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부터 금호아시아나그룹 '운명의 날'이 다가온다
입력 2014.10.16 08:26|수정 2015.07.22 12:00
    이달부터 금호산업 매각여부 등 '대형 이슈' 잇따를듯
    • [10월16일 14:59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 금호타이어 그리고 금호고속까지. 잠잠했던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 관련 이슈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져나오고 있다. 채권은행 산하에 있기로 했던 5년간의 기한이 올해 말로 끝나면서 예고된 일들이다.

      당장 관건은 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금호터미널로 이어지는 지배구조의 최상단인 금호산업의 운명이다.

      이달 중순이면 회계법인의 금호산업의 실사결과가 채권은행들에게 전달되면서 작업이 본격 시작된다. 채권단 관계자는 "개략적인 내용은 채권단에 일부 전달됐으며 실사보고서 전달 이후 한 주 정도 검토를 거쳐 10월말 무렵 실무자 회의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실사보고서에는 금호산업이 워크아웃을 졸업할 요건이 됐는지 등에 대한 내역이 담길 예정이다. 졸업을 위해선 ▲자체 신용에 기반한 자금조달 ▲2년연속 경상이익 실현 ▲2년연속 경영목표 달성 ▲PF사업 자력추진 등의 요건 가운데 3가지 이상을 달성해야 하는데 이미 요건은 채워진 것으로 알려진다.

    • 남은 것은 금호산업에 묶였던 금융기관들이 어떻게 채권을 회수하느냐 여부. 대부분 출자전환을 한터라 금호산업 경영권 지분 매각 이외에는 별다른 답이 없다. 현실적으로 공개매수조항 회피를 위해서는 워크아웃 기간내에 지분매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따라서 약 1년 정도 금호산업 워크아웃기간 연장이 유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벌어놓은 1년 동안 금호산업 매각을 진행하게 된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기업구조조정 촉진법상 채권금융기관 총 신용공여액의 75%이상 동의가 나와야 한다.

      금호산업은 그 어느 회사와도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수많은 금융기관들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는 점. 편하게 '채권단'이라고 통상적으로 부르고는 있지만 ▲대우건설에 투자했던 재무적 투자자(FI)를 포함한 주채권자 ▲프로젝트 파이낸싱(PF)보증채권자 ▲기타 주채권자 등으로 복잡하게 나뉜다. 대우건설 FI들은 지난 2010년 약 1조8000억원의 채권을 출자전환해 대우건설 주주가 됐다. 금호산업 PF보증채권자들은 20여개가 넘은 PF사업장에 대해 금호산업이 지고 있는 지급보증채무를 출자전환하기로 한 이들이다. 최대 1조원 가량의 채무가 이에 소속되는데 올해 1월 공평1,2,4지구 사업장 부지매각에 따른 보증PF손실확정으로 출자전환된 1500억원 등이 대표사례다. 이들의 출자전환 가격이 16만1000원으로 높다보니 지분매각에 반대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채권단 관계자는 "보증채권자들의 의결권 수준이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수준은 될 것으로 본다"며 "주당 16만원대 매각을 기대하면 금호산업 시가총액이 4조원을 웃돌아야 하는데 현실성이 없는 편이지만 사적재산 처분이라 각 기관의 의향을 물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들 금융기관의 75% 이상 동의가 나와야 매각이 결정된다. 이 동의여부가 향후 펼쳐질 금호아시아나그룹 운명을 결정할 키워드다.

      채권금융기관 동의가 마련되면 이때부터는 입찰제안요청서(RFP)배포를 시작으로 매각주관사 선정과 공개경쟁입찰이 이뤄질 전망이다. 금호산업 매각은 사실상 국적항공사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의미하는터라 국내 대기업의 인수를 타진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당장 투자업계에서 거론되는 후보도 삼성, SK 등에 국한된다. 항공사 인수와 운영은 매번 회사채 등을 통한 시장자금 조달로 부채 리파이낸싱을 상시적으로 감당해야 하는 일이라 웬만한 등급의 대기업이 아니면 만만치 않기 때문.

      이 무렵부터는 박삼구 회장이 보유한 금호산업에 대한 우선매수권 행사가 관심사가 되지만 박 회장이 그만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지가 미지수다. 보유 현금이 없다면 재무적투자자 유치가 필요하게 되고, 넉넉한 자금이 없다면 금호산업과 아시아나는 다른 기업의 손에 넘어간다.

      이 과정에서 채권단의 고민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어쨌든 지난 2010년 금호산업 감자와 유상증자 당시 2200억원의 개인 사재를 털어 금호산업 유상증자에 참여한 박삼구 회장의 '공적'을 완전히 무시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한때 여론전으로 시끌시끌했던 금호고속 매각 이슈는 금호산업 경영권 여부와 연계될 수밖에 없다. 행여 금호터미널이 금호고속을 인수한다고 해도 금호터미널 자체 금호산업 및 아시아나항공과 연계되어 매각대상이 포함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