과 부채비율 100%포인트(270%→170%) 개선이다. 산은이 주도권을 쥔 지금 계획한 수준의 현금이 유입될 지는 미지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구조조정에 대한 권한이 김준기 회장을 넘어선만큼 산은이 져야 할 책임도 커진 게 사실"이라며 "STX때 보여줬던 무책임한 행동을 반복한다면 산은 주도의 구조조정에 대한 신뢰감이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입력 2014.05.15 09:03|수정 2015.07.22 11:19
구조조정 성과·저가매각 논란 감수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