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구EB도, 영구채도 어렵다…진퇴양난 가스公
입력 2014.07.11 09:46|수정 2014.07.11 09:46
    주가 연초 대비 21% 하락…영구EB 발행 힘들 듯
    감사원 제동으로 영구채 발행 추진도 속도 못 내
    • [07월09일 18:45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한국가스공사(이하 가스공사)가 부채 감축을 위해 추진 중이었던 영구 교환사채(EB) 발행이 주가 하락으로 난관에 부딪쳤다. 함께 검토 중이던 영구채 발행은 감사원의 반대 기류가 완강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하반기 공기업 영구채 발행의 포문을 열 것으로 전망됐던 가스공사가 결국 이도저도 선택할 수 없는 난관에 빠지게 된 것이다.

      가스공사는 지난 4월초 75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을 위해 우리투자증권·신한금융투자를 공동대표주관사로, KDB대우증권·삼성증권을 공동주관사로 선정하고 본격 발행 준비에 돌입했다.

      그러나 감사원이 가스공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연례 감사 후 영구채 발행에 제동을 걸며 난항이 시작됐다. 감사원은 가스공사가 높은 조달비용을 감수하면서까지 영구채를 발행 해야하는지에 대한 내부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전 발전공기업 등의 사례에 비춰봤을 때 영구채 발행금리는 일반 회사채 대비 100bp(1bp=0.01%포인트) 가량 높다.

      이에 가스공사는 주식교환옵션으로 일반 회사채보다 더 저렴한 금리로 발행할 수 있는 영구EB를 먼저 추진하기로 했다. 올 초 기준 가스공사의 주가가 7만원대임을 고려했을 때, 보유 자사주 약 467만주에 20%의 할증률을 더해 최대 3900억원어치의 자금조달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이번엔 주가가 발목을 잡았다. 올해 1월초 72200원을 기록한 주가는 9일 종가 기준으로 57400억원까지 약 21% 떨어졌다. 이 주가 수준이라면 35% 정도의 할증률을 적용해야 3500억원 규모의 자금조달이 가능하다.

      미수금 등 주가 상승을 방해하는 요인이 아직 산적한 상황에서 미래 가치를 35%나 더 쳐주는 투자자를 찾기는 쉽지 않을 거란 지적이다. 만약 떨어진 주가만큼 발행 규모를 줄이면 당초 목표로 했던 재무 개선 효과가 떨어지게 된다.

    • 결국 가스공사는 영구EB 발행을 당분간 보류하고 영구채를 먼저 추진하기로 다시 가닥을 잡았다. 그러나 영구채는 여전히 감사원이 발목을 잡고 있다. 최근 가스공사측에서 감사원에 설명 기회를 달라고 요청했으나 감사원은 "내부적으로 판단할 사안"이라며 이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감사원 설득을 위해 노력 중이나 감사원은 설명을 할 기회조차 쉽게 주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감사원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판단하기 어렵다는 게 시장 분위기다. 감사원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며 최종 입장을 언제 발표할지는 결정된 바 없다”라고 밝혔다.

      가스공사는 9월말 진행 예정인 공공기관 중간 경영평가 전까지는 부채비율을 떨어뜨려야 한다. 가스공사의 부채비율은 올해 1분기 기준으로 398.4%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