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신세계, 해외 유통업계 비해 자산수익률 떨어지는 이유
입력 2014.09.23 18:07|수정 2015.07.22 14:30
    [Weekly Invest]
    롯데쇼핑 5.9%·이마트 8.6%로 글로벌 평균 14.3%에 크게 못미쳐
    도심 중심 매장 및 고급스러운 매장환경 등 자산효율성 떨어져
    • [09월21일 12:0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 롯데와 신세계, 국내 대표 유통기업들이 글로벌 유통업계에 비해 총자산수익률(ROA)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장 위치 및 인테리어 등 국내 소비자 기호에 맞추다 보니 상대적으로 자산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ROA는 총자산 대비 상각전영업이익(EBITDA)으로 기업의 총자산에서 당기순이익을 얼마나 올렸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이다. 다시 말해 특정 기업이 자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용했느냐를 ROA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NICE신용평가의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대표 유통업체 9개사의 ROA는 최근 4년간 소폭 하향세를 보이고 있으며 지난해 평균 ROA는 14.3%이다. 세계 1위인 미국의 월마트(Wal-Mart)의 ROA는 17.5%로 평균보다 3.2%포인트 높았다. 미국의 홈데포(Home Depot)는 26.8%로 조사 대상 기업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반면 일본 이온(Aeon)은 하향세를 지속하며 5.5%로 가장 낮았다.

      국내 대표 유통업체인 롯데그룹의 롯데쇼핑과 신세계그룹의 이마트는 글로벌 평균 대비 낮은 ROA를 기록했다.

      롯데쇼핑의 경우 2010년 7.9%였던 ROA가 2년만인 2013년에 5.9%로 떨어졌다. 이마트는 2011년 7.1%에서 2012년 9.2%로 올라갔지만, 2013년에 다시 8.6%로 감소했다.

      롯데쇼핑과 이마트의 EBITDA 마진은 하향추세이긴 하지만 글로벌 업체 대비 우수한 편이다. 지난해 롯데쇼핑은 8.2%, 이마트는 8.7%의 EBITDA 마진을 기록했다. 해외 9개사 평균치는 7.5%였다. 롯데쇼핑과 이마트보다 높은 기업은 13.9%를 기록한 홈데포 정도였다.

    • 롯데쇼핑과 이마트의 EBITDA 마진이 우수한 반면 ROA는 열위한 것은 자산효율성이 떨어지는 국내 유통업계만의 특징이 반영된 결과다.

      전명훈 NICE신용평가 평가전문위원은 "국내 유통업계는 백화점의 주력점도 도심에, 대형마트도 도심에 위치해 있다"며 "마트의 경우 대부분 교외에 위치한 해외업체들에 비해 땅값 부담 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고급스러운 매장 환경도 자산효율성을 떨어뜨리는 배경으로 꼽힌다. 미국 월마트와 프랑스 까르푸가 한국 시장 진출에 실패한 원인 중 하나로 '현지 적응 실패'를 꼽는다. 할인점의 기본 공식에 집착한 나머지 '한국형' 할인점에 깃들여진 국내 소비자들의 취향을 헤아리지 못했다는 얘기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월마트나 까르푸는 현지에서 하던 것처럼 창고형 할인점을 선보였지만, 당시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어필하지 못해 외면받았다"며 "반면 국내 유통업계는 각종 편의시설을 갖추고, 쇼핑 환경을 개선하는 데 집중했는데 글로벌 유통업체들에 비해 매장 투자 규모가 더 크다 보니 자산효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앞으로 국내 유통업계를 평가하는 지표로서 ROA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경기 부진 장기화 및 유통 채널 다변화로 업계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수익성 개선을 위해선 자산효율성이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롯데쇼핑이 백화점 및 마트 등을 묶어 세일즈앤드리스백(Sales & Lease Back)을 하는 등 자산유동화를 늘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늘어나는 투자 규모를 감당하기 위해 외부차입 규모도 늘었다. 2013년 롯데쇼핑의 EBITDA 대비 총차입금 배율, 총차입금 의존도는 각각 5.5배, 32.5%로 해외 9개사 평균 2.3배, 27.0%를 웃돈다.

      전명훈 평가위원은 "백화점,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한 유통업체의 경우 ROA 하락이 지속될 것"이라며 "저성장, 저금리 기조를 고려하면 국내 유통업계의 ROA 하락세가 예상되는 만큼 ROA가 위험관리지표로서의 중요성이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