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M&A자문 '경쟁 업, 실속 다운'
입력 2014.10.16 08:24|수정 2014.10.16 08:24
    성장성 정체도 우려 목소리
    1위 김앤장도 '조급한 상황'
    광장은 내부 갈등 분위기도
    • [10월06일 16:17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올해 M&A 시장에서 기업 구조조정 거래가 활발했고 법무법인의 기대도 컸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실속은 크지 않았다. 경쟁 심화와 수수료 하락에 몸살을 앓았고 무한 경쟁에 돌입한 로펌 시장의 현실을 다시 한번 느껴야 했다는 후문이다. 외부 사정 악화는 로펌 내부 갈등으로도 이어질 조짐이다.

      중형급 로펌의 한 변호사는 "대형 로펌에 대한 여러 이야기가 나오는 것을 보면 성장 답보에 따른 재정 악화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로펌 시장은 당분간 조정기를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로펌시장에선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법률사무소가 오래 전부터 복지 축소, 파트너 변호사 구조조정, 저가 수임, 수백억원 적자 등 다양한 얘기가 흘러다니고 있다. 김앤장조차 조급한 상황이란 것이다.

      국내 한 로펌 변호사는 "김앤장은 다른 로펌과 경쟁 선상에서 비교당하는 것조차 탐탁지 않아 했는데 특히 올해는 다른 로펌과 격차를 벌리기 위해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치킨게임이 벌어졌던 반도체 시장과 비슷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다른 로펌 변호사도 "현재 김앤장의 자문진 위용이 과하다 싶지만 인력 충원 욕심이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광장에 대해선 내부갈등설이 나오고 있다. 한 로펌 변호사는 "광장이 더 이상 지분 파트터를 뽑지 않겠다는 소문과 함께 시니어 파트너 변호사와 주니어 파트너 변호사 간에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는 얘기가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다른 한 변호사는 “광장이 상대적으로 파트너 승진이 유연하게 이뤄지는 편이었음을 감안하면 인사 적체 및 실적 부진 영향이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광장 관계자는 “인사 체계와 관련해 특별한 변화는 없다”면서도 “어느 회사 할 것 없이 성장성이 정체되고 전관 등 고위 인사가 많은 상황이라 승진 문이 좁아질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태평양은 올해 삼성디스플레이의 미국 코닝 전환우선주 인수 등 삼성그룹 계열사 자문을 자주 맡았다. 산업은행 프라이빗에쿼티(PE)의 동부특수강 인수, 보고펀드의 아이리버 매각, IMM인베스트먼트의 현대상선 신항만 지분 인수 등 사모펀드(PEF)와의 관계도 이어갔다.

      하지만 어피티니를 비롯해 PEF을 주로 담당해온 이상구 미국 변호사가 최근 김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에 앞서 상당기간 휴직을 냈던 터라 수익분배를 놓고 내부적으로 갈등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시선을 받고 있다.

      율촌은 KT렌탈·캐피탈 매각 자문을 꿰차며 시장의 부러움을 샀다. 한 로펌 관계자는 “율촌이 확실한 자문실적 확보를 위해 KT렌탈을 비롯, 매각 측 자문을 따내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며 “율촌은 세무 부문에 강점이 있어 자문 부문의 전략 변화를 감내할 만한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KT그룹의 박한 수수료, 돈독한 관계를 맺어온 태평양 대신 율촌을 전격 고용한 점 등을 감안할 때 KT렌탈 매각 자문 수수료도 많지 않을 것이란 평가다.

      세종은 M&A 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른 일본 오릭스코퍼레이션과의 관계가 눈에 띄었다. 세종은 올해 초 오릭스의 STX에너지(現 GS이앤알) 매각을, 지난달엔 현대로지스틱스 인수 자문을 마무리했다. 허창복 대표 변호사는 일본 오릭스 고위층과 직접 의사소통을 할 정도로 신뢰관계가 돈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KT렌탈 인수 법률자문사로도 일찌감치 낙점됐다.

      하지만 세종 역시 예전 명성에 비하면 상당히 처져 있고 금융 및 기업 자문 시장의 악화로 매출 증가세가 둔화되는 등 다른 로펌과 마찬가지로 어려움이 크다는 후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