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카카오 의장, 투자회수 길 확보했다
입력 2014.05.27 09:02|수정 2014.05.27 09:02
    합병 비율상 카카오 주주가 합병법인서 핵심 주주로 부상
    김 의장·이재웅 다음 창업주 등 투자회수 나설 지 주목
    • [05월26일 18:24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다음커뮤니케이션(이하 다음)과 카카오 합병 뒤 통합법인인 '다음카카오'의 최대주주 자리에 오른다. 개인 지분율이 총 40%에 육박해 사실상 오너가 바뀌는 셈이다.

      지배구조가 바뀐 다음카카오에서 김 의장과 이재웅 다음 창업주가 향후 어떤 역할을 맡을 지 시장의 촉각이 모아진다. 두 사람이 지분을 매각해 투자회수(exit)에 나설지도 관심거리다.

      다음과 카카오는 8월 주주총회를 거쳐 오는 10월1일을 기해 합병한다. 합병비율은 1대 1.55로 카카오 주주가 보유한 주식 1주당 1.55주의 다음 주식이 주어진다. 다음의 기업가치는 9886억원, 카카오의 기업가치는 3조1536억원으로 평가된 까닭이다.

      카카오 주주에게 주어지는 다음 신주의 수는 4300만여주에 달한다. 현재 다음 총 발행 주식 수인 1356만여주의 3배다. 이 때문에 다음카카오의 주주구성은 합병 전 카카오와 비슷한 구조가 된다.

      김 의장은 합병 전 카카오의 지분 29.24%를 직접 소유하고, 자신이 100% 출자한 케이큐브홀딩스를 통해 23.15%를 보유하고 있다. 합병 후 김 의장의 지분율은 22.23%, 케이큐브홀딩스의 지분율은 17.6%로 다음카카오 지분의 39.83%를 가져가게 된다.

      기존 다음의 오너였던 이 창업주의 지분은 합병 전 13.67%에서 합병 후 3.28%로 크게 줄어든다. 두 회사가 통합이사회를 꾸리고 공동대표 체제로 경영을 해나가기로 했지만, 지분율로만 따지면 이 창업주 등 기존 다음 주주들의 영향력이 크게 줄어드는 셈이다.

      카카오의 2대 주주인 텐센트(Maximo Pte. Ltd.)는 합병 후 지분율 9.9%로 다음카카오의 2대 주주 자리를 유지한다. 텐센트는 현재 카카오와 같이 다음카카오에 한 명의 사내이사를 파견할 계획이다. 3대 주주인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역시 4.13%의 지분율로 다음카카오의 3대 주주를 차지하게 됐다.

      반면 국민연금(현재 지분율 7.5%), KB자산운용(12.19%) 등 기존 다음 기관주주들의 지분율은 크게 줄어든다. 국민연금은 1.8%, KB자산운용은 2.92% 수준이 된다. 현재 다음 지분의 24%를 점유하고 있는 외국계 투자자 3곳의 총 지분율도 5.8%로 축소된다.

      시장에서는 김 의장과 이 창업주가 다음카카오에서 어떤 역할을 맡을 지에 주목하고 있다. 일단 다음과 카카오는 "두 사람이 이번 합병에 큰 역할을 한 건 사실이지만, 아직 합병 후 어떤 역할을 맡을 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시장에서는 김 의장과 이 창업주의 투자회수(exit)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일단 합병신주를 수령하는 김 의장의 경우 자본시장법상 우회상장이기 때문에 1년간 지분이 보호예수된다. 우호주주 등을 감안하면 지분율이 50%를 훌쩍 넘기 때문에 보호예수 기간이 종료된 이후 전략적 투자자에게 지분을 일부 넘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창업주의 경우 일단 다음 측에서는 "여전히 다음카카오의 주주로 남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이 창업주는 이전부터 공공연히 다음 지분 매각 의사를 밝혀왔고, 실제로 올초 지분을 1% 가까이 장내 매각했다는 점에서 향후 매각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