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부재 장기화에 SK㈜ 위상도 약화
입력 2014.07.02 08:48|수정 2014.07.02 08:48
    사업관리 조정 업무 수펙스에 이관
    그룹 내 컨트롤타워 부재 문제 제기
    • [06월26일 11:42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부재가 장기화하면서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SUPEX)추구협의회가 그룹을 이끌고 있다. 수펙스추구협의회(이하 수펙스) 위상 강화로 그간 그룹의 컨트롤타워였던 지주회사 SK㈜의 영향력은 점점 축소되고 있다.

      지난 3월, SK그룹은 수펙스의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기존 SK㈜가 맡고 있던 사업관리 조정 업무를 수펙스로 이관하는 조직개편이다. SK㈜의 사업관리 조정 업무는 하성민 SK텔레콤 사장이 맡고 있는 수펙스 전략위원회 산하로 이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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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SK홈페이지

      최태원 회장의 부재 장기화에 대처하기 위한 조치였다. SK그룹의 경영관리체계인 수펙스는 계열사별 자율책임경영을 내세우며 그룹 내 사업상황과 사업조정을 점검 및 총괄한다. 수펙스의 존재감이 커지면서 운영비도 늘고 있다. 주요 계열사들이 분담하는 수펙스의 운영비는 지난해 435억원에서 올해 465억원으로 7%가량 증가했다.

      SK㈜의 영향력은 축소됐다. 최 회장 구속 전까지 SK㈜는 그룹의 사업계획이나 실적예산 등을 통제하며 그룹의 실질적인 구조조정본부 역할을 수행했다. 하지만 사업부문 조정으로 SK㈜도 이제 수펙스의 관리를 받게 됐다.

      그룹 내에서도 SK㈜의 약해진 위상이 인지된다.

      SK그룹 관계자는 "SK㈜의 역할이 과거보다 약해졌다"며 "1년 전만 하더라도 SK㈜가 주도적으로 컨트롤 타워 역할을 했는데, 이제는 수펙스 산하 각 위원회에서 업무 조정을 하고 개별 계열사들이 각자 사업 추진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 공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커졌다. 수펙스가 그룹 컨트롤 타워로서 역할이 강화됐지만, 최 회장 주도하에 그룹을 컨트롤 했던 SK㈜의 영향력과는 다르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그룹 간 사업영역 조정에서 발생하는 부작용도 제기한다. 협의회 중심 체제로 그룹이 운영되다 보니 수펙스가 내세우는 '따로 또 같이'가 '따로'만 강조된다는 견해다.

      SK계열사 관계자는 "수펙스는 각 위원회에서 각 계열사별 사업을 진두지휘하기보다는 협의를 통해서 업무를 조정하는 기구"라며 "각 계열사별로 각자 사업을 추진하다 보니, 사전 협의 없이 사업이 진행 돼 계열사 별 충돌이 발생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