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으로 투자 확대…중위험·중수익으로 전략 바꿔"
입력 2014.07.17 08:06|수정 2014.07.17 08:06
    [김진우 군인공제회 대체투자본부장 인터뷰]
    북미·유럽·아시아 이어 아프리카까지 투자 확대 계획
    해외 PDF·CLO 등 투자 선도…수익성 부동산도 집중
    전략 다변화로 PEF 투자 비중 감소…내년 상반기 출자 검토
    • [07월03일 17:12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군인공제회는 최근 호주 인프라 자산운용사 헤이스팅스가 운용하는 펀드의 지분 일부에 대한 세컨더리 투자를 마쳤다. 펀드 투자자(LP)가 포트폴리오 조정 차원에서 내놓은 지분을 420억원을 들여 인수했다.

    • 김진우 군인공제회 대체투자본부장

      이 투자는 군공의 달라진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김진우 군인공제회 대체투자본부장(사진)은 “투자은행(IB)의 주선 없이 직접 펀드투자자(LP)와 접촉해 투자를 진행했다”며 해외 네트워크를 확장해 나가는 과정에서 맺은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군공은 위험성 높은 프로젝트파이낸스(PF)에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씩 투자하며 ‘과감한 큰손’으로 불렸다. 이런 전략은 높은 수익률만큼이나 경기 변동에 민감했고 수백억원의 손실을 보기도 했다.

      김진우 본부장은 군공의 투자 손실이 현실화되기 시작한 시점에 리스크관리팀을 이끌었고, 대체투자본부로 이동한 후 투자 전략을 전면 수정했다. 포트폴리오 분산은 물론 투자 규모도 200억~300억원 수준으로 낮췄다. 김 본부장 취임 후 가장 큰 투자 규모가 500억원이다.

      김 본부장은 “해외 투자 비중을 확대하고 투자지역도 호주, 유럽 등으로 확대하고 있다”며 “향후 개발도상국과 아프리카로도 투자 지역을 넓혀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군공의 작년과 올해 신규 투자 중 국내 투자 비중은 27%에 불과했다. 2012년말 91%였던 국내 투자 비중은 올해 상반기말에는 57%로 감소했다.

      투자전략도 다변화했다. 같은 기간 사모펀드(PEF) 투자 비중은 70%에서 46%로 낮아졌다. 작년과 올해 신규 투자 비중은 PEF 28%, 인프라 27%, 사모부채펀드(PDF) 27%, 헤지펀드 15%, 대출담보부증권(CLO) 3% 순이다. 사모부채펀드는 이미 지난해부터 투자를 진행해 연간 10~12%의 수익률을 기대하고 있다. 2년 전 집행한 CLO 투자는 미국 경기에 대한 전망이 적중해 연간 20%의 수익이 나고 있다.

      군공은 올 상반기 이미 올해 배당 받은 4500억원을 신규 투자했다. 하반기에는 투자금을 추가로 배정받아 헤지펀드, 인프라 등에 투자할 예정이다.

      해외 투자지역과 전략의 다변화로 딜소싱(Deal Sourcing)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김진우 본부장은 “투자 형태가 과거와 달라졌고 메자닌 같은 안정적인 현금흐름이 발생하는 투자를 선호한다는 점을 적극 알리고 있다”며 “개인적인 네트워크 활용을 극대화 하기 위해 대체투자본부 안에서도 경쟁을 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장기 운용 전략에 대해 “현재도 과거 실패한 투자 건을 정리하고, 투자 실패에 따른 수익을 보전하기 위해 높은 위험을 감내하는 투자를 일부 진행하고 있다”며 “하지만 3~4년 후 과거 투자 투자 건들이 모두 정리되고 포트폴리오가 건강해지면 투자 구조는 중위험-중수익으로 변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2004~2005년 출자했던 PEF들이 최근 투자회수(EXIT)에 나서면서 결실을 맺고 있다”며 “장기적인 먹거리 확보를 위해 펀드 출자 비중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 대체투자본부장을 맡은 지 1년 반, 그 사이에 변화가 많았다.

      “자산운용전략의 핵심은 포트폴리오 분산을 통한 리스크 최소화다. 과거 군공은 특정 분야에 대규모로 투자했다가 경기 침체와 함께 투자 성과가 급속도로 나빠진 경험을 갖고 있다. 그때 리스크관리 팀장을 맡고 있었다. 대체투자본부로 온 이후 투자 규모를 200억~300억 내외의 중소형 위주로 전환했다. 제일 큰 규모의 투자가 500억원이었으며 그 이상의 투자는 하지 않았다. 앞으로 원칙을 지켜갈 예정이다.

      신규 투자의 60% 이상을 해외에 투자하고 있다. 지역적으로는 미국과 중국에 이어 지난해부터는 유럽, 호주 등으로 확대하고 있다. 올해 초에는 인도네시아에 투자처를 찾기 위해 다녀왔다.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개발도상국은 물론이고 향후에는 아프리카까지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투자전략 면에서는 사모투자펀드(PEF) 중심에서 헤지펀드, 사모대출펀드(PDF), 인프라펀드 등으로 확대하고 있다.”

    • -해외투자에서 얻은 성과는 어떠한가.

      “최근 호주의 인프라 자산운용사인 헤이스팅스가 운용하는 인프라 펀드에 세컨더리 투자를 했다. 이 펀드 LP 중 한 곳이 포트폴리오 조정 차원에서 펀드 지분을 내놨고 군인공제회가 그 지분을 인수했다. 호주 정부의 승인도 받았다. 세컨더리 펀드나 시장을 통한 것이 아니라 다른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중 직접 알게 된 투자 건이라는 점도 의미가 있다.

      2년 전에 투자한 대출채권담보부증권(CLO, Collateralized Loan Obligation)에서 연간 20% 수익이 나고 있다. 국내 연기금 가운데 군공이 최초로 1000만달러 투자했으며 이후 4000만달러를 더 투자했다. 미국 경기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란 판단이 적중했다.

      사모부채펀드(PDF, Private Debt Fund)도 이미 지난 해부터 투자하고 있다. 해외 세 곳의 펀드에 1000억원가량을 투자했다. 유럽에선 금융위기 이후 건전성 규제가 강화되면서 유럽 금융기관들이 자산을 팔고 있다. 부실채권(NPL)이 아닌 우량채권에 가까운 자산들이다. 현재 3000만달러 정도 투자했는데 연간 10~12%의 수익률을 기대하고 있다.”

      -딜소싱(Deal Sourcing)은 어떻게 진행하나.

      “군인공제회의 투자 형태가 과거와 달라졌고 메자닌과 같은 안정적인 현금흐름이 발생하는 투자를 선호한다는 점을 적극 알리고 있다.

      이런 노력 덕에 군공이 원하는 투자 건을 제안받고 있다. 얼마 전엔 호주의 퀸즈랜드 투자공사(QIC)가 찾아오기도 했다. 대체투자본부의 개인적인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본부 내 팀끼리도 경쟁을 시키고 있다. 호주 헤이스팅스 투자는 군공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딜소싱했다.”

      - 포트폴리오 분산에 따른 투자자산 관리는.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자산 관리는 운용사에 수수료를 주고 위탁하고 있다. 투자 담당 직원 1인 당 5~6개의 사업을 관리하고 있어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니다.”

      - 과거 부동산 금융시장의 큰 손이었다.

      “군인공제회는 과거 시행사업부터 출발해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등 직접투자만 해왔다. 앞으로는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한다. 현재 수익률이 10%에 달하고, 펀드 만기가 돌아오면 상당한 매매차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해외 수익형 부동산에도 관심을 갖고 투자할 계획이다.”

      - 블라인드 PEF에 대한 출자가 뜸하다.

      “2004~2005년 출자했던 PEF들이 최근 투자회수(EXIT)에 나서면서 결실을 맺고 있다. 지금 투자하지 않으면 5~6년 후에는 먹거리가 없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일정 비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올해 초 벤처캐피탈(VC) 출자를 했기 때문에 내년 초에 출자를 검토할 예정이다”

      - 장기 운용 전략은.

      “과거 투자 실패를 보전하기 위해 고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도 병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3~4년 후에는 이러한 것들이 모두 정리되고 포트폴리오가 건강해질 것이다. 투자 구조도 중위험·중수익 구조로 바뀔 것이다.

      향후 5년간 대체투자 시장 경쟁이 유례없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인프라, 부동산의 경쟁이 심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군인공제회는 기금 운용의 안정성 측면에서 인프라 자산 투자를 이어나갈 것이다. 다만 유럽 중심에서 북미, 아시아 등 투자를 확대하고 다양한 투자전략을 검토할 계획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