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간에 손 내민 LIG넥스원, '울며 겨자먹기'
입력 2014.06.25 07:30|수정 2014.06.25 07:30
    외국계 후보 JP모간 단독입찰에 숏리스트 선정
    삼성SDS·에버랜드 맡고 있지만 대안 없었던 듯
    • [06월23일 17:48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LIG넥스원이 기업공개(IPO) 주관사 후보 중 JP모간을 우선협상대상 후보자(숏리스트)에 포함한 것을 두고 '울며 겨자먹기'라는 평가가 나온다.

      외국계 증권사로는 유일하게 JP모간이 입찰한 상황에서 다른 대안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JP모간은 올해 말 진행 예정 빅딜(big-deal)인 삼성SDS·에버랜드 상장에 모두 주관사로 참여하고 있다.

      LIG넥스원은 23일 상장 주관사 숏리스트 결과를 통보했다. 국내 증권사는 5곳을 선정해 치열한 경쟁구도가 마련됐지만, 외국계 증권사는 JP모간이 단독 선정됐다.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받은 골드만삭스와 모간스탠리가 제안서 제출을 포기해 JP모간만 후보로 남아있었던 까닭이다.

      LIG넥스원의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1조5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재무적투자자(FI) 들의 투자회수(exit)를 생각하면 공모 규모는 5000억원을 넘어간다. 경쟁구도를 형성해 공모가를 끌어올리고, 국내외 고른 주주 분포를 만들려면 외국계 증권사 한두 곳의 참여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JP모간은 국내외 증권사 중 유일하게 삼성SDS와 에버랜드의 상장 거래에 모두 참여한다. 지난 2012년 KCC에 에버랜드 지분 17% 매각을 자문한 실적이 '쾌거'로 이어졌다.

      규모나 추후 관계 등을 고려하면 삼성그룹 거래에 더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보통 주관사가 거래 수임 후 해당 회사에 2~3명에서 많게는 5명의 인력을 상주시키는 점을 고려하면 JP모간이 LIG넥스원 거래를 수임했을 때 원활한 인력 배치가 가능할 지 여부에 의문이 제기된다. 설령 머릿 수는 맞추더라도, 상장 경험과 노하우가 풍부한 인력이 LIG넥스원에 배정될 지도 따져봐야 할 문제다.  

      이에 대해 JP모간 관계자는 "LIG넥스원 거래까지 수임하더라도 인력 배정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25일로 예정된 후보자 설명회(PT) 때 LIG넥스원은 외국계 단독 후보인 JP모간이 상주 인력을 얼마나, 어떻게 배치할 것인지 구체적인 답변을 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LIG넥스원은 지난주 숏리스트를 선정하고 PT를 진행할 계획이었으나 에버랜드의 주관사 선정작업을 지켜본 후 선정하는 것으로 일정을 미뤘다. 이 과정에서 추가 RFP 발송 등 대응책을 취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첫 입찰 이후 따로 초대된 증권사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일각에서는 삼성그룹의 JP모간 선정이 이미 어느정도 예견돼 있었던 상황에서 이해할 수 없는 판단이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LIG넥스원이 추가입찰이나 재입찰을 내부적으로 검토했으나 결국 실행에 옮기지는 않은 것으로 안다"며 "일단 PT 자리에서 JP모간에 '어떻게 최선을 다해줄 것인지' 묻기로 방침을 정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시장에서는 LIG넥스원이 외국계 증권사 없이 상장을 진행할 가능성도 언급하고 있다. 현재 숏리스트에 포함된 대우증권이나 우리투자증권은 해외 IPO 마케팅을 단독으로 수행한 경험도 가지고 있다. 외국계 기관 참여에 목을 매지 않는다면, 일반적인 마케팅은 국내 대형 증권사만으로도 수행할 수 있다는 평가다.

      LIG넥스원은 일단 "고심을 거듭해 숏리스트를 선정한만큼 향후 심사절차를 공정하게 진행할 계획"이라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