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오너' 부재에도 신규사업 이상無
입력 2014.07.18 08:29|수정 2014.07.18 08:29
    미국 석유 광구 2곳 3800억에 매입
    하반기 SK에너지 울산공장 등 대규모 PX시설 상업가동
    • [07월16일 13:33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SK그룹의 한 축을 담당하는 SK이노베이션이 오너 부재에도 차질없이 신규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미국 석유 광구를 취득했으며, 하반기에는 대규모 파라자일렌(PX) 시설의 생산가동을 준비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경영 공백이 길어지고 있다. 수감 생활이 1년을 넘어가면서 그룹 안팎에서는 컨트롤 타워 부재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하지만 SK이노베이션을 중심으로 하는 정유·석유화학 분야의 신규사업들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미국 석유 광구를 매입했다. 미국 플리머스(Plymouth)와 케이에이 헨리(KA Henry)가 보유한 석유 생산광구 2곳이다. 매입가격은 3871억원이다.

      이번 인수로 SK이노베이션은 설립 이후 처음으로 생산 광구를 운영하게 됐다. 업계 내에서도 이번에 인수한 광구가 기존에 운영되던 생산광구인 만큼 위험 부담이 적다는 평가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은 한국석유공사를 제외하고 민간 사업자 중에서는 가장 큰 석유 개발 트랙레코드가 있다"며 "석유 광구 중에는 탐사광구, 개발광구 등도 있지만 이번에 매입한 광구가 생산광구여서 투자 위험은 작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 하반기에는 증설된 신규설비가 상업가동에 들어간다. 이에 따라 SK에너지 울산공장 100만톤, SK인천석유화학 130만톤, SK종합화학 싱가포르 주롱 산업단지가 80만톤 규모로 PX 생산량이 증가한다. 전체규모로 기존 80만톤이던 PX 생산량은 331만5000톤으로 4배 이상 증가하게 된다.

      상업가동 이후에는 SK이노베이션의 영업현금창출 규모 증가도 기대된다. 한국신용평가는 SK이노베이션이 올해 약 2조원의 CAPEX(시설투자)가 예상되지만, 하반기 상업가동으로 영업현금창출 규모 증가로 재무탄력성 지표가 양호한 수준에서 통제될 것으로 전망했다.

      SK이노베이션 산하 계열사들은 높은 대외신인도를 앞세워 신규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금융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조달하고 있다. 지난달 SK에너지와 SK인천석유화학이 3000억원 규모 회사채 투자자 모집에 성공했다. 지난 9일에 진행된 SK이노베이션의 25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 수요예측에는 기관투자자들이 몰렸고, 2000억원 규모로 발행되는 SK종합화학의 수요예측도 선방했다.

      다만 여전히 시황 부진에 따른 실적 악화 가능성은 넘어야 할 산이다. 지난 1분기 석유사업과 화학사업의 동반 부진 속에서 SK이노베이션은 매출 16조8899억원, 영업이익 2262억원, 당기순이익 96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7%, 67.5%, 64.1% 줄어든 수치다.

      정제마진 하락 및 PX마진 하락이 수익 감소의 주원인이다. 이러한 추세는 2분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황규원 동양증권 연구원은 "2분기 SK이노베이션 실적이 전 분기 비교해 부진할 전망이며, 정유부문의 영업이익이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 하락 여파로 크게 떨어질 것이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향후 시황 부진 속에 증설을 통해 얼마나 수익을 내는지가 관건이라는 분석이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신규 공장을 지으면서 다른 회사들보다는 원가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본다”며 "신규 설비 가동을 통해 과거 노후화된 설비를 얼마나 대체해 나가는지가 향후 수익에 영향을 줄 것이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신규설비 가동을 통해서 매출 증대를 기대하고 있다. PX시황이 좋지 않아 영업이익 개선은 힘들더라도, 매출에는 상당부분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당장 PX시설이 모두 가동되는 데에는 시간이 소요될 것이지만, 예정됐던 상업생산을 미루지는 않을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