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 나오는 중위험·중수익 투자 강화…유럽주식·채권시장 주목"
입력 2014.09.18 08:30|수정 2014.09.18 08:30
    정진용 우정사업본부 예금사업단장 인터뷰
    "올 7월말 운용수익률 4.24%, 마진율 2%포인트대 가까워져"
    "해외투자 비중 10% 수준…중장기적으로 확대 불가피"
    • [09월 12일 15:06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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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진용 우정사업본부 예금사업단장

      우정사업본부(이하 우본)는 국민연금에 이은 국내 최대 기관투자가로 꼽힌다. 예금사업단·보험사업단으로 나뉘어 각각 61조원·46조원가량의 자금을 운용하고 있다. 국내 자본시장에 미치는 영향력도 막강하다.

      큰 규모에도 불구하고 우본이 자금을 운용하는 데는 제약사항이 적지 않다. 특히 예금자금의 경우 수신은 허용되지만 기업이나 개인고객에 대한 여신이 불가능해 은행처럼 예대마진으로 안정적인 이익을 내지 못한다. 순수하게 자산운용으로만 돈을 벌어서 예금고객에게 이자를 지급하고 수익을 내야 한다.

      이런 한계 속에서 우본 예금사업단은 지난 7월말 기준으로 4.24% 라는 괜찮은 수익률을 냈다. 마진폭(운용수익-조달비용)도 2%포인트 가까이 높아졌다. 정진용 예금사업단장(50·사진)은 지난해 8월부터 예금사업단을 이끌며 이 같은 성과를 냈다. 정 단장은 "조달비용을 낮추고 해외 주식·채권에서 수익을 낸 것이 효과를 발휘했다"고 밝혔다.

    • -올 상반기 우본 예금사업단의 자산운용 성과는?

      "7월 말 기준으로 4.24% 정도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마진율도 197bp 정도 기록했다. 당초 100bp 정도의 마진이 나오는 게 목표였는데 그 이상의 성과가 나왔다."

      -자금운용 제한이 많은데 특별한 비결이 있었는지?

      "최근 시장환경에서 운용수익 제고에 한계가 있다 보니 발상을 바꿔 조달비용을 줄였다. 우체국예금은 은행에 비해 정기예금 등 저축성예금이 많고, 요구불예금(이자율이 낮은 수시인출 가능 예금) 비중이 낮다. 일선 영업현장에서 요구불예금을 전년 말 대비 1조원 이상 올렸다. 지난해 2.7%에 달했던 조달금리가 올해 2.3%로 40bp가량 낮아졌다."

      -운용수익률을 올리기 쉽지 않은 환경이었는데?

      "금리인상을 예상했는데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면서 채권평가액이 늘었다.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해외주식과 해외채권에서 수익률이 잘 나왔다. 인도 등 아시아지역 투자액을 1400억원에서 2000억원가량 늘렸는데 여기서 12% 가까운 수익이 나오기도 했다."

      -우본 예금단에 필요하고 적절한 투자상품과 대상은?

      "단기성 금융상품 비중이 높고 대출 제약으로 인해 예대마진은 없어 항상 유동성과 안정성을 고려한다. 또 짧은 기간에 수익을 내야 하는 고민도 있다. 그래서 전체 포트폴리오 중에 50%가량이 금융상품에 투입된다.

      남은 자금을 투자하더라도 꾸준한 현금흐름을 보장해주는 수익이 필요하다. 이자나 배당금 등이 정기적으로 나오는 수익을 선호한다는 뜻이다. 대체투자도 마찬가지다. 전체적으로 조달금리 대비 1%포인트 이상의 수익이 목표라고 한다면 대체투자도 타 기관과는 달리 고수익 보다는 중위험-중수익의 투자가 필수다. 동시에 어느 정도 원금보장이 이뤄지는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

      -예금단의 해외자산 비중과 운용 방식은?

      "우본 예금단 전체에서 해외투자 비중이 약 10% 정도에 그친다. 물론 전체 자산 가운데 절반가량이 단기금융상품 등에 투자되니까 나머지 50%를 기준으로는 20~30% 수준이다. 해외주식은 위탁투자를, 채권은 직접투자와 위탁투자를 병행하고 있다. 대체투자 역시 위탁투자 성격이 강하다.

      국내 자본시장에서 수익을 내는 자산군이 부족하니 해외투자 확대는 불가피하다. 리서치, 인력, 투자네트워크 등을 비롯한 여러 해외투자 인프라도 확충해야 한다. 해외투자 경험과 노하우 확보를 위해 글로벌자산배분펀드(GTAA Fund)를 약 3000억원 규모로 마련해 글로벌 포트폴리오 관리와 운영을 테스트할 예정이다. 펀드 운용을 통해 해외투자 네트워크도 확대할 계획이다."

      -자산별로 주로 예상하는 해외 투자지역은?

      "해외주식과 채권의 경우 유럽 시장 쪽에 관심을 갖고 있다. 상대적으로 위험이 덜하고 회복세이기 때문이다. 미국 주식 부문은 펀더멘털이 양호하나, 밸류에이션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추가 수익을 위해 흥국 시장도 놓치지 않으려고 한다. 주식과 성장자산은 선진국 쪽, 권 등 안전자산은 신흥국 쪽으로 보고 있다."

      -모든 국내 공공 연기금들이 위탁운용사를 선정할 때마다 항상 뒷말이 무성한데, 우본 예금단은 어떤지?

      "우본 예금단은 규모도 크고 바라보는 시선도 많다. 자연히 거의 대부분 정확하고 엄밀한 정량평가 위주로 이뤄지게 된다. 운용성과와 인력 등에 대한 평가도 이뤄진다.

      하지만 과거의 운용수익률 이외에 다른 정성적인 측면도 평가해야 우본에 적합한 운용사를 뽑을 수 있다. 현재 연구용역을 통해 운용사 선정방법에 대한 역량강화를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