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IB업계 "SK그룹 성장동력 확보 필요"
"최태원 회장 부재중 과감한 M&A 힘들 듯"
-
[09월10일 11:0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
SK그룹의 다음 인수·합병(M&A) 행보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그룹 안팎에선 기존 주력사업이 정체하면서 SK그룹이 '제2의 하이닉스'가 필요하다는 평가다. 국내 투자은행(IB) 업계도 SK그룹의 성장동력 확보가 절실하다는 데 입을 모았다. 주요 키워드로는 '해외', 그리고 '에너지'를 꼽았다.
SK그룹의 역사도 M&A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창업주인 최종건 회장이 정부 소유의 선경직물을 인수하며 SK그룹이 시작됐다. 1980년에는 동생 최종현 회장이 대한석유공사(現 SK이노베이션)를 인수, 1994년에는 한국이동통신(現 SK텔레콤) 인수로 그룹의 두 축인 정유사업과 통신사업이 완성됐다.
SK그룹은 성공한 M&A를 통해서 10년마다 먹거리를 확보해 왔다는 평가다. 한 재계 관계자는 "80년대에는 정유사업을, 90년대에는 통신사업을 인수하면서 그룹의 성장 동력을 확보해 왔다"며 "최근에는 하이닉스 인수로 사업영역 확장에 성공했다"고 말했디.
SK그룹이 다시금 과감한 M&A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룹의 두 축인 정유·통신 모두 사업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성장 정체기에 빠졌다. 하이닉스의실적 개선이 눈 부시지만, 고민거리이기도 하다.
SK그룹 관계자는 "정유·통신 사업 정체 속에 신사업에 대한 고민이 깊다"며 "비록 SK하이닉스의 실적이 현재 좋다고는 하지만 반도체 사업이 경기 민감 사업이라서 기존 정유·통신 사업보다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것은 항상 불안요인"이라고 말했다.
국내 IB업계는 SK그룹이 해외 시장에서, 그리고 에너지 사업에서 기회를 엿볼 것으로 내다봤다.
SK그룹이 '해외'로 눈을 돌릴 것이라는 데에는 한목소리였다. 임홍제 대신증권 IB 본부장은 "SK그룹의 기존 사업이 정체된 상황에서 새로운 활로 모색이 필요한 시기다"라며 "국내에서 내수 중심의 사업이 아닌 해외에서 기회를 찾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상태 KDB대우증권 IB 본부장은 "최근에 국내에서 매물로 나온 발전 관련 사업에 SK가 관심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으나 특별한 움직임이 없었다"며 "SK그룹이 국내보다는 해외로 사업진출이나 확장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글로벌 회사로의 도약 의지가 강한 점도 해외 M&A에 관심이 큰 이유로 꼽혔다.
김정열 SK증권 IB 본부장은 "SK그룹의 화두는 단연 세계화"라며 "10년 전부터 오너가 의지를 갖고 국내 내수 중심의 기업에서 탈피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업분야로는 '에너지' 관련 분야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분야가 떠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SK그룹이 기존 사업을 확장하는 방식으로 M&A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견해다.
문성형 신한금융투자 IB 본부장은 "미래 먹거리는 에너지 분야일 가능성이 크다"며 "SK가 하던 에너지 사업을 확장해서 북미의 셰일가스 개발이나 2차 전지로의 사업 확장이 가능할 것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장 보폭을 넓히기는 어려운 상태다. 최 회장이 수감 생활을 하는 시점에서 그룹의 미래를 결정지을 선택을 누군가 대신 할 수 없다는 견해다.
김상태 본부장은 "SK그룹이 새로운 먹거리에 대한 고민이 큰 지금 오너의 공백이 크게 느껴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