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렌탈 인수 준비하는 후보들, KT-MBK 결별 전례 고민
입력 2014.09.11 08:48|수정 2015.07.22 15:11
    SI, FI와 손잡을 경우 투자회수 및 갈등 발생 가능성 염두에 둬야
    FI, SI와 연합 필수지만 자금력 있는 SI를 잡기는 쉽지 않을 전망
    • [09월03일 17:19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KT렌탈 매각이 조만간 본격화함에 따라 인수 후보들 간의 연합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그러나 과거 KT렌탈을 공동으로 인수했던 KT와 MBK파트너스가 결별한 전례를 참고하면 연합이 신중해 질 것이란 평가도 나오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렌탈 매각자 측은 매도자실사를 진행 중이다. 추석 연휴 이후 티저레터(Teaser Letter)나 투자안내서(IM)를 발송하며 매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SK네트웍스·GS홈쇼핑·한국타이어·SFA 등 전략적투자자(SI)를 비롯해 어피니티·MBK파트너스 등 재무적투자자(FI) 등이 주요 인수후보로 거론된다.

      KT렌탈은 하반기 최대 매각 거래로 점쳐진다. 인수금융을 감안하더라도 인수후보들은 수천억원대의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경쟁이 치열해질 경우 부담은 더 커진다. 자금 부담과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 인수 후보끼리 손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KT렌탈의 경우 금융비용을 얼마나 줄이느냐에 따라 수익성이 결정되는 금융사와 비슷한 사업 구조를 가지고 있다. KT에 비해 조달금리가 높을 수밖에 없는 FI로서는 단독 참여가 쉽지 않다. 렌탈 사업 역시 FI가 직접 수행하기는 적절하지 않다는 평가가 많아 SI와의 협업이 필수적이다. 이 때문에 주로 FI들이 SI 측에 연합 의사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실제로 인수후보간에 연합이 어떻게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연합이 이뤄진다면 사업을 운영할 SI와 인수자금을 대고 수익을 거두려는 FI가 손을 잡아야 하지만 입장 차를 조율하기 만만치 않을 것이기 때문.

      사모펀드(PEF) 등 수익을 내야 하는 FI는 어떤 형태로든 투자회수(Exit)를 염두에 두고 투자를 집행할 수밖에 없다. SI가 FI 자금을 끌어다 쓰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이 부분을 감안해야 한다.

      목표수익률이 높은 해외 펀드의 경우 더 부담스러울 수 있다. 이 때문에 SI들이 협업을 추진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수·합병(M&A) 업계 관계자는 “자금력 있는 SI라면 굳이 많은 것을 양보하면서 FI와 협업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며 “KT렌탈의 경우 과거 KT와 MBK가 갈라선 전례가 있다는 점도 인수후보들이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KT와 MBK는 지난 2010년 금호아시아나그룹으로부터 약 3000억원에 금호렌터카를 인수했다. 이후 케이티알을 합병하며 현재의 KT렌탈이 됐고, 지분율은 KT 58%, MBK 42%로 조정됐다.

      KT와 MBK의 연합은 MBK가 투자한지 불과 2년여 만에 투자회수(Exit)를 단행하며 끝이 났다. KT캐피탈이 MBK의 지분을 인수하기로 합의했으나 실제로 인수자금을 조달하는 대신 수익을 보장하고 FI들에 지분을 넘겼다. MBK 지분 매각가격은 2200억원가량이었다.

      MBK는 당시 KT렌탈 기업공개(IPO) 등 공동경영 과정에서 이견이 생기자 합의를 거쳐 지분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공동 인수 후 사업을 진행하면서 예상하지 못한 갈등이 생길 경우 SI 입장에선 예상치 못한 자금 소요가 생길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