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르나스호텔 매각가, 정관 바꾸면 더 오르겠지만…
입력 2014.06.09 09:20|수정 2014.06.09 09:20
    인수후보들 7000억~8000억원 중반 제시…매각 희망가
    무역협회, 정관 변경 요청 수용 가능성 낮아
    • [06월03일 20:58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GS건설의 파르나스호텔 매각 예비입찰에 참여한 인수 후보들은 7000억 중후반에서 최대 8000억 중반을 인수가액으로 제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GS건설이 원했던 수준에 근접했지만 매각가를 더 높이기 위해서는 파르나스호텔의 정관 변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해외 투자자들의 경우 정관 개정 여부를 거래 종결 변수로 꼽고 있을 정도다.

      2대 주주인 한국무역협회가 이를 받아들일지 여부는 미지수다. 정관개정시 예상되는 모습이 무역협회에 긍정적인 모양새는 아니다. 파르나스호텔이 여러개로 쪼개져 팔리거나 호텔 사업의 규모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 예비입찰에 참여한 인수후보들은 대체적으로 7000억 중반에서 8000억 중반을 인수가액으로 제시했다.

      현금흐름할인법과 자산가치 평가 등을 통한 파르나스호텔의 가치는 7200억~7600억원 내외였다고 입을 모았다. 여기에 1대주주의 프리미엄을 반영해 인수 희망 가격을 제시했다. 9000억원대를 제시한 곳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GS건설의 희망가인 8000억원 수준이다.

      매각 가격이 더 올라갈 수 있을 지 여부는 GS건설과 한국무역협회의 의사 결정에 달려 있다. 인수 후보들이 제시한 가격은 현재 파르나스호텔의 경영 의사 결정에 관한 제한 조건을 그대로 수용한다는 전제하에 제시된 금액이다.

      GS건설은 파르나스호텔 지분 67.56%를 보유한 1대 주주이지만 영업양수도, 자본금 변동, 합병·해산, 영업임대 등 주요 경영상의 의사결정에 대해서는 발행주식 75% 이상의 주주가 주주총회에 참석하고 이 가운데 75%가 찬성해야 하는 특별결의(이하 75%룰)를 거치도록 하고 있다. 지분 31.86%로 2대 주주 지분을 가진 한국무역협회의 동의가 경영의사 결정을 좌지우지하는 구조다.

      이번 인수전에 참여한 한 해외투자자는 "75%룰은 상당히 부담스러운 조항"이라며 "인수전 완주를 결정할 최종 변수로도 꼽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GS건설과 한국무역협회가 정관 변경에 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파르나스호텔은 한무쇼핑, GS건설, 한국무역협회 간의 3자 출자를 통해 사업을 시작해 이같은 의사결정 구조가 남아있다. 현재의 지분 구조는 GS건설이 한무쇼핑의 지분을 인수하면서 형성됐다.

      정관 변경이 이뤄질 것인가. 정관 변경이 이뤄지거나 이뤄질 것을 전제로 매각이 진행된다면 GS건설의 파르나스호텔 매각가는 껑충뛸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적인 주총 특별 결의 수준인 의결권 주식 3분의 2 이상의 출석으로 변경될 경우 1대주주가 경영 전권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정관을 바꿔줄 경우 한국무역협회가 얻을 실익이 없다는 점이다. 경영 참여에서 배제될 뿐 아니라 파르나스호텔이 향후 분리매각 될 가능성도 감수해야 한다.

      호텔업계에서는 파르나스호텔을 각각 매각할 경우 현재 거론되는 가격보다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일부 인수 후보 가운데는 정관 개정시 분리매각을 통해 조기 투자 회수도 염두에 두고 있다.

      정관 개정 가능성이 낮은 상황에서 8000억 내외의 인수가액을 받아든 GS건설이 정관 개정을 요구할 지 여부도 사실 미지수다. 다만 거래 흥행과 성사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정관 개정을 요구하는 인수후보들이 있고 거래 종결 변수로 꼽히고 있는 점을 GS건설이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기에 향후 움직임은 여전히 지켜볼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