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특수강 M&A, 특수강업계 미칠 영향은
입력 2014.10.14 09:00|수정 2014.10.14 09:00
    현대제철, 자체 공장 신설시 업계 전체 공급량 증가
    세아특수강, 독점문제 해결 숙제
    • [10월10일 08:32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 이미지 크게보기
      동부특수강 포항공장 연속로(제공=동부특수강)

      동부특수강 인수전 결과에 따라 국내 특수강 시장 구도가 재편될 전망이다. 현대제철·세아그룹 중 어느 회사가 동부특수강을 인수하느냐에 따라 업계 전체 공급량에 변화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동부특수강은 특수강 시장에서 점유율 23%를 차지하고 있다. 냉간압조용강선(CHQ Wire)과 마봉강(CD Bar) 등 총 연간 생산량은 2013년 기준 40만톤 수준이다.

      현대제철이 동부특수강을 인수할 경우 현대차그룹은 두 마리 토끼를 잡게 된다. 현대제철은 선재 수요처를 확보하게 되고,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생산에 필요한 특수강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게 된다. 현대제철은 2016년부터 특수강 상공정에 해당하는 선재(40만톤)·봉강(60만톤)을 생산할 예정이다. 현대제철은 기존 포스코가 공급하던 선재를 동부특수강에 공급할 수 있게 된다.

      현대제철이 추가적으로 시설투자(CAPEX)에 나서지 않는다면 업계 전체 생산량에 큰 변화는 없게 된다. 세아특수강이 수급 측면에서 입는 피해는 크지 않더라도 실적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평가다. 

      이영규 NICE신용평가 연구원은 “현대제철 특수강 수직계열화가 이뤄지면 현대차그룹의 특수강 가격 교섭력이 커져 특수강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며 “현대차그룹은 세아특수강의 주요 거래처이기도 하기 때문에 가격 하락으로 인한 피해를 피하기 힘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아그룹이 동부특수강 인수에 성공할 경우 업계 독보적인 업체로 거듭나게 된다. 세아특수강의 지난해 시장점유율이 40%대이기 때문에 동부특수강과 합칠 경우 시장점유율은 60%를 훌쩍 넘기게 된다. 시장지위가 올라가는 측면 이외에도 수익성 개선도 꾀할 수 있다.

      조강운 신영증권 연구원은 “세아특수강이 동부특수강에 비해 기술력이 좋기 때문에 영업이익률도 높다”며 “기술 전수 등을 통해 추가적으로 수익성이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세아특수강이 동부특수강을 인수하기 위해서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승인절차를 통과해야 한다. 두 기업이 합병할 경우 CD Bar의 시장점유율은 80%를 넘기 때문에 독점과 관련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세아특수강 관계자는 “독점 문제와 관련해 이미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했고, 인수시 문제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제철은 동부특수강 인수에 실패한다면 자체적으로 공장을 신설해서라도 특수강 하공정 생산 능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동부특수강 인수에 매진하고 있지만 실패할 경우 공장 설립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경우 업계 전체의 생산능력이 증가돼 공급 경쟁이 초래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조 연구원은 “현대제철의 공장 신설 여부에 대해 업계 관심이 모이고 있다”며 “현대제철이 동부특수강 인수에 성공하더라도 이후 추가 투자가 이뤄질지 여부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현대제철이 자체적으로 특수강 하공정 생산에 돌입하더라도 단기간에 경쟁력을 확보하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남광훈 교보증권 연구원은 “엔진 부속품 등에 사용되는 특수강은 높은 정밀도를 가지는 것이 필수적이다”며 “세아그룹 수준의 기술 경쟁력을 현대제철이 단기간에 확보하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