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금융업 영토 확장 '험난'…계열 '금융 3총사' 실적 저조
입력 2014.09.18 08:00|수정 2014.09.18 08:00
    카드·손보·캐피탈 '앞날' 불투명
    오너의 '금융업 사랑'은 여전해
    고객 '낮은 선호도'등 극복해야
    • [08월28일 08:3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 롯데그룹의 금융업 영토 확장이 갈수록 요원해지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금융업에 대한 관심이 남다르지만 롯데카드·롯데손해보험·롯데캐피탈 등 주력 금융사들은 내우외환(內憂外患)에 시달리면서 좀처럼 바닥을 칠 기회를 찾지 못하고 있다.

      롯데카드·롯데손해보험·롯데캐피탈 등 롯데 금융 '3총사'가 그룹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7% 수준에 그친다. 하지만 금융업에 대한 관심만큼은 작지 않다. 금융업은 롯데그룹이 강점을 가진 유통 네트워크를 활용해 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 기회사업인 동시에 유사시 그룹에 유동성을 제공할 수 있는 조달창구로써 활용할 수 있다.

      일본 노무라 증권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신동빈 회장은 금융업 확장에 대한 의지가 남다른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에 그룹차원의 인수·합병(M&A)을 통해 금융업 외형 확장에 애쓰고 있다.

      하지만 롯데 금융 3사는 최근 계속되는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롯데카드와 롯데캐피탈의 영업이익은 2011년 이후 줄곧 내리막길이다. 롯데손해보험(이하 롯데손보)은 적자 수준의 저조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는 특히 각사마다 제각각 악재들이 터지면서 힘든 한 해를 보내고 있다.

      롯데카드는 연초 KB국민카드, NH농협카드와 함께 고객 금융 정보 유출 사실이 알려지면서 큰 홍역을 앓았다. 고객들의 카드 재발급, 정지 및 해지가 급증했다. 카드사로선 2002년 카드사태 이후 10년만에 3개월간의 영업 정지 제재를 받기도 했다.

      이는 곧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올해 1분기 기준 개인회원 수 및 카드발급 수가 지난해말에 비해 약 6~7% 감소했고, 분기별 신용카드 이용실적도 수년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현재 정보유출 사태 수습에 전력을 다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잃어버린 고객들 신뢰를 회복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사업을 정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 롯데손보는 성장이 멈춘 상태다. 롯데가 금융부문을 키워보겠다는 취지로 2008년 ‘대한화재해상보험’을 인수했지만 7년이 지난 지금 '롯데' 간판을 달고 있는 것이 무색할 정도로 시장점유율 3%에 발목이 잡혀있다. 2008년 롯데가 인수했을 당시 시장점유율이 3.1%인데 5년이 지난 2013년말에도 3.2%에 머물렀다.

      롯데손보의 부진은 금융업계에서도 화젯거리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롯데'라는 우산 아래에 있으면서도 성장을 하지 못하는 것은 의문"이라며 "중소형 업체를 인수했다고는 하지만 롯데가 인수한 만큼 성장을 기대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롯데손보는 LIG손해보험(이하 LIG손보) 인수를 반전의 계기로 삼으려고 했다. 하지만 그룹 차원의 적극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KB금융그룹에 뺏기고 말았다. 보험업계에선 LIG손해보험 인수 실패로 롯데손보의 성장성 정체는 더 길어질 것이라는 분석들을 내 놓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롯데손보가 LIG손보 인수로 업계 내 상위권 업체로 도약을 기대했으나, 이마저도 실패하면서 앞으로 성장동력을 잃었다"며 "롯데가 앞으로 보험업을 계속 영위할 의지가 있을 지도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롯데캐피탈은 규제 직격탄을 맞았다. 정부가 입법 예고한 '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령 및 감독규정 개정안'에 따르면 자산규모 2조원 이상의 여신전문금융회사는 가계신용대출을 총자산의 10% 이내로 제한해야 한다. 다른 캐피탈사들에 비해 개인신용대출 비중이 큰 롯데캐피탈 입장에선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

      롯데캐피탈의 총자산규모는 4조원이 넘는다. 그중 개인신용대출은 9000억원 규모로 총자산대비 21%를 차지한다. 이 법이 시행되면 롯데캐피탈은 개인신용대출을 총자산의 10% 수준으로 맞추기 위해 개인신용대출 5000억원 줄여야 한다. 캐피탈 업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감축 노력이 필요하다.

      롯데캐피탈로서는 기존 주력사업을 대폭 줄이고 신사업에 진출하는, 사업의 전면적인 개편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롯데캐피탈도 이번 개정안 시행에 적잖게 당황하는 분위기다.

      캐피탈업계 관계자는 "롯데캐피탈이 개인신용대출을 축소하고 기업신용대출 사업을 확대한다고 하더라도, 이미 은행계 캐피탈사 등 막강한 경쟁자들이 존재해 여러모로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금융 3사가 난관에 봉착했지만, 금융업 육성은 계속 될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회장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금융업을 생각하고 있는 만큼 어려움 속에서도 금융부문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 금융업의 성장성 한계 ▲기업문화에 따른 롯데에 대한 낮은 선호도 등 대내외적인 악재들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신 회장의 금융업 영토 확장은 요원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