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웨이 앞세워 펀드투자자 달래기 나선 'MBK'
입력 2014.06.18 12:00|수정 2014.06.18 12:00
    [PEF 포트폴리오 기업 실적 분석]⑧-3
    국내 투자 비중 높지만, 투자 회수 부진…C&M, HK저축은행, 영화엔지니어링 등 매각 난항 예상
    9000억 차입해 3500억 코웨이 투자자들에게 조기 배당…"부진한 투자 회수 실적 물타기"
    • [05월29일 13:4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MBK파트너스가 코웨이 인수금융 자본재구성(Recapitalization, 이하 리캡)을 통해 부진한 국내 투자 성과를 만회하려 하고 있다. 차입으로 배당 재원을 확보해 조기에 펀드투자자들에게 수익을 돌려줌으로써 MBK의 국내 투자에 대한 투자회수 지연 우려를 달래보겠다는 것이다.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코웨이 지분을 담보로 한도대출 800억원을 포함해 총 9000억을 빌려 이 가운데 3500억원을 펀드투자자(LP)에게 배당할 계획이다.

      코웨이를 인수한 지 불과 1년 반만에 차입형 리캡(Leveraged Recap.)을 통해 투자자에게 수익을 돌려주는 사례는 국내 PEF의 투자에서는 이례적이다. MBK의 이같은 행보 이면에는 투자 회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투자에 대한 LP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게 이번 딜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MBK는 설립 이후 대규모 투자자금을 유치해 한국·중국·일본 등에 고루 투자하고 있다. 투자 배분 원칙은 우리나라가 50%, 중국과 일본이 각각 25%이다.

      비중이 가장 높은 우리나라에서 투자 성과가 상대적으로 빈약하다.  포트폴리오 기업의 영업실적은 평균 이상이라도 투자 회수에 전망이 부정적이거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곳들이 여럿이다. MBK하면 기업인수는 잘하지만 자금 회수 실적은 빈약하다는 인상마저 심어주고 있다.

      2008년 MBK는 멕쿼리코리아오퍼튜니티즈·미래에셋과 함께 2조원을 주고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인 C&M을 인수했다. 당시만 해도 케이블TV산업은 황금알을 낳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인수 당시가 정점이었다. 7년이 지난 현재 여러 모로 매각 방향을 고민하고 있지만 원매자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2009년에 인수한 영화엔지니어링은 대규모 적자와 경영난으로 지난 3월 채권금융기관과 자율협약을 체결했다. 2년 연속 적자에 계속기업으로서의 가능성에도 의문이 일고 있다. 2006년 9월에 인수한 HK저축은행, 2000억원 가까이 투자했으며 매각을 추진하고 있지만 현대캐피탈과 갈등하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음료포장용기업체 테크팩솔루션은 지난해 10월 매각을 시작한 후 국내외 인수후보들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막바지'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여전히 매각을 결정짓지 못하고 있다.

      최근 투자 회수 사례로는 KT렌탈 지분매각 정도다. KT렌탈 투자는 2대 주주로 참여해 경영권 인수(Buy-out) 거래가 아니다. 바이아웃 거래에서 투자 회수는 2007년 한미캐피탈이 유일할 정도로 국내에서 자금 회수 성공사례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MBK는 지난해 일본 최대 통신비용 명세서 통합서비스 업체인 '인보이스'의 경우 2011년 2월에 3000억원 가량에 인수해 지난해말 론스타에 5000억원을 받고 팔았다. 매각에 앞서 리캡을 통해 1억달러 가량을 회수하기도 했다. 이 거래를 두고 LP 달래기용이란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MBK에 정통한 복수의 관계자들은 "MBK가 코웨이를 통해 우리나라에서도 성공한 투자 건이 있다는 것, 조기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회수할 수 있다는 것과 좋은 기업(자산)에 투자하고 있다는 것 등을 보여주기 위한 차원"이라고 전했다.

      코웨이 인수에 지분 투자자로 참여한 국민연금과 새마을금고는 약 1000억원 가량의 배당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투자원금 대비 예상 수익률은 45% 정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