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 올라탄 데브시스터즈, '쿠키런' 롱런이 열쇠
입력 2014.09.16 09:00|수정 2014.09.16 09:00
    [Weekly Invest]
    쿠키런 매출 의존도 98%…LINE 출시 후 해외매출 급증
    게임 히트→상장→퍼블리싱 진출, 선데이토즈와 '닮은꼴'
    • [09월14일 12:0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데브시스터즈가 네이버의 모바일메신저 '라인'과 손잡으며 기업공개(IPO)를 위한 동력을 얻었다. 출시한 지 1년 5개월이 지난 '쿠키런'이 여전히 유일한 매출원이고 후속작이 마땅치 않아 게임이 얼마나 롱런할 지가 투자 판단의 변수라는 지적이다.

      데브시스터즈는 올 상반기 매출액 437억원, 영업이익 264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매출은 지난해 연간 매출(613억여원)의 70%를 넘고, 영업이익은 지난해 연간(241억여원)을 이미 뛰어넘었다. 2012년까지 대규모 적자를 내며 자본 전액잠식에 빠졌던 데브시스터즈는 지난해 쿠키런의 성공으로 불과 여섯 분기 동안 400억원이 넘는 이익잉여금을 쌓았다.

    • 국내 모바일게임의 평균 수명은 7.3개월 수준이다. 매출의 98%를 쿠키런에 의존하고 있는 데브시스터즈가 평균 수명을 훌쩍 넘긴 게임으로 올 상반기 큰 폭의 성장을 할 수 있었던 비결은 '라인'에 있었다.

      데브시스터즈는 지난 1월 라인플러스와 계약을 맺고 '라인 쿠키런'을 출시했다. 이를 통해 일본과 대만·태국 등지에서 신규 사용자가 유입됐다. 올 상반기 데브시스터즈는 구글플레이(카카오톡)를 통해 233억여원의 매출을 냈는데, 라인을 통한 매출은 176억원으로 거의 비슷한 수준이었다. 이 덕분에 지난해 연간 전체 매출에서 2.4%를 차지하던 수출 비중이 올 상반기엔 41.9%로 급증했다.

      실적은 분명 급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이는 라인을 통해 시장이 넓어져서일 뿐 쿠키런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점은 투자 위험 요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데브시스터즈와 NHN엔터테인먼트가 공동개발한 후속작 '쿠키런 문질문질'은 현재 구글플레이 기준 매출 순위 120위권 밖으로 밀려나 있다.

      데브시스터즈의 공모자금 사용 계획에도 이런 고민이 묻어난다. 데브시스터즈는 1100억원이 넘는 공모 자금 중 가장 많은 371억여원을 신규 게임 개발 및 라이브 게임 개발 비용으로 사용한다. 특히 쿠키런의 대규모 업데이트를 통해 수익 창출력을 유지한다는 포석이다.

      데브시스터즈는 지난해 여름 '쿠키런 두번째 이야기' 업데이트를 통해 급락하던 일평균사용자수(DAU)를 이전 수준으로 끌어올린 경험을 가지고 있다. 업데이트를 통한 신규 콘텐츠 공급은 쿠키런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비교적 장수하고 있는 비결이기도 하다.

      공모 자금 중 200억원은 퍼블리싱 사업에 활용한다. 소규모 스튜디오 투자에 100억원, 모바일 게임 퍼블리싱에 100억원 등이다. 외부 제작사가 만든 게임을 유통하는 퍼블리싱은 일정한 사업 규모를 달성한 모바일 게임 제작사가 흔히 진출하는 신규 사업이다. '애니팡'의 선데이토즈와 '아이러브커피'의 파티게임즈도 퍼블리싱 사업 진출을 선언한 상태다.

    • 이외에 쿠키런 캐릭터를 활용한 상품사업에 60억원, 마케팅에 209억원, 서버 운용 비용에 270억여원이 책정됐다. 신작 게임이나 구체적인 퍼블리싱 사업에 대한 청사진이 뚜렷하지 않은 지금, 데브시스터즈의 상장 후 전략은 당분간 쿠키런을 캐시카우(Cash-cow) 삼아 장기적인 먹거리를 확보해 보겠다는 것으로 읽힌다.

      데브시스터즈는 지난달 25일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오는 24~25일 공모 청약을 받는다. 공모 규모는 최대 1350억원에 달한다.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공모가 상단 기준 5400억원이다. 선데이토즈(시가총액 5800억여원)와 비슷한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