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PE, 교원공제회 블라인드 펀드로 SK B&T 지분인수 추진
입력 2014.05.20 08:48|수정 2014.05.20 08:48
    스틱이 추진하다가 중단…당시 교원공제회 등 프로젝트 펀드 투자 승인 못내
    • [본 콘텐츠는 5월 15일 13:20에 인베스트조선(Invest.chosun.com)의 유료고객 서비스를 통해 소개되었습니다.]

      스틱인베스트먼트가 성사시키지 못했던 SK B&T 지분 49%인수를 산업은행 PE가 추진한다.

      두 회사 모두 같은 투자자(교원공제회)로부터 자금 유치를 시도했다. 다만 스틱은 SK B&T 인수 프로젝트 펀드를 마련하는 과정에서 교원공제회 투자 승인을 못 받았다. 반면 산은PE는 교원공제회가 출자하는 블라인드 펀드(PEF)를 이 투자에 활용하고 있다. 블라인드 펀드는 운용사가 투자 결정에 대한 권한을 지닌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산은 PE는 최근 SK B&T 최대주주인 SK해운과 지분 49% 매각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거래 규모는 약 800억원으로 추산된다. 산은PE는 실사작업에 돌입했고 올 6월말 거래가 마무리될 전망이다. 공동 투자자 유치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산은 PE는 작년 9월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두고 교원공제회 블라인드 펀드 운용사로 선정됐다. 당시 H&Q AP코리아 (1000억원), 스카이레이크 인큐베스트 (700억), 산은PE (700억원) 3곳에 교원공제회 출자가 결정됐다.

      H&Q와 스카이레이크는 이미 다른 출자자(LP)를 많이 확보했던터라 각각 5600억원, 4000억원대 블라인드 펀드를 쉽게 마련했다. 반면 산은은 교원공제회 700억원에 산은이 자체로 1000억원을 출자하고 관계사 KDB생명으로부터 100억원을 모아 총 2000억원대 펀드를 마련했다. 지난 4월 감독당국에 등록됐고, 바로 이 펀드가 이번 SK B&T 지분 인수에 활용된다.

      SK B&T는 2012년 SK해운에서 벙커링사업부가 물적분할해 설립된 회사다. 원양어선과 선단 등을 대상으로 선박 운항에 필요한 연료유를 해상ㆍ항구에서 보급하는 해상급유(벙커링)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영업손실을 낸 적이 없는 등 비교적 안정적인 실적을 냈다. 올 1분기에는 3444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4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다만 ▲낮은 영업이익률(최근 3년간 2%대) ▲경영권이 포함되지 않은 비상장사 주식 49% 인수 ▲투자금 회수방안 마련의 복잡함 등이 이번 거래 단점으로 지적됐다. 또 해운업황에 영향을 받는데다 성장성은 예견하기 어려워 수익성이 높지 않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올해 초 스틱은 SK B&T 인수를 위한 프로젝트펀드 조성을 시도했지만 이런 점들이 겹치면서 투자금 모집에 난항을 겪었다. 교원공제회 역시 해당 프로젝트 펀드 참가 승인이 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스틱은 SK해운에  '위험 방지조항' 마련을 요청하기도 했지만 SK가 응하지 않았다.

      이런 이유들이 겹쳐 스틱은 SK B&T 투자를 잠정 중단했다. 그리고 산은 PE가 이 바통을 이어받아 거래에 다시 뛰어드는 한편, 교원공제회 등이 출자한 블라인드 PEF를 활요하고 있는 형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