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1위 ROE달성이 목표…IB도 PB형 영업 도입해야"
입력 2014.07.03 09:00|수정 2014.07.03 09:00
    [하나대투증권 주익수 IB부문 대표 인터뷰]
    "인수금융시장 레드오션…자기자본 활용한 투자도 조금씩 확대"
    • [07월01일 17:4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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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대투증권 IB부문 주익수 대표

      하나대투증권 투자은행(IB)부문 주익수 대표(전무ㆍ54)는 국내 증권사 IB대표들 사이에서 최고참 중 한 사람이다. 지난 92년부터 약 18년을 현대증권 뉴욕법인장ㆍ국제영업본부장ㆍIB본부장을 역임하다가 2010년 하나대투증권으로 자리를 옮긴지 5년째다. 하나대투증권 IBD부분을 맡다가 자본시장본부(CMD)를 총괄, 현재는 전체를 진두지휘 중이다.

      'IB먹거리 상실' 우려 속에도 하나대투증권 기업금융부문은 지난해 371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같은 기간 하나대투증권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0.8%를 기록, 국내 5대 증권사 평균(0.32%)을 상회했다.

      특히 하나대투증권은 작년부터 올해까지 사모펀드(PEF)의 M&A 인수금융 주선 업무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MBK파트너스의 코웨이 자본재조정(Recapitalization)과 HK저축은행 리파이낸싱(Refinancing)을 주선하는 등 시장 최대 고객인 MBK파트너스의 단골 금융주선자로 평가 받기도 했다.

      주익수 대표는 국내 IB들도 이제 눈앞의 성과ㆍ매출 증대에 치중하기보다는 고객수익률 확대에 주목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또 필요한 경우 구조화 상품 등을 개발해 IB고객들에게 제공해야 할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른바 IB에도 맞춤형 프라이빗 뱅킹(PB)의 개념이 도입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이를 하나금융그룹 전반에서 강조하는 'PCIB(PB+Corporate & Investment Banking)' 마케팅으로 설명했다.

      - M&A 인수금융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특별한 비결이 있는지?

      "작년까지 실적이 좋았다. ING생명 인수금융에서 정점을 찍었다. 올해 3건의 빅 딜(ADT캡스, 현대상선 LNG사업부, 코웨이 리캡) 가운데 하나금융그룹이 두 건에 참여했으니 선방한 것으로 본다.

      최근 M&A 딜들은 PEF 주도로 이뤄졌기 때문에 PEF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거래 성패를 좌우한다. 하나대투증권은 타 증권사에서 '어렵다'고 하는 일들을 현실화시키며 고객에 충실했다. 개별 고객에 대해 엄청나게 고민한다. 그들에게 어떤 것이 필요한지 따져보고 마련한다.

      결국 'PE화(化)'되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에 하나금융그룹이라는 울타리 안에 하나은행ㆍ외환은행 우군이 있는 것도 강점이다."

      - 다른 증권사에 비해 자기계정을 통한 투자 등에 적극 나서지 않는다는 평가도 있다

      "그 부분에 가장 소홀했던 회사였다. 조금씩 해당분야 투자에 나서야 수익성을 맞출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그래도 보수적으로 갈 것이다. 대형 증권사들이 직접 자기계정 투자에 나섰지만 영업용 순자본 비율(NCR)이 꽉 차 고민하는 경우도 있다. 그만큼 보수적이고 디폴트 리스크를 관리해 가면서 영업한다고 봐달라. 은행이 함께 있는 회사다 보니 좀 더 민감하게 접근하는 것도 사실이다"

      - 일부 증권사들이 부동산 금융 시장으로도 영역을 넓혔는데, 하나대투증권의 계획은 어떤가?

      "부동산 금융 시장에 대해서는 그룹 차원에서 신중하게 접근해왔다. '국내 증권사 가운데 하나대투증권과 OO증권만 부동산이나 자기계정 투자에 안 나선다'라는 말도 들어봤다. (웃음) 슬슬 해당 분야에도 나설 생각이지만 일부 금액을 투자해 여기에서 나오는 수수료 수익만 내는 것보다 처음부터 부동산 거래를 만들고 리드하는 역할을 해보려고 한다."

      - 증권사 IB들이 새 수익원을 개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우리도 고민이 많다. 인수금융 시장이 블루오션이었던 것이 불과 2년이다. 이제는 레드오션이 됐다. 증권사들이 적극 뛰어들면서 금리도 100bp나 떨어지고 마진율도 낮아졌다. 작년에 여기서 수익을 냈는데 올해는 쉽지 않다. 시장점유율은 여전히 증권사 가운데 1위지만 수익률은 더 떨어진다.

      그나마 전통적인 캐피탈 마켓 딜이 조금씩 살아나는 점을 눈 여겨 보고 있다.

      따져보면 증권사가 수익을 내는 방법이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좀 깨지더라도, 손해를 감수하고 많이 벌어들이는 방식이다. 다른 방식은 좀 덜 벌더라도, 즉 영업수익이 적더라도 오점을 남기지 않는 방식이다. 최근 하나대투증권은 후자에 더 가깝게 마케팅을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강조하는 것이 높은 자기자본이익률 (ROE)이다. 회사 전체적으로도 2016년에는 업계 1위 ROE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이익의 질을 더 중요시한다는 의미다."

    • 하나대투증권 IB부문 주익수 대표

      - 돌파구로 삼을 만한 IB마케팅의 '테마'가 필요할 것 같다.

      "하나대투증권뿐만 아니라 금융그룹 전체를 통해 'PCIB'(Private Corporate Investment Banking)를 강조하고 있다. 이른바 PB업무를 IB까지를 연결한 개념이다. IB에서 좋은 거래를 맡으면 이를 기초로 파생상품부에서 주가연계증권(ELS)나 파생결합증권(DLS) 등을 만들어 고객에게 공급하는 것이다. 또 거꾸로 현업에서 IB고객을 위해 맞춤형 상품을 제공하는 것도 있다. 이런 방식은 우리 같은 금융그룹에게 있어 증권사의 여러 부서들뿐 아니라 은행 등의 계열사를 하나로 묶는 끈이 되기도 한다.

      사실 금융업계가 PB와 자산관리를 통해 새 먹거리를 창출해야 한다는 결론은 오래 전에 나왔다. 그런데 리테일 부문에서 영업력을 높이려면 단기적으로 무조건 상품을 많이 파는 것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고객의 수익률을 높여주는 게 최고다. 당장 1년, 2년 증권사 수익은 고만고만할지라도 고객 수익률이 높아지면 '충성고객'을 유치하게 되고, 수십 년간 함께 갈 고객을 유치할 수 있다.

      IB도 마찬가지다. 파생이든, 구조화 상품이든 수익률이 괜찮고 각 클라이언트에 필요하고 맞는 제품을 공급해줘야 한다. 그럼 결국은 또 다시 하나대투증권을 찾게 되어 있다."

      - 이상적인 논리지만, 실제 적용은 쉽지 않을 것 같다. 해묵은 단기성과주의와 그에 따른 평가시스템을 극복해야 할 텐데

      "그래서 하나대투증권은 회사(하나대투증권)의 수익에 얼마나 기여했느냐 말고, 고객의 자산에 얼마나 수익을 냈느냐를 인사고과에 반영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 전반의 문화다. 오래 두고 보면 이렇게 고객 수익이 높아지면 결국 회사 수익도 높아진다"

      - 사모대출펀드 시장에도 나서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제 시작인 셈이다. 어쨌든 레버리지를 일으켜 중형 규모의 기관투자들이 여러 딜에 참여하는 기회를 넓혀준다는 장점이 크다. 자체의 수수료 보다 딜에 대한 접근성을 높인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초기에는 4000~5000억원 정도의 펀드레이징을 계획하고 있다."

      - 향후 확대를 계획하는 분야는?

      "복합적인 구조화 상품이 지속적인 이익을 낼 분야다. 상환전환우선주(RCPS)나 하이브리드채권 등이 좋은 사례다. IB의 인수능력(Underwriting)이 들어가면서도 정형화되지 않은 상품을 만드는 것이 이익을 내는 방법이다. 하나대투증권이 구조화 금융에 강하기도 하다. 고객 특성에 맞는 구조화 상품을 M&A나 SOC 등에 접목시키는 것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