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 빅3 고민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입력 2014.06.19 08:35|수정 2014.06.19 08:35
    경기 부진 속 유통 전 채널 한계 직면
    롯데·신세계·현대百, 고민거리 제각각
    • [06월17일 12:21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 유통업계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유통업계의 불황이 고착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유통 전 채널이 한계에 직면하면서 '성장'이 아닌, '생존'이 화두가 되고 있다. 롯데쇼핑·신세계·현대백화점 등 유통 '빅3' 오너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지난 1분기 백화점, 대형마트 등 주요 유통업체들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8% 떨어졌다. 2분기에도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세월호 참사로 인해 4월 중순 이후 소비가 급감하면서 '가정의 달' 특수가 사라졌다. 6월 들어 월드컵이 시작됐지만, 시차 때문에 반쪽 특수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롯데쇼핑·신세계·현대백화점 등 국내 유통 빅3는 백화점과 마트 등 규모의 경제, 가격경쟁력이 먹히던 전통적인 유통 채널의 시대가 저물면서 '성장'이 아닌, '생존'의 문제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유통 빅3 오너들은 하나같이 '미래먹거리', '신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유통업체가 물건을 파는 곳에 그치지 않고 직접 물건을 만들고, 즐거움까지 제공하는 '종합예술'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고민거리가 만만치가 않다.

      롯데쇼핑은 신동빈 회장의 지휘에 따라 국내외에서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 중이다. 해외에선 중국 선양 복합쇼핑몰, 베트남 하노이 백화점 출점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중국 사업이 적자를 기록하는 등 롯데쇼핑의 해외사업은 부진하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지나친 확장 기조로 차입부담이 증가, 롯데의 국내외 신용도가 많이 떨어졌다"며 "점포 매각 등 자산 매각을 통한 유동성 확보에 매진하는 것이 롯데의 현실"이라고 전했다. 국내에선 제2롯데월드에 대한 끊임없는 안전성 제기가 부담이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역시 공격적 투자를 예고하고 있다. 지난 1월 '위드미'를 인수, 편의점 사업에 뛰어들었다. 롯데처럼 '백화점-대형마트-기업형슈퍼마켓-편의점-홈쇼핑'으로 이어지는 수직 유통망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복합쇼핑몰 투자도 진행 중이다. 문제는 한발씩 늦다는 점이다.

      재계 관계자는 "아울렛의 경우 신세계가 가장 먼저 시작했지만, 롯데쇼핑의 출점 속도를 못 따라가고 있다"며 "복합쇼핑몰도 부지 확보 이후 여러 단계를 거쳐 준비하는 과정에서 더디게 진행되는 등 상대적으로 사업 속도가 뒤쳐진다"라고 지적했다.

      상대적으로 큰 보폭을 보이지 않던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은 현대아울렛 가산점(舊 한라하이힐)을 통해 아울렛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반응은 엇갈린다. 무난한 출발이라는 평가가 있는 반면 '현대'의 고급 이미지에 배치된다는 의견도 있다. 현대백화점이 그룹의 기본방향으로 삼은 '고급화' 때문에 신사업 추진에 있어서 딜레마에 빠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현재 유통 빅3의 신사업 추진은 왼쪽 주머니에 있던 것을 오른쪽 주머니에 넣는 수준에 그친다"며 "유통업의 해외사업 한계, 국내에서의 치킨 게임 가능성에 오너들의 고민이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