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캐피탈 매물…시장은 '시큰둥'
입력 2014.09.18 08:00|수정 2014.09.18 08:00
    [존재감 사라지는 캐피탈社⑤]
    • [09월17일 09:5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지난 2년간 국내 M&A시장에서는 여러 캐피탈 매물이 속출하다시피했다.

      하지만 일부를 제외하고는 매각이 더디게 진행되거나 마땅한 인수후보를 찾기 어려운 일이 자주 발생했다.

      가장 주목받은 매물은 아주산업이 씨티증권을 매각주관사로 고용해 매각을 진행해온 아주캐피탈. 이런저런 후보들의 참여가능성이 거론됐지만 최종 입찰에 참여한 곳은 제이트러스트와 러시앤캐시 2곳에 그쳤다. 두 곳 다 대부업 계열에 일본계 금융회사다. 동시에 기존 대부업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주류권 금융회사로 탈바꿈하려는 움직임을 보인 곳이다. 더 나은 가격을 써낸 곳이 인수자가 될 전망이다.

      아직 가시화되지는 않았지만 우리투자증권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한 KT캐피탈도 주요 매물중 한다. KT그룹의 우산에서 벗어나 어느 회사가 인수할 것이냐가 관건. 금융업을 영위하고 있지 않거나 영역을 확대하려는 기존 금융회사가 인수후보로 꼽힌다. 물론 얼마나 많은 회사들이 인수의사를 보일지는 두고봐야 할 일.

      두산캐피탈은 오랫동안 매각을 진행해왔으나 이렇다할 결과를 내놓지 못한 대표적인 사례다. 한때 산은금융지주와 진지하게 매각협상을 진행했지만 가격 이견차이가 너무 컸다. 또 두산캐피탈에 참여한 미래에셋 사모펀드(PEF)등 재무적 투자자(FI)들의 투자수익 보장 문제도 걸려있는터라 거래가 쉽게쉽게 진행되기 어려웠다. 고육책으로 두산캐피탈 가운데 '알짜'로 꼽힌 (중국)융자조임유한공사(DCFL)을 떼내 두산인프라코어차이나로 보내는 방안이 나온 것도 매각 과정이 영 여의치 않았던 때문이다.

      SC캐피탈 매각과정 역시 현재 국내에서 캐피탈 매물이 소화되기 어려운 현주소를 보여준 사례로 꼽힌다. 이런 저런 인수후보를 찾고 찾다가 간신히 제이트러스트를 새 주인으로 맞이했다.

      캐피탈 매물이 소화되기 어려운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주력 인수후보인 금융지주사들이 모두 관련회사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따져보면 캐피탈 회사를 살만한 곳은 비은행(Non-Banking) 부문 영역확대를 노리는 금융지주사가 가장 적절한 인수후보다. 아주캐피탈 매각이 추진될 당시 저축은행을 비롯한 다른 금융계열사를 떼어낸것도 금융지주사들을 노린 측면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신한금융지주를 비롯, 대다수는 캐피탈사도 이미 보유하고 있다. 캐피탈 시장 상황이 어렵다보니 추가로 인수할 수요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