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밝음' 현대제철, '흐림' 포스코, 향후 전망 뒤바뀔까
입력 2014.07.30 08:46|수정 2014.07.30 08:46
    업황 개선 전제下 수출 비중 큰 포스코 유리
    현대제철, 현대기아차 캡티브 오히려 毒 될 수도
    • [07월28일 18:21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현대제철과 포스코가 2분기 서로 다른 성적표를 받았다. 현대제철이 2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 반면 포스코는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향후 전망은 엇갈릴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철강 업황 개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수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큰 포스코가 현대제철보다 좀 더 나은 상황을 맞을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현대제철은 지난 2분기에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전년동기 대비 97.7%, 289.3% 증가했다. 현대제철은 "고정비 절감과 설비 에너지효율 최적화를 통해 상반기 2454억원 원가절감을 했고, 냉연부문 합병을 통해 685억원 시너지효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철강업계에서는 이번 현대제철 실적에 대해서 2분기 기대 이상의 실적이 나왔다는 분석이다.

      포스코는 영업이익이 같은 기간 대비 7% 감소했다. 원화강세에 따른 수출가격 약세가 영업이익 감소의 주원인이다.

      실적뿐 아니라 사업 추진 상황도 양사가 대비된다. 포스코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서 사업구조조정 차원에서 사업매각과 자산유동화를 진행하고 있다. 반면 현대제철은 특수강 공장 건설, 당진 제2냉연공장 아연 알루미늄 도금강판 생산 설비 신설 등 설비투자를 늘리고 있다.

      향후 전망에 대해선 엇갈릴 가능성이 점쳐진다. 현대제철이 현대·기아차라는 캡티브(Captive)를 바탕으로 수익성이 향상됐지만, 철강 시황이 개선되는 시점에선 오히려 높은 캡티브 의존도가 독(䓯)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수출 비중을 늘린 포스코가 업황 회복에 따른 수혜가 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선 철강업황 개선의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홍진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분기에서 3분기로 넘어가는 현시점에서 철강업황 개선의 가능성이 보이고 있다”며 “올해를 기점으로 철강업황이 나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포스코는 그간 국내 철강재 공급과잉에 맞서 수출 비중을 늘렸다. 2010년 35% 수준이던 해외매출 비중은 지난해 43% 수준까지 약 10%가량 증가했다. 하지만 전 세계적인 철강산업 부진에 실적 악화 폭이 더 컸다.

      현대제철의 경우는 해외매출 비중이 포스코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20% 수준이다. 매출의 상당 부분이 현대·기아차를 통해 이뤄지는 구조다 보니 상대적으로 해외비중이 낮다. 해외매출 보다는 캡티브를 통한 매출 증가로 수익성이 향상됐다.

      하지만 업황이 개선되는 시점에선 현대제철이 입을 수혜는 포스코에 못 미칠 것이란 평가다. 철강 업황이 부진한 상황에선 안정적인 수요처가 있는 현대제철에 유리하지만, 반대 국면에선 오히려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현대제철은 철강재 가격 상승에 현대·기아차의 판가 조정에 자유로울 수 없다. 이미 지난 2013년 3월 현대·기아차가 현대제철에 자동차강판 공급가 인하를 요구한 바 있다. 더불어 시장이 좋아져도 현대·기아차의 수요 증가가 제한적이라 수요확대에 따른 수혜가 상대적으로 작을 것이란 분석이다.

      더불어 현대·기아차 실적 저하 시 곧 현대제철의 실적 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현대제철의 계열 매출 비중은 꾸준히 증가했다. 2011년 26% 수준이던 계열 매출 비중은 2013년 36%로 증가했다. 최종 수요처인 현대·기아차의 생산능력 확충에 맞춰 내부거래 물량이 증가하다 보니 계열 매출 의존도가 높아졌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당장 8월에 있을 현대·기아차와의 판가 협상이 3분기 현대제철 실적에 영향을 줄 것이다"고 말했다.

      반면 포스코는 2000년대 중반 이후 글로벌 정책을 꾸준히 펴나가고 있다. 2007년부터 적극적인 성장정책(Global POSCO Way)을 추진하면서 생산효율성 면에서 WSD(World Steel Dynamics)에서 세계 1~2위 수준으로 평가받았다.

      포스코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상황에서 업황 개선이 이뤄지면, 실적에서 분명한 변화가 있을 것이란 기대다. 그러나 이런 기대에는 철강업황 개선이라는 전제가 깔려있다. 다시 말해 기대와 달리 철강업황 부진이 지속될 경우 지금의 상황에서 큰 변화가 나타나긴 힘들 수 있다.

      재무구조 개선과 정부의 간섭으로부터 자율권 확보도 당면한 과제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사업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 이렇다 할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더불어 포스코가 정부의 간섭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도 포스코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한 증권사 철강 담당 연구원은 “포스코가 이번에 동부 패키지를 인수하지 않은 것은 긍정적 요인이다”라며 “정부의 간섭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던 포스코가 자기 의지를 가지고 구조조정을 통해 얼마나 재무구조를 개선하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