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다음(Daum) 주가…공매도 기관 '허둥지둥'
입력 2014.05.30 08:46|수정 2014.05.30 08:46
    '경쟁력 없다' 연초 이후 주가 하락…카카오 합병으로 반등
    상한가 간 데다 추가 대차 어려워 숏커버링조차 '난감'
    • [05월28일 11:0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카카오와 합병을 발표한 다음커뮤니케이션(이하 다음)이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연초 이후 실적에 대한 불안감으로 주식을 공매도한 일부 기관투자가들은 상환(숏커버링)을 위해 진땀을 빼고 있다.

      다음 주가는 28일 장이 열리자마자 상한가로 직행했다. 27일에 이어 이틀째다. 지난 23일 주당 7만8100원이었던 주가는 2거래일(26일은 거래정지) 만에 10만3200원으로 급등했다. 26일 오전 모바일 메신저 국내 1위 카카오와 합병을 발표한 덕분이다.

      다음 주가는 연초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웹에서 네이버에 뒤쳐진 데다 모바일에서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며 성장성과 수익성이 모두 둔화되는 상황이었던 까닭이다. 실제로 다음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연결기준 661억원으로 2012년 766억여원 대비 역성장했다.

    • 연초 8만5000원 수준이었던 다음 주가는 지난 3월 초 6만8400원까지 밀렸다. 주가가 더 내려갈 거라고 예상한 기관들이 공매도에 나서며 내림세가 더 가팔랐다. 연초 73만1100여주였던 다음 대차잔고는 2월 중 100만주가 훌쩍 넘었고, 3월 초 89만8600여주를 기록했다.

      특히 1월에 공매도가 집중됐다. 1월 중 다음 주식의 총 거래량은 125만여주였다. 이중 공매도 물량이 20만9000주로 17%를 차지했다. 2월 들어선 외국인이 한 달간 33만7000여주를 내다 팔며 주가 하락을 주도했다.

      3월 초 바닥을 찍은 다음 주가는 8만원 근처까지 반등한 뒤 다시 완만한 내림세를 이어갔다. 이런 추세를 뒤집은 게 바로 카카오와의 합병 발표였다. 다음과 카카오가 이사회를 열고 합병을 의결한 지난 23일 이미 시장에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다음 주가는 22일 대비 6% 올랐고, 거래량도 8배나 뛰었다.

      다급해진 건 주식을 빌려 공매도한 일부 기관이다. 연초 네이버 주가가 급등하며 상당수 기관이 '네이버 롱(매입)-다음 숏(매도)' 전략을 취했다. 다음 주가가 일주일도 안 돼 30% 넘게 급등하며 당장 손실을 볼 위기에 처했다.

      숏커버링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틀 연속 장이 열리자마자 상한가로 직행하며 다음 주식을 매입하기가 어렵다. 28일 오전 10시 현재 상한가 매수 잔량만 100만주가 남아있다. 그렇다고 주식을 추가로 빌려서 갚기도 힘들다. 대차를 주면 추후 카카오와 합병을 결정하는 주주총회에서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어 기존 주주들이 주식을 내놓는 걸 꺼리는 까닭이다.

      한 자산운용사 운용역은 "아직 숏 물량을 많이 가지고 있는데 주식을 구하기는 힘들다"며 "연초 이후 상당수 기관이 숏 포지션을 취했기 때문에 주가 급등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