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넥스원 IPO 재시도, LIG손보 매각 '대체재'?
입력 2014.06.02 09:02|수정 2014.06.02 09:02
    넥스원 상장으로 구자원 회장 일가 자금 확보 가능
    스틱 등 FI 투자 1년3개월만에 상장 추진, 너무 빠르다는 평가도
    • [05월29일 13:42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 LIG넥스원이 기업공개(IPO) 주관사 선정에 나서면서 그 '진의'에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진성매각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던 LIG손해보험을 대체하기 위한 대용품이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온다.

      이런 지적이 나오는 근거는 ▲스틱 등 재무적투자자(FI)의 투자가 이뤄진 지 1년3개월밖에 지나지 않았다는 점 ▲LIG손해보험 매각이 지지부진하다는 점 ▲기존에 선정된 주관사와의 계약을 해지하고 굳이 새로 선정에 나설만한 이유가 있느냐는 점 등이 지적되고 있다.

      구자원 LIG그룹 회장 일가는 LIG건설 기업어음(CP) 피해자의 보상금 마련을 위해 범LG가로부터 2000억여원을 빌렸다. 이 돈을 갚기 위해 LIG손해보험 지분 매각에 나섰다. 이 2000억원은 현재 LIG그룹의 가장 큰 자금 수요로 꼽힌다.

      시장에서는 LIG손해보험 매각이 매각 측의 묵묵부답으로 늘어진 시점에서 LIG넥스원이 상장 재추진 의사를 밝혔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만일 LIG넥스원 상장으로 자금 조달이 가능해진다면 LIG손해보험을 팔아야 할 이유가 사라지는 까닭이다.

      LIG넥스원 지분은 ㈜LIG가 51%, 스틱 등 FI가 49%를 소유하고 있다. FI가 LIG넥스원에 지분을 투자한 건 불과 지난해 2월의 일이다. 당시 FI들은 LIG넥스원 지분 49%를 4200억원에 인수했다. ㈜LIG는 이 자금을 활용해 LIG건설 법정관리 이후 늘어난 차입금을 줄였다.

      당시 ㈜LIG와 FI들이 약속한 IPO 시점은 2016년 하반기였다. 투자가 완료된 지 1년3개월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투자회수(exit)를 위한 IPO가 진행되는 건 사모펀드(PEF) 업계에서 보기 드문 일이다.

      운용보수나 펀드 투자자(LP)의 수익 등을 생각하면 빠른 투자회수가 꼭 반길만한 일도 아니다.

      FI 관계자는 "아직 상장 여부를 확정한 건 아니고 주관사 선정 후 계속 논의해볼 수 있는 것"이라며 "솔직히 좀 빠른 감이 없지는 않다"고 말했다.

      ㈜LIG는 구 회장의 차남인 구본엽 전 LIG건설 부사장과(지분율 21.0%), 장남인 구본상 LIG넥스원 부회장(20.9%), 구 회장의 동생인 구자훈 LIG문화재단 이사장(11.6%)이 주요 주주로 있는 구 회장 일가의 비상장 개인 회사다. ㈜LIG가 상장 과정에서 FI들과 함께 구주매출에 나선다면 확보한 현금을 유상감자등의 절차를 거쳐 구 회장 일가에게 전달할 수 있는 셈이다.

      LIG넥스원은 지난 2011년 대우증권과 신한금융투자를 IPO 주관사단으로 선정했다. 최소 6개월 이상, 길게는 수 년의 시간이 소요되는 IPO의 경우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는 한 주관사를 변경하는 일은 드물다.

      LIG건설 법정관리 신청 이후 사실상 IPO 작업이 중단돼 있었음을 고려하면 기존 주관사단을 굳이 교체할만한 유인이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LIG넥스원 상장 재추진은 LIG손해보험 매각 철회를 정당화하기위해 외부의 이목을 끌려는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국내 대표 방산업체로서 향후 사업 확장과 대외 신인도 제고 측면에서 상장을 추진하는 것"이라며 "스틱 등 투자자들과의 약속을 지키려는 목적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