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의 난' 효성그룹 차남이 제기한 의혹들
입력 2014.07.15 09:20|수정 2015.07.22 10:26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 고발장 통해 제기한 배임·횡령 주요내용]
    조현준 효성 사장, 해외펀드 통해 계열사 자금 30억 횡령 의혹
    조현상 부사장 보유 신동진, 남양모터스 지분 부당 인수
    효성그룹측 "경영과정에서 이뤄진 정상적인 거래"
    • [07월11일 15:02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소송을 통해 친형인 조현준 ㈜효성 사장과 친동생인 조현상 ㈜효성 부사장의 계열사 자금 배임·횡령 의혹을 제기했다.

    • 표면적인 소송 당사자는 ㈜효성의 계열사인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이하 트리니티)와 신동진의 최현태 대표다. 그러나 조현문 전 부사장은 고발장을 통해 "(횡령과 배임은)최대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추정된다"며 조현준 사장과 조현상 사장의 책임을 물었다.

      ◇ "조현준의 트리니티, 갤럭시아일렉 부당 지원했다"

      조 전 부사장은 트리니티가 갤럭시아일렉을 부당 지원했다는 의혹을 우선 제기했다.

      트리니티는 지난 2009년 9월 갤럭시아일렉에 100억원을 유상증자했다. 당시 주당 발행가는 7500원으로 액면가(500원)의 15배에 달했으며, 상속 및 증여세법상 공정가액인 2500원보다도 높았다. 트리니티와 갤럭시아일렉 모두 조현준 사장이 최대주주다.

      "기존 대출금 100억원에 대한 출자전환"이라는 해명을 모두 받아들인다 해도 ▲특수관계인 사이의 거래에 대한 감사보고서 기재 누락 ▲빚을 못 갚을 정도로 재무상황이 나빴던 갤럭시아일렉에 대한 액면가 대비 15배수 출자전환 ▲비상장사인데다 배당도 실시하지 않고 있는 갤럭시아일렉의 주식 취득은 정당화될 수 없다는 게 조 전 부사장의 주장이다.

      조 전 부사장은 해외 투자회사를 이용한 계열사 편법 지원 의혹도 제기했다. 갤럭시아일렉은 2010년 6월 스태디움인베스트먼트(이하 스태디움)로부터 150억원을 투자받았다. 이때 트리니티는 이중 20%인 30억원에 대한 매입의무(put-option)를 부담했고, 실제 지난해 7월 30억원을 들여 스태디움으로부터 지분을 매입했다.

    • 트리니티는 주당 1만500원에 매입한 이 지분을 바로 다음날 주당 7500원에 유상감자 혹은 매각하는 계약을 갤럭시아일렉과 체결했다. 트리니티가 매입의무를 질 이유가 없었을 뿐더러, 감자 등을 통해 하루만에 주당 3000원씩 총 12억원의 손해를 볼 이유가 없다는 게 조 전 부사장의 주장이다.

      ◇ "스태디움, 상식 벗어난 투자…적극적 조사 필요"

      조 전 부사장은 스태디움의 모호한 정체에 대해서도 의문을 던졌다. 스태디움은 홍콩 엑셀시어캐피탈이 남부 유럽의 몰타에 세운 페이퍼컴퍼니다. 실제 누구의 돈으로 운영되는 회사인지는 베일에 가려져 있다.

      스태디움은 2010년 매입한 갤럭시아일렉 지분을 2013년 매입가격(1만500원) 그대로 매각했다. 이 기간 배당이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수익률이 '제로'로 일반적인 투자와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해외 투자회사인 스태디움이 국내 KB국민은행의 원화계좌로 자금을 납입받은 점도 의문점으로 꼽힌다.

      조 전 부사장은 "해당 계좌로 입금을 시도한 결과 잡좌계좌(거래가 끊긴지 오래된 휴면계좌)로 확인됐다"며 "실제로 2013년에 30억원이 입금됐다면 잡좌계좌로 편입될 수가 없다"고 밝혔다.

      조 전 부사장은 이런 정황과 관련해 '스태디움이 조현준과는 관계가 없는지', '유상증자대금이 정상적으로 조성됐으며 해당 거래가 정상적인 거래인지' 적극적인 조사 및 수사가 필요하다고 고발장에 기재했다.

      ◇ "조현상의 신동진, 골프포트·더프리미엄효성 부당 지원 의혹"

      조 전 부사장은 조현상 부사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신동진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신동진은 지난해 10월 골프포트에 17억원을 단기 대여했다. 조 전 부사장은 이미 골프포트의 시중은행 대출(30억원)에 대해 신동진이 보유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한 상태에서 추가로 자금을 대여하는 게 배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그 배경에 대해 "신동진의 최대주주인 조현상이 골프포트를 지배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신동진은 2011년 남양모터스(현 더프리미엄효성) 지분 30%를 매입했다. 남양모터스는 2011년 이후 지난해까지 적자를 내고 있다. 효성그룹에 매각되기 직전엔 남양모터스에 39억원의 지급을 보증하고 있던 남양건설이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조 전 부사장은 "신동진은 비정상적이고 부정적인 경영상황 하에서 더프리미엄효성의 주식을 취득했다"며 "경영권과는 관련이 없는 소수 지분을 아무런 권리 보호 조치 없이 매입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에 대해 ㈜효성은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며 이를 통해 모두 회사 경영과정에서 이뤄진 정상적인 거래였다는 것이 밝혀질 것으로 확신한다"며 "수사 과정에서 모두 성실하고 충분하게 설명하고 해명할 것"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효성은 스태디움 투자에 대해 "코스닥 시장 기업공개(IPO) 추진 과정에서 정상적으로 이뤄진 것"이라며 "IPO가 이뤄지지 않자 풋옵션을 행사해 투자금을 회수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남양모터스 지분 인수 역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실사와 가치평가를 거쳐 이뤄진 것"이라며 "조 전 부사장에게도 실질적으로 이익이 된 경영상 판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