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기' 성공한 금호고속 매각 딜, 투자업계 화제
입력 2014.09.26 08:55|수정 2014.09.26 08:55
    금호산업-아시아나 매각 부각되며 박삼구 회장 우선매수권 영향력 희석돼
    대형 사모펀드들 줄줄이 참여…10월말 이후 본입찰 등 거치면서 가시화 전망
    • [09월23일 16:2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금호고속 매각(M&A)이 예상(?)을 뒤엎고 흥행을 기록하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걸림돌로 평가됐던 우선매수권 이슈가 완화됐고, 내로라 하는 대형 사모펀드(PEF)들도 줄줄이 참여했다.

      벌써 성공을 예단하기는 이르지만 지금까지 성적표는 기대 이상으로 평가받는다.

      금호고속 주인인 IBK투자증권-케이스톤 파트너스 PEF가 거래를 시작할 당시만 해도 시장에선 이 딜이 성공할까 우려가 많았다.
       
      금호고속이 현금창출력이 우수한 매력적인 회사라는 점에 대해서는 누구나 인정했다. 하지만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의 '우선매수권' 이슈가 워낙 강하게 부각됐다.

      금호고속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졌던 투자업계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금호가 아닌,다른 대기업은 못들어온다", "한국에서  활동하는 사모펀드라면 쉽게 덤벼들기 힘들다"고 입을 모았다. 자연히 금호가 되사갈 것인데, 돈을 얼마나 들일것이냐만 남았다는 얘기도 나왔다. 투자은행(IB)들 사이에서도 매각주관사를 따낸 메릴린치에 대한 '부러움'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런 배경 아래 여론전도 치열하게 벌어졌다.

      이번 거래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곳은 채권단, 즉 산업은행이었지만 공식적인 움직임도 적었다.

      한때 일각에서는 산은이 금호터미널의 금호고속 재인수에 반대할 것이란 예상도 나왔다. 그러나 산은이 직접나서 반대하지도 않았다. ▲금호산업-금호터미널이 정당하게 보유한 우선매수권 행사를 반대할 명분이 없고 ▲금호터미널이 금호고속의 투자자(LP)이기도 한 만큼 금호고속을 싸게 사든, 비싸게 사든 회사로 이익이 귀속된다는 논리가 있었다. '융통성이 없고 경직되어 있다'는 평가를 받아온 산업은행으로서는 '명분'과 '과정'을 따지면서 이 딜에 이래라저래라 나서지 않을 것이 당연히 예상됐다.

      이런 분위기가 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 패키지 매각이 가시화되면서 급반전을 맞이했다.

      올 연말 예정된 금호산업 워크아웃을 앞두고, 26곳의 채권단이 공개매수 회피를 위해 워크아웃 기간내 금호산업 매각을 검토 중이다. 이렇게 되면 '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금호터미널' 3사 패키지가 통째로 시장에 팔릴 수 있다.

      박삼구 회장으로서는 금호고속을 되사느냐 마느냐를 고민할 상황이 아니다. 발등에 떨어진 금호산업에 대한 경영권 유지를 생각해야 한다.

      금호터미널이 보유한 자금의 '활용도' 도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이 자금으로 금호터미널이 금호고속을 산다고 해본들, 금호산업 매각이 시작되면 '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금호터미널→금호고속'으로 패키지로 또 팔아야 한다.

      그렇다고 금호터미널 자금으로 금호산업을 사기도 어렵다. 당장 '순환출자' (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금호터미널→금호산업) 이슈가 불거진다. 형식논리상으로도 매각대상(금호산업 패키지) 스스로 자사지분 (금호산업 패키지)를 산다는 오류가 발생한다.

      원천을 따져보면 당연히 예정된 결과이기도 했다. 금호산업에 대한 채권단 지분율이 70%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오로지 10% 남짓한 지분만으로 금호산업을 지배해왔던 박삼구 회장의 지배력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간 겉으로 드러나지만 않았을 뿐, 실제 주인이 전면에 나서면서 상황이 뒤바뀌었다. 

      게다가 칼라일, 아폴로 같은 외국계 PEF 이외에도 H&Q, 이큐파트너스, 그리고 MBK파트너스 등 굵직굵직한 국내 펀드들도 금호고속 인수 의사를 표명했다. 금호그룹 재인수 가능성 이슈가 크게 약화된만큼, 연간 500~600억원 현금창출이 가능한 회사 인수를  따져보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이기도 했다.

      상황이 여기까지 이르자 투자업계에서는 "죽은 줄 알았던 거래가 되살아났다"라는 평이 나오기도 했다. 매각 측과 매각주관사도 성공적인 매각에 따른 이익확보와 레퓨테이션 상승 효과를 기대할만한 상황이다.

      인수후보들이 늘어난만큼 실사기간(예비실사)가 10월초 시작된다고 감안할 경우. 금호고속 매각과 새 주인 찾기는 10월말 본입찰 등을 통해 막바지로 치달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