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수요예측, 포스코만 울었다…롯데쇼핑·대우인터는?
입력 2014.06.24 07:30|수정 2014.06.24 07:30
    [Weekly Invest]
    KT '부정적' 전망 불구 흥행 성공…정유사 수요예측 선방
    포스코건설, 모기업 등급강등 및 업황 이슈로 미매각 유일
    내주 롯데쇼핑·대우인터 수요예측 결과 관심
    • [06월22일 12:0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6월 셋째주에는 우량 기업들의 회사채 수요예측이 줄줄이 이어졌다. 우량 회사채에 대한 시장 수요를 재확인시켜주듯 대다수 기업들은 수요예측에서 흥행을 이끌었다. 반면 포스코건설은 미매각이 발생하며 수요예측에 실패했다.

      롯데쇼핑은 2년 만에 공모채 시장에 귀환, 대규모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여러 악재에 둘러싸인 롯데쇼핑이 오랜만의 채권 발행에서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을 지 관심이다.

      KT의 회사채 수요예측은 시작 전부터 시장의 관심을 받았다. 지난 5월 5000억원 회사채 발행을 추진했지만 KT ENS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청약 하루 전에 발행을 철회했다. 거기에 KT의 신용도 자체에도 이상 기류가 흘렀다. 국내외 신용평가사들의 KT의 수익성 약화를 이유로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하기 시작했다. 특히 국내의 경우 AAA 등급 강등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다.

      수요예측 결과는 이를 무색하게 했다. 3000억원 발행에 7000억원이 넘는 기관 수요가 몰렸다. 10년물과 20년물 등 장기물은 개별민평금리보다 낮은 희망금리 밴드를 제시했지만 오버부킹됐다. KT는 발행금액을 최대 5000억원으로 늘렸다.

      '악재' 대(對) '수급'의 대결에서 수급이 판정승을 거뒀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증권사 관계자는 "잇따른 악재로 KT의 회사채 발행 과정이 예전에 비해 쉽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견이 있지만, 우량 회사채에 대한 기관투자가들의 관심이 뜨거운 상황"이라며 "수급이 악재를 압도하면서 KT의 신용도 악화를 무색하게 할 정도"라고 말했다.

      보험사를 중심으로 한 장기물에 대한 '애정'도 이어졌다. LG전자 15년물에 이어 KT 20년물도 인기를 누렸다.

      우량채 품귀 현상은 정유사들의 수요예측도 흥행으로 이끌었다. 1000억원 회사채 발행에 나선 현대오일뱅크는 1500억원의 투자수요자금을 확인했다. 양호한 실적을 바탕으로 신용등급 전망이 '긍정적'으로 조정된 점도 호재로 작용했다.

      3000억원 회사채 발행을 추진하는 에쓰오일은 모집액의 3배에 육박하는 8900억원의 수요를 모았다. 5·7·10년물 전 트랜치에 모집금액을 웃도는 투자수요가 몰렸다. 에쓰오일은 증액발행도 검토하고 있다. 수급 불균형에 더불어 아람코라는 최대주주의 우수한 신용도도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모두가 웃은 것은 아니었다.

      포스코건설은 4년 만기 1000억원 규모의 채권 발행을 위해 수요예측을 했는데 수요는 600억원에 그쳤다. 그마저도 500억원은 기관투자고, 나머지 100억원은 리테일용이었다는 후문이다.

      포스코 계열이자 우량 건설사인 포스코건설의 수요예측 미달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회사가 처한 상황에 비해 제시한 금리가 낮아 투자 메리트가 크지 않았고 포스코의 등급 강등으로 계열사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도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을 다음주 수요예측을 하는 기업들로 향하고 있다.

      우선 2년 만에 공모채 시장으로 돌아온 롯데쇼핑이 눈에 띈다. 롯데쇼핑은 7월2일 4000억원 채권 발행을 위해 23일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롯데쇼핑의 자금 소요는 점점 늘고 있다. 국내외 점포 출점으로 확장 기조가 이어지고 있고 1조원 규모 해외 전환사채(CB) 풋옵션 상환에도 대비해야 한다. 롯데쇼핑은 채권 발행에 앞서 백화점과 마트 7곳을 유동화해 6000억원가량의 자금 조달도 추진 중이다.

      과거에 비해 신용도가 떨어진 점은 부담이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연초 롯데쇼핑의 국제 신용등급을 한 단계 강등했고, 국내 신평사들의 시각도 한층 날카로워졌다. 국내 대표 내수기업이라는 점, 그리고 비수기에 등장한 우량 회사채라는 점이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 계열의 대우인터내셔널도 3년 만기 2000억원, 5년 만기 2000억원 등 총 4000억원 규모 채권 발행을 추진한다. 대우인터는 25일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이를 앞두고 대우인터의 분위기는 무겁다.

      포스코건설에서 확인했듯이 모기업의 신용 강등이 발행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졌다. 더불어 대우인터의 매각설로 그룹 내 지위가 불확실하다는 점도 투자요인에 마이너스로 꼽힌다. 이에 대우인터는 수요예측 이틀 전인 23일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기업설명회(IR)을 준비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회사 측은 재무상황과 각종 신용 이슈에 대한 설명을 진행할 계획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종종 신용 이슈 있는 기업들이 채권 발행 전에 IR을 갖는다"며 "포스코건설의 전례가 있는 상황에서 대우인터의 IR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주목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