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외환銀 합병, '위로부터의 통합' 노리는 김정태 회장
입력 2014.07.18 08:30|수정 2014.07.18 08:30
    [하나-외환 투뱅크 3년째⑥]
    15일, 외환은행 부서장급 조기통합 찬성 서명 돌입
    외환은행 16명 경영진 중 8명 친(親) 하나금융 인사
    • [07월15일 18:15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외환은행과 하나은행의 조기통합을 위한 본격적인 사전작업에 나섰다. 외환은행 노동조합(이하 노조)이 조기통합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지만 주요 임원들을 대상으로 한 통합 추진 작업은 계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15일 은행권에 따르면 이날 하나금융지주는 외환은행의 각 지점장을 비롯한 부서장급 약 1000여명을 대상으로 서울 세종대학교 컨벤션 홀에 공간을 마련, 조기통합에 찬성하는 서명을 받기 시작했다. 부서장급 동의절차를 마친 이후에는 이하 직원들에게까지 조기합병에 동의하는 서명을 받을 계획이다. 현재 세종대학교에서는 이를 저지하는 노조와 사측이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오는 17일 열리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이사회에서는 조기통합의 논의가 본격화 될 전망이다. 이를 두고 하나금융이 논의에 유리한 포석을 위한 사전작업에 나선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된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모든 임직원이 조기통합에 찬성하는 것은 아니다"며 "자율적 서명이라고는 하지만 사실상 조기통합에 반대한다고 입장을 표명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미 김정태 회장이 조기통합을 위한 방안으로 '위로부터의 통합'을 진행해 왔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지난 2012년 외환은행이 하나금융지주에 편입된 이후 이미 외환은행의 주요보직에는 친(親) 하나금융 인사로 분류되는 임원들이 포진, 경영일선을 담당하고 있는 상태다. 현재 김한조 외환은행장을 비롯한 총 16명의 경영진(은행장·부행장·전무) 중 과반이상이 하나금융 출신 또는 하나금융에서 주요보직을 담당한 인사들이 자리잡고 있다.

      외환은행 출신으로 친(親)외환은행 인사가 될 것이라고 기대됐던 김한조 외환은행장마저 직원들을 대상으로 조기통합에 앞장서고 있다.

      김 행장은 김정태 회장이 조기통합 언급을 하자 지난 8일 "경영환경이 어려워지고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는 시점에서 위기상황 극복을 위해선 조기통합 논의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사내 메시지를 전파했다.

      아울러 14일에는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조기통합에 대한 논의를 통해 직원의 고용안정과 근로조건을 더욱 확실하게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재차 전달한 바 있다. 지난 11일 하나·외환은행 임직원 워크숍에서 '조기통합추진을 위한 결의문'을 채택한지 불과 나흘만에 일이다.

      외환은행 노조는 결의문 채택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 12일에는 외환은행 전직원을 대상으로 대규모 집회를 여는 등 조기통합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이면서 하나금융과의 갈등이 예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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