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 국내만 비교·EBITDA 지표로 공모가 끌어올렸다
입력 2014.09.30 18:04|수정 2014.09.30 18:04
    IBM·엑센추어 등 PER 낮은 글로벌ICT기업 비교대상 제외
    PER 기준으론 주당 13만원…EV/EBITDA 적용해 공모가 높여
    • [09월30일 15:41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삼성SDS가 SK C&C와 포스코ICT만을 비교대상으로 삼아 공모가를 산정했다. IBM이나 엑센추어 등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과 비교시 공모가가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부담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삼성SDS는 기업가치 대비 상각 전 영업이익(EV/EBITDA) 지표를 통해 공모가를 끌어올렸다. 지금까지 EV/EBITDA를 활용한 기업 상당수가 상장 이후 주가 부진에 시달린 전철을 밟을 지 관심이 쏠린다.

      삼성SDS는 공모희망가 밴드를 15만~19만원으로 산정했다. 공모가 상단 기준 시가총액이 15조원 수준이다. 이는 주관사 선정 시 후보들이 제시했던 수치로 이후 삼성SDS 상장의 기준선이 돼왔다.

      시장에서는 영업이익률 7%대의 비교적 낮은 수익성을 봤을 때 시가총액 15조원은 다소 어렵지 않겠느냐는 평이 많았다. 그러나 삼성SDS는 주가순이익비율(PER)과 EV/EBITDA 요건을 활용해 기준선에 근접하는 공모가 밴드를 내놨다.

    • 공모가 산정을 위한 동종 비교기업으로는 포스코ICT와 SK C&C가 선정됐다. 삼성SDS와 주관사단은 이 두 기업의 최근 4개 분기 순이익 실적에 현재 기준 시가총액을 대입해 평균 PER 배수를 산출했다. 포스코ICT가 34.8배, SK C&C가 41.32배로, 이 두 값의 평균인 38.06배가 삼성SDS의 적용 배수가 됐다.

      삼성SDS의 최근 4개 분기 합산 당기순이익은 3547억원이다. 여기에 38.06배를 곱한 13조5000억원을 기준 시가총액으로 산출했다. 주당 가치는 17만4476원이다.

      시장에서는 당초 삼성SDS가 글로벌 ICT 라이벌인 IBM과 엑센추어를 공모가 산정에 반영하지 않겠느냐는 평가를 내놨다. 그러나 삼성SDS는 이를 택하지 않았다. 30일 기준 IBM의 PER은 12배, 엑센추어의 PER은 18.8배에 불과하다. 만약 이를 공모가 산정에 반영했다면 삼성SDS의 적용 PER은 26.7배로 뚝 떨어지고, 기준 시가총액도 10조원에 미달하게 된다.

      삼성SDS는 여기에 EV/EBITDA를 공모가 산정 기준으로 추가 적용했다. 유무형 자산상각비 비중이 크다는 이유였다. 지난해 연결감사보고서 기준 삼성SDS의 감가상각비 및 무형자산상각비는 총 3635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5056억원의 70% 수준이었다.

      EV/EBITDA는 회사별 재무상황 및 감가상각법 등이 달라 편차가 크다. 실제 비교대상 기업인포스코ICT EV/EBITDA 배수는 9.92배, SK C&C는 29.70배로 계산됐다. 차이가 3배에 달하지만 삼성SDS는 이 둘의 중간값인 19.81배를 적용 배수로 삼았다.

      삼성SDS의 지난 4개 분기 동안의 상각 전 영업이익은 9437억원이었다. 여기에 19.81배를 적용한 18조6962억원이 기준 시가총액이 됐다. 주당 가치는 26만609원이다.

      삼성SDS는 서로 다른 기준으로 계산한 두 값을 단순 평균해 기준 주당 가치(평가가액)를 21만7543원으로 계산했다. 여기에 13~31%의 할인율을 적용한 게 현재 공모희망가 밴드다. PER 기준으로는 13만원에 불과한 주식의 가치를 EV/EBITDA 적용을 통해 50% 넘게 끌어올린 셈이다.

      EV/EBITDA는 기업의 실제 영업자산 활용도 및 자금창출력을 측정한다는 원래 가치에도 불구, 공모가를 뻥튀기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 때문에 EV/EBITDA를 주요 지표로 활용한 현대HCN·CJ헬로비전 등은 상장 이후 상당 기간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았다.

      증권사 관계자는 "장외시장(K-OTC)에서 삼성SDS 주식이 31만원에 거래되고 있지만 상장 기대감 등이 섞여 과도하게 오른 면이 있다"며 "적정 기업가치를 8조~9조원으로 생각해 온 투자자들이 많아 공모 흥행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