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외항사 대비 채무부담 과중"
입력 2014.09.12 09:00|수정 2015.07.22 13:36
    NICE신평 "국내 항공사, 최근 지속적인 항공기 투자로 채무부담 증가"
    • [09월11일 15:16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채무부담이 외국 주요 항공사 대비 과중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최근 수년간 영업현금 창출능력을 상회하는 항공기 투자가 이뤄지면서 채무부담이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NICE신용평가(이하 NICE신평)는 11일 ‘국내 항공운송기업의 크레딧 리스크(Credit Risk)는 글로벌 주요 항공사 대비 과중한 수준인가?’라는 리포트를 통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수익창출력 대비 채무부담이 작지 않은 가운데, 항공기 관련 대규모 투자계약을 체결하고 있어, 현금흐름 개선 정도가 양사의 신용등급 결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NICE신평은 최근 3개년 매출액 기준으로 글로벌 20위권 이내의 최상위권 항공사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영업수익성 및 재무안정성을 비교했다. 더불어 미국·일본 항공사의 파산 사례 분석을 통해서 어떤 요인이 항공사의 신용위험에 영향을 미쳤는지 분석했다.

      분석결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가 해외 주요 항공사 대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채비율에서는 양사 모두 자본잠식 상태에 있는 에어캐나다와 에어프랑스-KLM을 제외하면 가장 높았다. 차입금 의존도에선 양사 모두 글로벌 주요 항공사 대비 절대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으며, 대한항공의 경우 비교 대상 기업군 중에서 가장 높았다.

      NICE신평은 "우리나라 양대 국적항공사의 부채비율 및 차입금의존도는 글로벌 주요 항공사 대비 절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며, 항공 운송산업의 특성을 고려하여 운용리스료 지급부담, 퇴직연금부채, 장단기선수금 등을 고려하더라도 수익창출력 대비 채무부담이 작지 않은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 영업수익성 측면에선 평균 이상의 수익성을 보여줬다. 양사는 중국 국영항공사와 에미레이트, 싱가폴항공에 비해서는 다소 낮은 수익성을 기록했으나, 유럽계 항공사 및 북미·오세아니아 지역 항공사에 비해선 전반적으로 수익성이 높았다.

      NICE신평은 "양사의 영업수익성은 ▲상대적으로 낮은 경쟁강도 ▲양호한 항공운송수요 기반 ▲낮은 인건비 구조 등에 힘입어 글로벌 주요 항공사 대비 양호한 수준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양사의 영업수익성이 2010년 이후 부진한 것에 대해선 일시적인 요인이 크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경기침체 및 유가급등 등 일시적인 요인이 경쟁강도의 심화 등 구조적인 원인보다 영업수익성 저하에 더 크게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양사의 영업수익성을 고려하면 과거 해외 항공사 사례와 같은 파산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나타났다.

      미국은 7대 대형항공사 중 6개사가 파산보호를 신청한 경험이 있다. 미국 항공사의 잦은 파산은 ▲규제완화에 따른 경쟁강도의 심화 ▲과중한 수준의 인건비 지급부담 ▲법제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파산신청에 따른 상대적으로 낮은 영업상 부담 등이 영향을 미쳤다.

      일본항공(JAL)은 2010년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JAL은 매출액 기준 세계 5위의 대형항공사였지만, 정부정책에 의해 다수의 비수익 노선을 운항하는 등 전반적인 운영효율성은 낮은 수준을 보였다. 이 가운데 2002년 자국 3위의 항공사인 JAS(Japan Air System) 인수로 재무적 부담이 증가하면서 기업회생 절차를 밟게 됐다.

      NICE신평은 "이들 외국 항공사의 파산에는 ▲과중한 인건비 부담 ▲구조적인 저수익성 ▲재무상태가 극히 취약했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은 이들 항공사보다 상대적으로 우수한 영업수익성을 기록하고 있으며, 비교적 양호한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파산신청 가능성은 낮은 수준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다만 과중한 차입부담으로 인해 취약한 재무상태가 지속되고 있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견해다.

      구본욱 NICE신평 연구원은 “양사의 영업현금창출 능력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차입부담 증가에 따른 양사의 신용위험 확대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