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시장 나온 캐피탈, 새주인 찾기 더 어려워진다
입력 2014.06.17 07:30|수정 2014.06.17 07:30
    업황 악화 장기화…마땅한 SI 인수자 후보 없어
    • [06월13일 14:51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온 캐피탈사들의 새 주인 찾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업황 부진 장기화 속에 시장에 매물은 넘쳐나지만 이들을 사려는 마땅한 인수자는 없는 실정이다.

      현재 매각을 추진 중인 캐피탈사는 아주캐피탈, 두산캐피탈, SC스탠다드캐피탈 등이다. 계열사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는 KT 계열의 KT캐피탈과 산업은행 개편방안에 따라 산은캐피탈도 잠재 매물로 거론된다.

      대다수 캐피탈사들의 매각은 답보상태다. 두산캐피탈의 경우는 올해 3월부터 매각을 검토했지만 마땅한 인수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SC스탠다드캐피탈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자동차할부금융에 강점이 있는 아주캐피탈만이 지난달부터 매각 예비입찰을 진행하고 있고 DGB금융 등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 캐피탈 매각이 지지부진한 이유는 업황 부진이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할부금융 산업의 업권 내부 및 업권 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으며, 국내 할부금융 업계의 운용수익률도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2012년 10.8%에 이르던 운용수익률은 매 분기 하락해 지난해 3분기에는 9.5% 수준으로 떨어졌다.

      정부 규제 또한 할부금융 업계의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 2012년 금융위원회는 여신전문금융업 감독규정을 개정했다. 개정된 내용에 따라 캐피탈사의 요주의분류자산 대손충당금 적립률을 기존 개인할부 2%, 가계대출 8%에서 모두 10%로 상향 조정됐다. 이에 2011년에 7795억원 규모의 대손상각비가 2012년에는 두 배 가량 증가한 1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할부금융시장 업계의 다양한 요구가 있지만, 이들의 의견을 모두 들어줄 수는 없다”며 “대손충당금 적립률 등을 낮출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업황 개선 전망도 어둡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할부금융시장은 50~60개 캐피탈사가 존재하는 포화시장으로 정부 규제 완화나 소비가 특별히 좋아지지 않는 한 업황 개선이 어렵다"고 말했다. 자동차 할부금융시장의 경쟁은 은행, 카드사까지 뛰어들어 '레드오션'이 됐다.

      '매물' 캐피탈의 매력도 점점 떨어지고 있다. 사업경쟁력 약화 등의 이유로 두산캐피탈과 KT캐피탈의 신용등급은 각각 A에서 A-로 AA-에서 A+로 강등되기도 했다. 캐피탈을 살 만한 인수자도 없다. 대부분의 금융지주사들이 이미 캐피탈을 보유한 상황에서 캐피탈 외형 성장을 위해 추가 인수를 나서기는 어려운 환경이다. 대기업 역시 미래가 보이지 않는 캐피탈을 살 이유가 없다는 평가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금융지주사나 대기업을 제외하면 사모펀드(PEF)의 인수 참여 가능성이 존재하나, PEF가 인수하면 캐피탈의 신용도 상승 및 사업성 강화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