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 독과점으로 '카드복합할부' 논점 흐리나
입력 2014.07.28 08:50|수정 2014.07.28 08:50
    [카드복합할부상품 논란③]
    은행·신용카드 등 자동차 금융상품 확대로 할부금융 비중 감소세
    "독과점 문제로 변질" vs "중소캐피탈 입장 당연히 꺼낼 카드"
    • [07월24일 14:14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카드복합할부 폐지 여부를 두고 현대자동차와 삼성카드의 대립이 심화하면서 본질이 흐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삼성카드를 앞세운 중소 캐피탈사들이 현대자동차와 현대캐피탈의 독과점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면서다.

      삼성카드 등 복합할부 상품을 내 놓은 여신전문금융회사(여전사)들은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에서의 현대차-현대캐피탈의 독과점으로 중소캐피탈사들의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상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 2013년 기준으로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에서 현대캐피탈의 비중은 56.5%로 과반수가 넘고, 특히 현대기아차 판매 중 현대캐피탈의 할부금융 시장점유율은 74.7%에 달해 독과점이라는 게 이들의 논리다. 그나마 복합할부상품이 출시된 2010년 6월 이후 현대캐피탈의 독과점 폐해가 일부 개선됐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현대캐피탈 측은 독과점을 판단하는 기준 자체가 잘못됐다는 입장이다. 소비자가 자동차를 구입 시 이용하는 금융상품이 현금, 신용카드, 은행 등 할부금융 외에 다양한 금융상품이 존재하고 할부금융 비중도 2010년 이후 감소세라는 설명이다.

      2013년 기준 신차 구매시 자동차 금융상품 전체에서 할부금융이 차지하는 비중은 34.5%로 신용카드(42.1%) 보다 낮고 현대캐피탈의 비중은 20.08%로 독과점 요소는 해소됐다고 해명했다.

    • 말 그대로 모집단이 할부금융에 국한한 것이냐, 아니면 자동차 금융상품 전체를 포함할 것이냐에 따라 독과점인지 아닌지가 달라지는 셈이다.

      이에 대해 시장관계자들은 자동차 카드복합할부만 놓고 보면 삼성카드 측의 주장에 다소 억지스러운 면이 있다는 의견들을 내놓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복합할부는 신용카드도 할부금융도 아닌, 독립적인 금융상품인데 이를 할부금융만의 기준을 내세워 독과점 이슈를 부각하는 것은 카드복합할부 폐지의 논점을 흐리고 있는 것"이라며 "결과가 어떻게 나든 여론을 향한 '감정의 호소' 성격이 짙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할부금융 독과점 문제는 사실상 중소캐피탈사들에 해당되는 문제인데 삼성카드가 이를 대변하고 있다"며 "결국 카드복합할부 취급액이 가장 많은 삼성카드 입장에서 이 시장이 사라지면 그만큼 타격이 크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독과점 제기는 중소캐피탈사들이 생존을 위해 꺼낼 수밖에 없는 카드라는 의견도 있다.

      한 중소캐피탈사 관계자는 "다양한 금융기관들이 자동차 금융시장에 뛰어들면서 중소캐피탈사들의 입지는 한층 좁아 들었다"며 "독과점 논란만큼 강력한 영향력을 미치는 카드가 없고, 상대적으로 약자들이 취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단계"라고 전했다.

      '독과점'을 언급한 금융당국에 대한 지적도 일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현대차-현대캐피탈의 독과점을 인정하고 현대차에 독과점 해소 방안을 먼저 마련하라는 발언을 했다. 독과점 여부는 공정거래위원회의 판단이고 공정위가 독과점 사항에 대해 수차례 조사를 했고, 대법원에서 '혐의없음'으로 결론이 난 상태다.

      재계 관계자는 "카드복합할부 존폐를 두고 금융 관련 법률만 적용하면 되는 금융위가 삼성카드 등의 독과점 이슈 제기를 받아들인 것은 사실상 공정위에 대한 월권"이라며 "금융위가 독과점에 대한 여론을 너무 의식한 나머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