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대우인터내셔널 지분 20% 매각시 1조원 손실
입력 2014.05.21 10:02|수정 2014.05.21 10:02
    20% 매각시 지분가치 인수前 대비 1조 순손실 인식
    "권 회장, 손실 감수하고 매각 쉽지 않을것"
    • [5월19일 11:36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 이미지 크게보기
      대우인터내셔널이 영위하는 자원개발사업(출처:회사 홈페이지)

      포스코가 계열사 대우인터내셔널의 지분을 매각할 경우 1조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인수 당시에 비해 지분 가치가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지분 일부 매각 시에는 경영권 프리미엄도 기대하기 어려워 손해 규모가 커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그룹 안팎에선 권오준 회장의 취임 첫 해인 만큼 무리하면서까지 불리한 조건으로 대우인터내셔널을 매각할 이유가 없다고 보고 있다.

      포스코 이사회에 보고된 중장기 경영전략에서는 구조조정과 관련해 개별 회사에 대한 보고는 하지 않았다. 하지만 회사 안팎에선 중장기적으로 포스코가 대우인터내셔널의 매각이나 다른 계열사와의 합병을 추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인터내셔널의 처리 방안으로 거론되는 것 중 하나가 지분 부분 매각이다. 하지만 이는 쉽지 않다는 게 안팎의 중론이다.

      대우인터내셔널의 지분 20%가량을 매각할 경우 블록세일로 처리해야 한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하다. 포스코는 현재 대우인터내셔널의 지분 60.3%를 보유하고 있다. 주가를 고려한 지분가치는 2조4000억원 정도다. 인수금액과 비교하면 1조원 정도 차이가 난다. 블록세일의 경우 경영권 프리미엄도 반영할 수 없다. 손해 규모가 커질 수밖에 없다.

      인수합병(M&A) 업계 관계자는 “인수가격과 현재 주가를 감안하면 매각하는 순간 포스코가 순손실을 인식해야 하고, 연결 기준에서 제외되면 포스코 연결실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돼 지분 부분 매각으로 결정 내리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대우인터내셔널의 완전 매각도 검토하고 있다. 경영권프리미엄을 감안해도 인수 당시에 비해 가격이 떨어진 상태다. 하지만 관련 사업에 조단위로 뛰어들 마땅한 인수후보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종합상사 관계자는 “국내 대기업 종합상사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자원개발을 강화하고 있지만, 자기 관리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현재로서는 인수여력이 있는 전략적투자자(SI)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올해가 권오준 회장 체제 출범 첫해라는 점에서도 무리한 매각을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대우인터내셔널이 포스코 연결에서 빠지면 장부가 1조원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데 권 회장 취임 첫해에 대규모 적자를 감수하고 매각을 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며 “대우인터내셔널을 팔려면 완전 매각을 하든지, 아니면 최대한 몸값을 올린 이후에 부분 매각을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사업을 영위하는 포스코P&S와의 합병도 주요 방안 중 하나로 거론되는 배경이기도 하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포스코가 사업구조 재편에 대한 의지는 보여주고 있지만 어떤 식으로든 매각은 어려운 상황”이라며 “결국 이번 매각계획은 포스코가 시장에 뭔가를 보여준다는 의미 이상은 아니다”라는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지난 2010년 5월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은 비철부문 사업 확대를 표방했고, 그 일환으로 대우인터내셔널을 인수했다. 인수금액만 3조4000억원에 육박한다. 대우인터내셔널의 해외네트워크와 자원개발 사업의 경쟁력을 기대했지만 업황 악화로 인해 그룹에 큰 기여를 하지 못했다. 권오준 회장 취임 이후 본원 사업인 ‘철강’을 강조하면서 대우인터내셔널을 포함한 비철 계열사들의 입지는 한층 좁아졌다.

      처리방안 가능성을 막론하고 3조원이 넘는 자금을 들여 인수한 회사를 4년만에 다시 매각하게 된 만큼 의사결정자들은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가뜩이나 M&A를 통해 비대하게 몸집을 키워 국내외 시장 참여자들로부터 질책을 받아 온 포스코다.

      대우인터내셔널의 처리는 대우인터내셔널이 비핵심 사업이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대우인터내셔널은 포스코의 해외 철강재 트레이딩 사업을 지원하는 1위권 상사이자 자원개발 업체이다. 미얀마 가스전의 성과는 가시화했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권오준 회장의 재무구조 개편은 비팩심사업의 매각을 통한 부채 감축과 동시에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증진을 통한 차입금 비율 하락"이라며 "대우인터내셔널이 향후 그룹 EBITDA에 미칠 긍정적인 영향력을 감안하면 권 회장이 대우인터내셔널의 매각을 통한 손실을 감내할 용기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