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테크윈, 전자 중심 구조조정에 존재감 옅어진다
입력 2014.06.24 07:30|수정 2014.06.24 07:30
    [Weekly Invest]
    그룹 내 매출 비중 1% 이하로 떨어져
    “현재 사업영역에서 분명한 실적 보여줘야”
    • [06월22일 12:0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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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NICE신용평가

      삼성테크윈의 그룹내 존재감이 점점 옅어지고 있다. 그룹의 구조조정 효과가 삼성전자에 집중되면서 삼성테크윈의 사업 영역도 좁아지면서다. 회사 안팎에선 '삼성테크윈은 이제 진정한 방위산업체'라는 자조의 목소리가 나올 정도다. 끊임없는 사업 부침과 그룹 내 지위 약화로 제 역량을 보여줄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삼성그룹의 사업부 구조조정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계열사간 수직계열화는 강화 됐으며, 비주력사업은 매각하거나 합작사와 지분 및 사업교환이 이뤄졌다.

      시장에선 '삼성전자의, 삼성전자에 의한, 삼성전자를 위한' 구조조정이라는 얘기나 나올 정도다. 그만큼 삼성전자의 사업력 및 지배권 강화가 일련의 개편 작업의 핵심이라는 얘기다.

      삼성전자만 '스포트라이트'를 받다 보니 존재감이 옅어지는 계열사도 있다. 삼성테크윈이 대표적이다.

      삼성테크윈은 최근 5년 새 4차례에 걸쳐 사업부 변경이 있었다. 2009년 카메라사업을 분할해 삼성전자에 넘겨줬다. 2010년에는 삼성전자로부터 감시장비사업을 양수했고, 2011년에는 카메라모듈 사업을 중단했다. 올해 4월에는 반도체부품부문의 영업양도가 이어졌다.

      삼성테크윈의 사업부 조정은 그룹의 삼성전자 밀어주기 결과라는 평가다. 삼성전자로의 그룹 역량 결집을 위해 회사 설립 이후 30년 이상 영위해 오던 카메라사업을 삼성전자에 떼어줬다. 또한 삼성전자의 휴대폰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2002년 시작한 휴대폰용 카메라모듈사업은 스마트폰 등장과 함께 역성장하면서 2011년 말 사업을 중단했다.

      사업부 조정이 이뤄지는 동안 삼성테크윈의 매출도 감소세로 돌아섰다. 삼성테크윈의 개별기준 매출은 2010년 2조8266억원 정점을 찍은 후 매년 감소해 지난해에는 2조7582억원을 기록했다. 그룹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 이하로 떨어졌다. 그룹의 전자부문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매출액 비중은 2011년 88%에서 2013년 93%으로 상승했다.

      그룹 내 존재감이 작아지자 시장의 관심도 멀어졌다. 잦은 사업부 변경으로 인해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새로운 계획만 제시하고 시작하는 사업마다 제대로 성공한 게 없다는 평가다. 회사 안팎에선 '삼성테크윈이 이제 진정한 방산업체가 됐다'는 자조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한 증권사 에널리스트는 “계속 시작하는 사업마다 제대로 성공하지 못하고, 지속해 오던 사업마저 삼성전자에 넘어갔다”며 “삼성전자 중심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이제는 정말 할 것만 남았다”고 말했다. 다른 애널리스트는 "삼성테크윈도 엄연한 상장사인데 삼성전자의 희생양이 되면서 성장성이 계속 약화되고 있다"며 "투자자 입장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 시장의 평가는 주가에도 반영되고 있다. 2010년 한때 12만원 하던 주가는 현재 5만원 선으로 반토막 났다. 최근에는 공매도 세력의 주요 타깃으로 연일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국내 IT대형주가 8개 밖에 없는 상황에서 주가 상승세인 LG계열과 SK하이닉스, 펀더멘탈이 튼튼한 삼성전자보다는, 실적에 대한 우려가 있는 삼성테크윈이 공매도 세력의 주요 타깃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삼성의 사업부 조정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현재 영위하고 있는 방산, 보안장비, 반도체장비에서 확실한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는 평가다. 더불어 이들 사업에 핵심역량을 집중하겠다는 회사 또는 그룹의 의지가 얼마나 있는지도 입증해야 한다.

      김익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그룹 계열사 구조조정에 따라 사업의 부침이 있었던 삼성테크윈이 정말로 방위산업, 엔진부문을 밀고 갈 수 있는지 모르겠다”며 “삼성테크윈이 이 사업을 키우겠다는 분명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테크윈도 지금의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 회사의 정체성이 모호하다는 지적에 장비제조업체로서 정체성을 확립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삼성테크윈 관계자는 “우리가 향후 성장동력으로 추진하는 사업은 엔진, 에너지 장비 등이다"며 “사실 그간 그룹의 방침에 따라 여러 부침이 있어서 정체성이 모호했던 부분이 있지만, 앞으로는 장비제조업체로서 성장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