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자동차강판 '안팎' 경쟁 치열해진다
입력 2014.05.29 08:47|수정 2014.05.29 08:47
    자동차용 강판 제조 세계 1위 목표…잇따라 증설
    신일철주금 아시아 시장 공략…현대제철 변수 부상
    • [05월23일 14:06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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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코 광양제철소 자동차 강판 연구소에 전시된 초경량 자동차 프레임

      포스코가 자동차용 강판 제조 세계 1위에 올라서겠다는 목표를 세운 가운데 시장 경쟁 강도는 날이 갈수록 세지고 있다.

      밖에서는 글로벌 철강 2위 신일철주금 등 일본 철강사들이 아시아 시장에서의 영향력 강화에 나섰다. 안에서는 현대제철이 ‘주요 변수’로 부상했다. 권오준 회장은 글로벌 업체들과의 경쟁과 함께 현대제철에 뺏긴 현대·기아차 물량을 대체할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과의 접점 확대라는 과제를 안게 됐다.

      ◇ 포스코, 자동차 강판 세계 1위 목표 발표…국내외 증설 진행中

      포스코는 최근 자동차용 강재의 기준이 되는 CGL(아연도금강판) 연간 생산량 목표를 1000만톤으로 세웠다. 이를 위해 생산능력 확대에 나섰다.

      국내에서는 연간 760만톤의 CGL를 생산하는 광양제철소의 생산량을 향후 1000만톤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해외 생산능력 확대는 더 활발하다. 지난 1월 멕시코 타마울리파스주 알타미라시에 연산 50만톤 규모의 제2 CGL 공장을 준공했다. 같은 지역에 있는 제1공장을 합치면 멕시코에서만 연 90만톤 CGL을 생산한다. 다음달에는 태국 라용시 인근에 CGL 공장도 착공한다. 라용공장은 2016년 완공되며 연산 40만톤 규모로 GI(융용아연도금강판) GA(합금화융용아연도금강판) 등을 양산할 예정이다.

      자동차용 강판은 철강업계의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자동차용 강판을 7대 고부가가치 전략 상품의 하나로 선정했다. 지난해 포스코의 자동차용 강판 판매량은 전년 대비 8.3% 늘어난 797만톤이다. 전체 판매에서의 비중은 23.5%로 증가했다. 포스코의 전체 철강판매가 전년보다 3.2% 줄어든 점에 비하면 자동차강판은 비중은 눈에 띄게 늘었다.

      세계 최대 규모인 중국 자동차시장은 BMW, 상하이GM, 일기폭스바겐, DPCA(둥펑푸조시트로엥) 등 글로벌 자동차업체와 벤틀러, 오토리브 등 부품사가 로컬사와 합작하며 규모가 커지고 있다.

      지난 1월28일에 있었던 포스코 기업설명회(IR)에서 김재열 포스코 상무는 “올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중국 위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포스코는 국내 시장 수요와 함께 신흥국 위주로 수출을 확대해 올해 820만톤 자동차 강판을 판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포스코는 장성자동차, 길리자동차, BYD 등 중국 로컬 자동차업체 요구에 맞춰 소재 공급을 확대해갈 계획이다.

      ◇ 日 철강사 경쟁 예고…현대제철에 뺏긴 현대차 대체재 확보 과제

      포스코가 세계 1위에 오르기 위해선 안팎의 경쟁사들과 ‘한 판 승부’가 불가피하다.

      글로벌 경쟁사들은 자동차용 강판 시장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서로 손을 잡고 있다.

      세계 1위 철강업체 아르셀로미탈은 지난해말 세계 2위 신일철주금과 함께 독일 철강기업 티센크루프의 미국 앨라배마주 자동차용 강판공장을 약 2조원에 인수했다. 아르셀로미탈과 신일철주금은 이를 통해 미국 내 자동차용 고급강판 수요의 30%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아르셀로미탈은 자동차용 강판 시장에서도 세계 1위 기업이다.

      신일철주금은 5월말부터 연산 60만톤 규모의 인도 자동차용 강판 공장을 가동한다. 신일철주금은 인도네시아에서도 현지 국영 철강업체 크라카타우스틸과 손잡고 연산 40만톤 규모의 자동차용 강판 생산 공장을 짓기로 했다. 신일철주금은 2017년까지 아시아 지역에서 자동차용 강판 생산 능력을 지금보다 80% 가까이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신일철주금 등 일본 철강사들이 아시아에서의 적극적인 현지화 전략을 펼치기 시작하면서 포스코와의 ‘차(車)강판’ 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더 신경 쓰이는 존재다. 일관제철소로 거듭난 현대제철이 자동차용 강판 생산을 늘리면서 포스코가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포스코가 현대·기아차에 납품하는 물량은 연간 80만~100만톤가량이다. 현대제철의 경우 2009년 200만톤 정도였지만 최근에는 450만~500만톤으로 급증했다. 그 결과 포스코의 전체 매출에서 현대·기아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날로 줄어 지난 1분기에는 2.1%까지 떨어졌다. 현대·기아차가 신차를 출시할 때마다 현대제철 강판 적용 비중은 더욱 늘어 포스코 입장에서는 매출 비중 2%선을 유지하기도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포스코가 해외 자동차용 강판 시장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이유도 현대제철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권오준 회장 입장에선 자동차용 강판 시장 1위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현대제철발(發) 현대·기아차 물량 감소에 대한 대책을 세우는 것이 시급하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세계 자동차 메이커들이 중국으로 몰리면서 유럽·일본·한국의 자동차 강판업체들도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시장에서의 경쟁이 한층 뜨거워질 것”이라며 “포스코가 현대·기아차 외에 얼마나 다양한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에 물량을 공급해줄 수 있느냐가 포스코의 1위 목표 달성의 열쇠”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