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시장 '거안사위'(居安思危)…쿠쿠전자가 '분수령'
입력 2014.08.04 08:41|수정 2014.08.04 08:41
    [Weekly Invest]
    7월 상장종목 절반 공모가 이하에 시가 형성 중
    하반기 대형딜 쿠쿠전자 주가에 공모주 시장 경색될 우려도
    • [08월03일 12:0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이달 6일 유가증권시장에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인 쿠쿠전자의 향후 주가에 따라 하반기 공모주 시장의 흥행 여부가 판가름 날 전망이다.

      기업들의 자금이 하반기 공모주 시장에 몰리면서 지난달 상장을 추진한 기업들은 수요예측 및 일반청약에서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심사를 통과할 수준의 기업이라면 무조건 청약이 1조원은 들어온다'는 얘기가 돌 정도다.

      그러나 시장 관계자들은 IPO 시장이 그간의 경험에 비춰 시장이 언제든 돌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있다. 공모 흥행의 배경을 '유동성의 힘'으로 돌리는 경우가 대다수다.

      현 시장 분위기의 변곡점으로 쿠쿠전자가 꼽힌다. 4조4000억원이 몰린 쿠쿠전자의 경우 현재 IPO 시장의 랜드마크딜이라는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다. 쿠쿠전자의 주가가 상장 후 곤두박질친다면 시장 또한 수면 아래 잠재돼있던 '공모가 고평가 논란'이 떠오르며 급랭할 수 있다. 반면 주가가 상장 후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시중 자금이 당분간 공모주 시장에 머물러 있을 거란 지적이다.

    • 지난 7월에는 트루윈(전자부품제조업)·화인베스틸(조선용형강업)·아진엑스텍(모션제어전문업, 코스닥 이전상장)·윈하이텍(건축용설비업)·창해에탄올(주정제조업) 등 5개 기업이 증시입성에 성공했다. 이들은 수요예측 결과 평균 492곳의 기관투자자들이 참여해 평균 43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바 있다. 일반청약 경쟁률은 평균 681.6대 1을 기록했다.

      이같이 대규모 자금이 공모주 시장에 몰렸지만, 상장업체 모두 중·소형 업체로 공모규모가 크지 않고 시장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는 기업들이 아닌 탓에 이들만으로 향후 공모주 시장의 향방을 전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비해 쿠쿠전자의 공모규모는 총 2549억원 규모로 이들의 공모규모를 총합(875억원)의 약 3배에 달한다. 아울러 수요예측에서 711곳의 기관투자자가 참여, 599대 1의 경쟁률을 기록 이들의 평균경쟁률을 크게 웃돌았다. 일반청약에는 4조4600억원의 청약증거금이 몰리면서 역대 8위에 달하는 증거금 규모를 기록하기도 했다. 국내 밥솥 브랜드 1위의 인지도가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이미 시장의 열기가 일순간에 식어버릴 수 있는 여건은 마련됐다. 지난달 상장한 업체 중 1주일 이상 거래가 진행된 상장업체 4곳 중 2곳은 불과 한 달이 안 돼 시가가 이미 공모가 이하로 떨어진 상태다. 공모가 이상으로 거래가 진행되고 있는 기업도 현재 주가는 사실상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쿠쿠전자마저 주가가 하향세를 보인다면 시장이 받는 충격이 만만치 않을 거라는 분석이다.

    • 증권업계 한 주식운용 담당자는 "하반기 들어 상장을 추진한 업체들의 공모가가 대부분 높게 형성된 경향이 있다"며 "몇몇 업체들의 경우에는 향후 주가가 더 나빠진다고 해도 특별히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정도다"고 말했다.

      랜드마크딜 하나가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친 사례로 지난 2010년의 삼성생명보험을 빼놓을 수 없다. 11만원에 상장한 삼성생명은 상장 직전 '목표가 20만원' 레포트가 나올 정도로 기대의 중심에 서 있었다. 그러나 상장 후 주가는 속절없이 떨어졌고, 이후 고평가 논란이 증시를 지배하며 이후 IPO 시장은 상당 기간 냉각기를 거쳤다.

      8월에는 쿠쿠전자를 비롯해 신화콘텍(커넥터제조업체)·감마누(기지국·안테나 개발업) 등을 비롯해 3곳의 기업이 상장할 계획이다. 지난 1일에는 덕신하우징이 코스닥시장에 입성했다. 쿠쿠전자는 오는 6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을 시작으로 거래를 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