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손보 매각, KB금융 뽑힌 이유? 대주주 선호도
입력 2014.06.11 15:43|수정 2014.06.11 15:43
    처음부터 마음에 둔 후보로 평가, 롯데는 '대항마' 역할…거래종결 리스크 해결이 관건
    • [06월11일 15:12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시장의 예상을 뒤엎고 KB금융지주가 LIG손해보험 인수자로 낙점받았다.

      여러 요인이 거론되고 있다. 복수의 거래관계자들은 LIG손해보험 대주주들이 처음부터 마음에 두었던 후보가 KB금융지주였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11일 LIG손해보험 대주주와 매각주관사 골드만삭스는 KB금융지주를 단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이 같은 결과를 통보했다. 향후 2주간의 배타적 협상기간이 제공된다.

      KB금융지주는 지주-은행간의 내분ㆍ감독당국 기관경고 가능성이 부각되며 LIG손해보험 인수가 어렵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 와중에 롯데그룹의 인수의지가 강해 롯데가 유력하다는 평가도 쏟아졌다.

      하지만 KB금융지주는 거래 초창기부터 매각 측으로부터 가장 각광 받았던 후보였다. 일단 비은행 부문 강화를 노려온 KB는 LIG손보 사세확장이 가능하게 해줄 후보로 평가됐다. LIG손보 직원들이 가장 희망하는 후보라는 점 또한 큰 메리트로 작용했다.

      구자원 LIG그룹 회장 일가 등 LIG손보 대주주들이 롯데가 아닌, KB금융을 선호했다는 얘기들도 나오고 있다.

      구 회장 등으로서는 불가피하게 그룹의 핵심인 LIG손보를 팔아야 하는 상황이지만, 그래도 애써 키워놓은 회사를 경쟁사이기도 했던 롯데에만큼은 넘기지 않겠다는 생각이 강했다는 뜻이다. 그룹 문화도 너무 다르다는 점이 작용했다.

      거래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한때 매각주관사 골드만삭스가 롯데를 추천한다는 시각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결정권은 LIG손보 대주주들에게 있었다.

      KB가 예상을 뒤엎고 대주주들이 원하는 가격(구주 기준 6000억원 이상)을 써낸 점도 이런 판단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만족할 만한 가격이 나왔다면 가격차이가 크지 않은 다음에야 롯데가 아닌, KB를 고르는 게 당연했다는 의미다.

      이렇게 보면 롯데는 이번 M&A에서 결국 인수경쟁을 촉진하는 '대항마'로 활용됐다는 해석도 가능해진다. 인수의지가 컸던 롯데는 차순위 협상대상자에도 뽑히지 못했다.

      따져보면 지난 달 19일 LIG손보 매각 본입찰이 끝난 후에도 일정이 계속 지연된 것이 KB금융을 염두에 뒀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금융감독원이 실시한 KB금융지주ㆍ국민은행에 대한 특별검사 결과를 기다려왔다는 얘기다.

      금감원은 지난 5일까지 특별검사를 완료했고 9일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에게 '중징계'조치를 사전 통보했다. 이 결과를 보고 KB금융의 인수가능성을 판단하기 위함이었다는 것.

      KB금융이 '기관경고' 이상의 징계를 받을 경우 LIG손보를 인수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지만 실제로 인수가능성은 열려 있다.

      기관경고 이상 징계를 받은 금융사가 보험사 대주주가 될 수 없다는 보험업법 조항이 있지만 KB금융지주는 금융지주회사법상 특례조항 적용이 가능하다. 현행 금융지주회사법 제42조의 2항은 특례규정을 통해 금융지주사가 다른 금융사를 자회사(지배하는 회사)로 편입하면 대주주 적격성 승인을 생략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KB금융지주가 LIG손보 인수를 잔금납입까지 문제없이 끝낼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할 전망이다.

      우선 감독당국의 징계수위에 따라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의 거취 여부에 따라 인수 종결이 이뤄질지 미지수다. 매각가격에 대한 내부 반대가 남아있을지도 모른다. 짧게 주어진 2주동안 이에 대한 대비책을 보여줘야 우선협상대상자 변경 없이 매각이 종료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