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즈멀티숍 ABC마트·슈마커, 기업가치 상승 '끝'
입력 2014.06.30 08:33|수정 2014.06.30 08:33
    시장포화·소비패턴 변화·라이선스 이슈 등 매력도 저하
    • [06월25일 11:55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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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BC마트 홍대점(사진=ABC마트)

      불황에도 고속 성장해온 슈즈멀티숍의 열기가 조금씩 식고 있다. 시장 포화와 소비패턴 변화로 슈즈멀티숍의 성장률이 둔화하고 있다. 해당 기업들도 시장 성숙기에 대비하는 모양새다. 기업공개(IP0)와 인수합병(M&A) 등 금융시장에서 회자됐던 ABC마트코리아와 슈마커에 대한 관심도 줄고 있다.

      슈즈멀티숍은 2007년부터 연 평균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시장 규모 1조원을 돌파했다. 관련업계는 2014년에는 작년 보다 20% 성장한 1조2000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ABC마트는 현재 50%인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ABC마트·슈마커·레스모아 등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3개 업체가 전체 70%이상 차지하고 있고 폴더, 페이리스, 라움에디션 등 후발 업체가 뒤를 잇고 있다. 업계 1위 ABC마트의 경우 2009년 1348억원이었던 매출액이 2013년에는 3239억원으로 2.4배 성장했다. 2위 레스모아와 3위 슈마커도 같은 기간 2배가량 늘며 10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 슈즈멀티숍은 불황 속에서도 고속 성장하며 매년 20~40%의 매출 신장률을 보였지만, 지난해부터 분위기는 사뭇 달라졌다.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브랜드가 늘었다. 올해는 대다수 브랜드가 목표 자체를 소극적으로 잡고 있다. 슈즈멀티숍의 열기가 식고 있다는 얘기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패션사업이 장기 불황에 빠진 반면 슈즈멀티숍의 성장이 이어지자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까지 가세했지만, 이것이 시장 포화를 가속화했다"며 "신규 출점 수도 급격하게 줄었다"고 말했다.

      수익성은 제자리이거나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

      ABC마트는 2010년 이래로 매출액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영업이익은 200억원대와 300억원대를 오르내리고 있다. 레스모아는 2011년 30억원을 넘어섰지만 이후 다시 20억원대로 내려왔다.

      슈마커의 경우 변동 폭이 매우 크다. 2009~2010년 8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이 2011년과 2012년 각각 24억원, 30억원으로 증가했지만 지난해 다시 8000만원으로 떨어졌다. 현금창출력은 3사 중 슈마커만 떨어졌다. 슈마커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2012년 52억원에서 2013년 27억원으로 떨어졌다.

      경쟁 심화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 외에도 단독 판매 제품 확대 비용, 라이선스 유지 및 확대 비용, 임대료 등 슈즈멀티숍 자체의 필요자금이 늘면서 매출에 비해 수익성이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 각 슈즈멀티숍의 차별성이 없다는 지적에 최근 들어 단독 판매제품 비중을 늘리고 있다. 단독 라이선스를 확보하기 위한 비용 규모도 일정 부분 커지고 있다. 라이선스 문제는 슈즈멀티숍의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데 있어 유동적이다. 특히 특정 브랜드의 매출 비중이 높을 경우 라이선스 계약 유지 여부가 실적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반스는 2002년 ABC마트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국내에 처음 소개됐다. 한 때 ABC마트 매출의 절반가량을 책임질 정도로 반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히 컸다. 하지만 2012년 반스는 진직출을 선언했고, 올 들어서는 자사 브랜드 팀버랜드로 직진출하기로 했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해외업체들이 슈즈멀티숍을 론칭의 무대로 삼고 있고, 걔중에 자신감을 얻은 업체들은 멀티숍과 라이선스 계약을 해지하고, 직접 진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슈즈멀티숍 입장에선 라이선스가 끊긴 업체의 대항마를 찾기 위해 신규업체 발굴을 해야하고, 또 주력 상품의 라이선스를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인 관계 형성에 따른 비용 부담도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내수경기 침체 장기화와 그에 따른 소비 패러다임의 변화도 부담이다. 소비자들의 해외 직접구매 비율이 늘고 있고, 병행 수입 업체도 증가하고 있어 슈즈멀티숍의 매력도가 점차 떨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슈즈멀티숍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줄고 있다.

      ABC마트는 2011년 기업공개(IPO)를 추진했다. 거래소 상장 예비 심사까지 통과했지만 안영환 전 대표 등 한국 경영진과 일본 ABC마트의 내홍으로 상장 일정을 무기한 연기했다. ABC마트는 안 전 대표의 배임횡령 등을 문제 삼아 소송을 진행 중이다.

      슈마커는 지난해말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신현우 불스원 부회장(73.94%), 불스원(16.98%)등 슈마커 지분 90.92%를 매각한다는 계획이었다. 한 때 삼성그룹의 제일모직(現 삼성에버랜드 패션사업부)가 관심을 보였지만, 인수가격 이견으로 협상이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슈즈멀티숍의 성장세가 꺾여가는 시점에서 ABC마트의 IPO 가능성은 사실상 없어졌고, 슈마커 역시 최대주주 측이 원하는 가격에 살 후보가 있을지 의문"이라며 "슈즈멀티숍에 대한 금융업계의 관심도 시들해졌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