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오션 매각, 가스공사 LNG 운송권 따내도 큰 이익 없다?
입력 2014.09.15 08:55|수정 2014.09.15 08:55
    [Weekly Invest]
    가스공사 최저입찰제 도입 및 경쟁 심화로 수익성 기대 어려워
    이미 LNG선 운영하고 있어 트랙레코드 쌓는다는 명분도 약해
    • [09월14일 09:3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한국가스공사의 액화천연가스(LNG) 운송권을 확보에 해운사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지만 해운사가 실질적으로 얻는 이익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러다보니 매각 추진 중인 팬오션도 운송권 확보 여부에 따라 기업가치나 매각 흥행에 미칠 영향은 미미할 것이란 의견도 제시된다.

      가스공사는 현재 신규 LNG 전용선 6척을 운영할 해운사 선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사업 내용은 2017년부터 20년간 미국 루이지애나주 사빈패스(Sabine Pass)에서 도입할 셰일가스를 국내로 운송하는 것이다.

      가스공사는 다음주 중 계약이행능력 평가를 거칠 계획이다. 18일까지 해운사로부터 신청서를 받고 19일 적격자 선정 여부를 통보한다. 다음달 본입찰을 거쳐 최종 낙찰자를 선정하기로 했다.

      해운 업황 회복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20년간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LNG 운송권을 둘러싼 해운사의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LNG선 1척이 연간 400억~500억원의 운임 수입을 올린다면 20년간 운영할 경우 최대 1조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6척이면 6조원이다.

      기업회생절차 중 매각이 추진되고 있는 팬오션 역시 이 운송권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팬오션이 운송권을 확보하더라도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거나 매물로서의 가치가 높아지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해운업에 정통한 인수합병(M&A) 업계 관계자는 “LNG 운송으로 연간 500억원의 매출이 기대된다지만 실제로 해운사에 수익으로 반영되는 금액은 30억원 수준이라 눈에 띄는 수익성 개선을 이루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에는 가스공사가 LNG 운송선사에 일정 수준의 수익을 보장해줬지만 이번에는 처음으로 최저입찰제를 적용해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가스공사는 해운사들의 LNG 운송 경험이 쌓여 수익을 보장할 필요성이 줄어든 데다 국민들에게 싼 가격에 LNG를 공급하기 위해 최저입찰제를 도입했다는 입장이다. 기존엔 선박금융 비용, 운송비용, 인건비, 유류비 등을 반영하고도 일정 수익을 보장해줬지만 최저입찰제 도입으로 이런 이점이 크게 줄어들었다. 해운사는 선박을 새로 건조해야 하지만 가스공사의 지급보증도 없어져 예전처럼 좋은 조건에 선박금융을 일으킬 가능성도 줄어 들었다.

      해운사는 계약이행능력 평가를 통과하면 가격 경쟁을 통해 운송권을 따내야 한다. 과거엔 사업제안서 평가시 LNG선박 가격, 선박금융조건 등도 점수를 매겼지만 이번엔 해운사에 지급할 가격만이 평가 요소다.

      경쟁이 심화할 경우 해운사는 수익성을 양보해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된다. M&A 업계 관계자는 “경쟁이 심화할 경우 운송권을 따내고도 손실을 볼 가능성이 있다”며 “LNG선 운송 경험이 없는 일부 선사의 경우 손실을 감수하고라도 이번 운송권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LNG 운송 사업에 뛰어들기 위해 경험을 쌓으려는 목적이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최저입찰제를 도입에 따른 부담을 해운사에 모두 전가할 경우 LNG 수송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이를 대비한 안전장치를 마련했다”면서도 “해운사가 손실을 감수하고 입찰에 참여하는 경우까지 막을 방도는 없다”고 말했다.

      팬오션은 이미 1척의 LNG선을 운용해 가스공사의 LNG 운송을 담당하고 있다. 트랙레코드를 쌓겠다는 명분도 약할 수밖에 없다.

      팬오션 관계자 역시 “대형 운송 프로젝트 수주를 통해 벌크선 외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팬오션이 회복되고 있다는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줄 수는 있지만 큰 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