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통신 3사 중 장기물 규모 최대…안정적 사업·등급 덕분
입력 2014.10.20 09:00|수정 2014.10.20 09:00
    [Weekly Invest]
    SKT, 안정적 수익구조로 수 년째 '장기자금' 확보 중
    회사채 만기도 고르게 분산…국내외 신용등급에 유리
    • [10월19일 12:0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SK텔레콤(이하 SKT)가 수년째 장기자금 확보에 성공하면서 통신 3사 중 가장 많은 규모의 장기채를 발행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업구조가 안정적인 데다 시장금리 하락세로 장기채를 확보하기에 좋은 환경이 뒷받침된 결과다.

      올해 상반기 별도기준 SKT·KT·LG유플러스의 미상환 회사채 규모는 각각 4조7924억원, 9조2876억원, 2조600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만기가 5년이 넘는 장기물이 차지하는 비율은 SKT가 약 40%로 가장 높았다.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20%와 25.7%의 비중을 보였다.

      SKT의 이러한 조달 행보는 'AAA' 신용등급에 걸맞은 안정적 지위를 증명하고 있는 것이라는 평가다. 박상용 한국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실장은 "기업이 장기채를 발행한다는 것은 그만큼 투자자들이 오랫동안 그 기업을 신뢰하겠다라는 의미다"라고 밝혔다.

    • SKT는 이런 여세를 몰아 오는 28일에도 5년·7년·10년 만기의 회사채를 4000억원어치 조달할 예정이다. 5개월 전 장기물 조달에 이은 올해 두 번째 장기채 발행이다.

      SKT는 수요예측이 도입된 지난 2012년 이후 줄곧 장기채를 발행해 왔다. 초장기물인 20년물을 비롯해 지난해엔 5년 콜옵션(조기상환 청구권)이 부여된 60년 만기 영구채를 발행하기도 했다.

      장기채 비중이 높은 만큼 회사채 만기도 고르게 분산되어 있다. SKT의 만기 구조를 보면 4년 초과~5년 이하의 회사채를 제외하고 만기가 적당히 분산돼 있다.

      SKT가 회사채 만기 구조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해외신용등급을 고려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국제신용평가사 S&P와 무디스는 SKT의 신용등급을 각각 A-(긍정적), A3(안정적)을 부여하고 있다. S&P는 올해 SKT가 안정적인 재무정책을 펼친다는 이유로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조정했다.

      한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정해진 공식은 아니지만, 회사채 만기가 분산될수록 시장의 신인도가 우수하기에 해외신용등급 평가에도 유리하다"라고 말했다.

      국내 통신사 가운데 장기채 발행의 물꼬를 튼 기업은 KT였다. KT는 지난 2011년 국내 민간 기업 최초로 20년 만기 회사채를 발행하며 국내 채권시장 발전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KT의 경우에도 장기채 발행을 꾸준히 이어왔다. 올해도 대규모 퇴직금 지급으로 장기물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했다. 5년 초과~10년 이하 만기의 미상환 회사채는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1조1843억원으로 집계됐다. 10년 초과물은 4614억원어치다.

      LG유플러스는 통신시장에 후발주자로 뛰어들어 아직 대규모 장기투자가 이뤄지지 않아 회사채 만기들이 짧은 편이다. 그러나 향후 시장에서 정착하며 자금을 장기로 조달할 것이란 전망이다.

      통신 3사들의 장기물 발행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발행금리가 최저로 떨어져 장기물에 대한 투자요인이 커졌기 때문이다. 다만 각 사가 당분간 대규모 투자가 없는만큼 차환발행 위주로 발행이 이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