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유력 후보로 꼽혔으나 인수 참여 여부 명확한 결론 못 내려
국내 소매·유통 쪽 대형 M&A 성사 경험 적어…인수 시너지도 불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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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12일 09:0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KT렌탈의 주요 인수 후보로 꼽혔던 GS그룹이 거래에서 한 발 물러서는 모양새다. GS그룹 자체가 대형 M&A에 나선 경험이 적은 데다 인수 후 시너지가 뚜렷하지 않은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
지난 6월 KT렌탈이 매물로 나왔을 당시 GS그룹은 SK그룹과 함께 유력 후보로 여겨졌다. 하반기 최대 거래로 급부상하며 투자은행(IB)과 회계·법률자문사뿐 아니라 주요 PEF 역시 GS그룹과 손을 잡기 위해 분주했다.
렌탈업 특성상 대형 사모펀드(PEF) 단독 참여가 쉽지 않은 데다 KT렌탈이 시장 점유율 1위 업체라 눈독을 들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GS홈쇼핑과 GS리테일은 홈쇼핑과 편의점 사업 외에 신성장 동력 확보하기 위해 이번 인수전에 참여할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매각이 본격화 됐음에도 GS그룹은 아직까지 명확한 결론을 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KT렌탈 인수 타당성 검토는 하고 있지만 쉽게 가닥을 잡지 못하는 것이다.
GS홈쇼핑이 전면에 나설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지만 한때 그룹 내에서 인수 주체를 확정하지 못해 혼선을 겪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다. SK가 SK네트웍스를 내세워 자문사까지 확정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국내 M&A 거래에서 GS의 '고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특히 소매·유통업에서는 소위 '메가 딜(Mega Deal)'을 성사시킨 경험이 드물다. KT렌탈 인수 과거 GS리테일을 앞세워 하이마트와 코웨이 인수전에 뛰어들어 입찰 막판까지 갔지만 완주에 실패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GS그룹이 관심을 가질 만한 M&A 매물이 나오면 꾸준한 관심을 갖고 밸류에이션 작업도 열심히 하는 편"이라며 "그러나 '꼭 인수해야 한다'는 느낌도 덜하고 공격적으로 밀어붙이는 스타일도 아니다"고 전했다.
KT렌탈의 거래 규모 역시 GS의 결정을 어렵게 만드는 요소다.
시장에서는 KT렌탈 매각 금액을 최소 6000억원 이상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경쟁이 치열해지면 조(兆)단위도 넘길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GS홈쇼핑이나 리테일의 보유 현금이 부족하지 않지만 일정 규모 이상의 외부 차입이 불가피하다. 투자 조건을 챙겨줘야 하는 재무적 투자자(FI)를 초청하는 것도 그리 달가운 일은 아니다.
다른 관계자는 "KT렌탈 인수가가 1조원 얘기가 나오면서 자금 마련에 대한 부담이 따를 것"이라며 "GS그룹은 KT렌탈의 인수 의지가 강력하다기 보다는 '좋은 딜인가'에 대한 걱정이 더 많은 상태"라고 귀띔했다.
인수 시너지가 분명하지 않은 점도 문제다. KT렌탈과 GS홈쇼핑이 사업적인 접점이 뚜렷하지 않은 데다 기존에 렌탈업을 영위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번 인수로 얼마의 이득을 보게 될지 미지수라는 지적이다.
GS그룹이 향후 주력사업으로 키울 것인지 방향성이 확실치 않은 상태에서 그룹 내 매출 비중이 10%에 불과한 소매유통 M&A에 그룹차원의 전폭적인 지원 여부도 불투명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에 대해 GS홈쇼핑 관계자는 "미래 사업을 늘 준비하고 있다 보니 시장에 나오는 매물들에 관심을 유지하고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 "KT렌탈에 대해 심각하고 진지하게 고민한 적은 없고 자문사 선정도 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