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아그룹 특수강 M&A, 先동부 後포스코 가능성
입력 2014.09.05 08:30|수정 2015.07.22 09:47
    [Weekly Invest]
    "포스코특수강 인수 협의 장기화…올해 넘길 수도"
    인수부담 적은 동부특수강에 적극 대응 가능성
    • [08월31일 12:0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세아그룹이 포스코특수강에 앞서 동부특수강 인수에 먼저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포스코특수강 인수에 관한 세아와 포스코 간의 구체적인 협의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보다 현실적인 매물인 동부특수강 인수에 집중할 시간을 벌었기 때문이다. 현대제철로 굳어지는 인수전 분위기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29일 세아그룹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세아가 포스코와 포스코특수강 인수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상황에서 무조건적으로 동부특수강을 인수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현실적인 이유에서 동부특수강 인수 의지가 강한 것은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현 시점에서 세아가 동부특수강 인수에 먼저 나설 수 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세아와 포스코는 포스코특수강의 지분 인수 규모, 가격, 그리고 인수 시기 등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 협의를 막 시작하려는 단계다. 이 과정이 예상 외로 길어지면서 세아의 포스코특수강 인수가 연말을 넘길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시장에선 포스코특수강의 지분가치를 1조~1조2000억원가량으로 보고 있다. 세아가 재무적투자자(FI)를 유치하더라도 외부차입 등 인수부담이 만만치 않다. 동부특수강까지 신경 쓸 겨를이 없어 현대제철의 인수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상황이다. 포스코특수강 인수가 내년으로 넘어간다면 세아 입장에선 동부특수강 인수에 매진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한 셈이다.

      지난 6월 철의 날 행사에서 이태성 세아베스틸 상무가 세아특수강과의 시너지를 생각해 동부특수강 인수를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세아는 동부특수강 인수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포스코특수강의 경우 인수 주체인 세아베스틸과 겹치는 사업군이 많지 않아 특수강 포트폴리오 다변화라는 의미가 있다. 반면 동부특수강은 세아특수강과 함께 생산 제품 상당 부분을 현대기아차에 납품을 해 사업군이 거의 일치한다. 2016년 특수강 사업 진출을 선언한 현대제철이 동부특수강을 인수하게 될 경우 세아특수강이 타격을 받는 것은 불가피하다.

    • 동부특수강의 현실적인 인수부담이 크지 않은 것도 세아 입장에선 노려볼만한 요소다.

      매각 대상은 산은 프라이빗에쿼티(PE)가 보유한 동부특수강 지분 100%이다. 동 시장 예상 매각가는 2000억~3000억원 수준이다. 동부특수강 매각주관사인 산업은행과 딜로이트안진은 다음달 인수후보들을 상대로 티저레터를 발송할 계획이다. 올 연말까지는 최종 인수자를 결정한다는 게 산업은행의 생각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산은의 연내 매각 의지가 강한데다 현대제철의 강력한 인수후보군이라고는 하더라도 매각가격 자체는 세아가 자체적으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포스코특수강 인수 시기가 언제냐에 따라 세아의 동부특수강 의지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세아 입장에선 동부특수강 인수를 자체 경쟁력 강화, 시장점유율 확대 차원이라기 보다는 공급 과잉돼 있는 시장의 조정 역할에 더 큰 의미를 두고 있다"며 "그만큼 현대제철의 특수강 시장 진출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설명했다.

      ▲세아베스틸의 포스코특수강 인수 부담 ▲동부특수강 직원들의 현대제철 피인수 희망 보도 등으로 동부특수강 인수전이 현대제철로 기울어가는 분위기이다.

      세아 입장에선 시장에 동부특수강 인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줘야 하고, 동부특수강 직원들에겐 구조조정 등 고용불안에 대한 우려를 해소시키는 등 분위기 반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