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사업 두고 교통정리 안된 SKT와 SK C&C
입력 2014.07.04 08:34|수정 2015.07.22 09:11
    [Weekly Invest]
    SKT, ICT 사업 강화 속 SK C&C와 일부 사업영역 겹쳐
    SK그룹,“사업추진여부 각 계열사가 결정할 몫”
    • [06월29일 12:0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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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성민 SK텔레콤 사장이 새로운 미래 30년을 ICT노믹스로 정의하고, '착한 ICT노믹스'를 선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사진제공=SKT)

      SK텔레콤(이하 SKT)이 정보통신(ICT)을 중심으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면서 계열사인 SK C&C와의 경쟁이 불가피해 졌다. SKT가 추진하는 클라우드 등 B2B(기업 간 기업) 사업에서 SK C&C와 겹치는 영역이 발생하면서다. 신사업에 대한 교통정리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 대해 SK그룹은 '사업 추진은 각 계열사별 판단사항'이라는 입장이다.

      SKT는 최근 ICT사업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지난 24일에는 음향기기 전문업체인 아이리버 인수 본계약을 체결했다. SKT는 아이리버 인수를 통해 스마트 '앱세서리' 등 ICT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지난 5월에는 하성민 SKT 사장이 ‘ICT 노믹스’를 발표하며 SKT의 미래 30년 발전 청사진을 제시하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계열사인 SK C&C도 IT사업 강화에 나섰다. 그룹 내 시스템통합 업체(SI)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다. 작년에는 중고차 사업부인 엔카를 합병하기도 했다. SK C&C는 향후 프리미엄(고품격) IT서비스 전략으로 성장한다는 구상이다.

      SKT와 SK C&C 모두 ICT 사업에 나서면서 일부 사업영역에서는 경쟁관계가 형성됐다. 그 과정에서 똑같은 고객을 놓고 경쟁하는 난감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IT업계 관계자는 "B2B 클라우드 사업 유치 과정에서 SK C&C와 SKT가 한 고객을 대상으로 각자 세일즈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했다"며 말했다.

      이에 대해 SK그룹 관계자는 "클라우드 사업은 원래 SK C&C가 하던 사업영역인데, 영역간 융합 트랜드 때문에 통신사가 하는 것도 충분히 메리트가 있다고 판단해서 SKT가 들어갔다”라며 “처음에는 양측의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지만, 지금은 서로 조율해서 업무 추진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 ICT사업의 무게 추는 SKT에 쏠리는 모양새다. SKT는 적극적으로 M&A에 나서면서 ICT사업에 대한 의지를 대내외에 표현하고 있다. 반면 SK C&C는 IT사업부문의 성장성이 정체되는 가운데 작년에 합병한 중고차 사업부문인 엔카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

      그룹 안팎에선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구속 수감에 따른 컨트롤 타워 부재의 결과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계열사들의 협의체인 수펙스(SUPEX)추구협의회에서 각 계열사가 사활을 걸고 추진하는 사업을 협의 만으로 조정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재계 관계자는 "계열사간 각자도생(各自圖生)은 어느 정도 긴장감을 줄 수 있지만, 길어질 경우 피로가 쌓일 수밖에 없다"며 "오너 부재 장기화의 부작용이 드러나는 한 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SK그룹은 "그룹 차원에서 어느 한 쪽에 힘을 더 실어주는 경우는 없으며, SKT와 SK C&C는 각자의 계획대로 사업을 추진하는 사항이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