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카카오, 네이버에 '날개' 달아줬다
입력 2014.05.28 08:53|수정 2014.05.28 08:53
    네이버 점유율 70% 이상…독점 규제에 성장성 발목
    대항마 출현에 네이버 국내 보폭 넓어져
    • [05월28일 14:21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국내 포털 2위 다음커뮤니케이션(이하 다음)과 국내 메신저 1위 카카오의 합병으로 ‘다음카카오’가 출범한다. 시장에선 네이버 독주 체제인 국내 포털 시장에서 다음카카오가 대항마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음과 카카오의 합병이 네이버에 오히려 날개를 달아줬다는 평가도 나온다. 2위 사업자의 외형 확대로 그동안 네이버에 쏠려 있던 시선을 분산시킬 수 있고, 국내서 사업다각화를 꾀할 수 있는 기회도 열렸다는 평가다.

      국내 포털 업계 1위 네이버는 포털 시장점유율만 75%에 이른다. 몇 년 전부터 막강한 시장 점유율을 바탕으로 다른 인터넷 회사의 성장과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문어발식 사업 확장을 시도, 인터넷 산업 전분야에 대해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1분기 네이버, 다음, SK커뮤니케이션즈의 온라인광고 매출은 각각 4129억원, 1149억원, 192억원으로 집계됐다. 2, 3위 매출을 합쳐도 네이버의 3분의 1에도 못 미친다.

      이에 지난해부터 미래창조과학부, 공정거래위원회 등 정부부처는 네이버에 대한 대대적인 규제에 나섰다. 네이버는 직접 운영해 온 부동산 자체 매물 정보 서비스를 종료하는 등 국내에서의 사업 확장을 중단했다.

    • 네이버는 결국 해외로 눈을 돌렸다. 대표적인 신사업인 라인(LINE)은 일본 등 해외 시장을 중심으로 외형을 키웠다. 전세계 4억3000만명 가입자수를 확보하고 있는 라인은 1분기에만 1452억원의 수익을 거뒀다.

      관련업계에선 다음과 카카오가 손을 잡음으로써 오히려 네이버의 보폭을 넓혀주는 계기를 마련해줬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지난 25일 다음과 카카오의 합병 발표에 대해 네이버는 “기본적으로 다음과 카카오 양 사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합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어 업계 입장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으며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IT(정보통신) 업계에서는 다음카카오 출범에 네이버가 내심 희색을 보이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독과점’이라는 이름으로 네이버에 쏠려 있던 시선이 대항마의 출현으로 분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IT 관계자는 “다음과 카카오의 합병 발표 이후 벌써부터 시장점유율을 얼마나 늘릴 수 있을지, 네이버의 대항마가 될 수 있을 지에 대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며 “당분간 다음카카오에 대한 관심이 지속될 것이고 이렇게 되면 다음카카오도 과점 문제에 대해 자유로울 수 없게 돼 네이버의 부담이 한결 가벼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그동안 규제로 국내에서의 사업 확장이 쉽지 않았지만 다음카카오가 등장하면서 국내에서의 새로운 경쟁 환경이 마련된 만큼 네이버의 국내 사업 집중도도 커질 것”이라며  “NHN엔터테인먼트 등 계열사 및 자회사를 통한 사업 확장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NHN엔터테인먼트의 경우 티켓링크의 관람권 판매 서비스를 인수, 인터파크가 주도하는 티켓예매 서비스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티켓링크는 프로야구 티켓 관련 사업에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다. 향후 NHN엔터테인먼트의 스포츠 게임 등과 연계한 비즈니스도 가능하다.

      다음카카오의 등장으로 그동안 정체돼 있던 포털 시장의 파이가 더 커질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동시에 그동안 상대적으로 해외시장 마케팅에 더욱 주력해 온 네이버도 국내 시장에 집중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 온라인과 모바일 환경이 상당히 유동적이다. 1인자 네이버의 아성이 워낙 공고해 다음카카오가 낼 시너지 효과를 예단하기 힘들다. 일각에서는 네이버의 ‘제2의 독주시대’가 시작됐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27일 네이버 주가는 전일 대비 1.34% 상승한 주당 75만5000원에 마감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