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션, "IPO 주관사 되려면 우호적 리서치 리포트 내야"
입력 2014.10.14 09:00|수정 2014.10.14 09:00
    [Weekly Invest]
    RFP에 '우호적 리서치 리포트 제고 방안' 구체적 적시
    최근 1년내 투자한 FI 지분이 40%…상장 후 투자 회수 전망
    • [10월12일 12:0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이노션이 기업공개(IPO) 주관사 선정 과정에서 증권사들에게 '적정 주가 유지를 위한 우호적 리포트 제고 방안'을 요청했다. 지분율이 40%에 달하는 재무적투자자(FI)의 투자 회수(exit)를 염두에 둔 것으로 분석된다.

      이노션은 지난 7일 국내외 증권사에 발송한 입찰제안요청서(RFP)에 "당사에 대한 우호적 리서치 리포트 제고 방안을 제출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상장 후 적정 주가 유지를 위한 전략 및 지원 방안도 제안해달라고 덧붙였다.

      이는 RFP에 일반적으로 담기는 '상장 후 주가 안정화 방안'보다 한발짝 더 나아간 것이다. 보통 "적정 주가 유지를 위한 전략 및 지원방안을 제안해달라"는 데에서 그치지만, 이노션의 경우 '우호적 리서치 리포트'라고 대상을 구체화했다.

      이는 주관사로 선정되기 위해서는 상장 후에도 리서치센터를 통해 지속적으로 우호적인 레포트를 생산해야 한다는 의미로 읽힐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노션이 이처럼 상장 후 주가에 무게를 두는 이유는 지분 40%를 보유한 FI들을 의식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노션은 지난해 12월 스틱인베스트먼트에게 지분 10%를, 지난 8월 모간스탠리 프라이빗에쿼티(PE)와 SC은행·아이솔라캐피탈에 지분 30%를 매각했다.

      아직 지분에 투자한 지 1년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이라 FI들은 이번 상장에서 구주매출에 소극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상장 공모에서 FI 지분 40%를 한꺼번에 털어내는 것도 부담스럽다. 자연스럽게 FI들은 공모 과정에서 보유 지분에 6개월 보호예수를 걸고, 추후 시장에서 대량매매(블록세일)를 통해 지분을 털어낼 전망이다.

      FI들의 성공적인 투자 회수를 위해서는 상장 후 적정한 주가가 유지되는 것이 필수다. 이번 상장이 FI들과의 약속에 따라 진행되는 것인만큼, 이노션이 상장 후 주가 관리에 일반적인 다른 상장 공모보다 더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평가다.

      증권사 관계자는 "우호적 리서치 리포트라는 표현이 구체적으로 적시돼있다는 점에서 특이한 면은 있다"며 "FI의 투자 회수를 위한 IPO라는 목적이 명확한만큼 장기투자자 등 주가관리에 유리한 투자자를 유치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증권사가 주관사로 선임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