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실트론 등 반도체 웨이퍼업계 생존게임 예고
입력 2014.10.20 09:00|수정 2014.10.20 09:00
    한기평 "전방산업 호조에도 불구 반도체 웨이퍼 업체 실적 부진"
    구조적 원인 지목
    • [10월17일 08:41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LG실트론 등 반도체 웨이퍼 업체들의 생존게임이 예고됐다. 전방산업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세계 3~5위권 반도체 웨이퍼 업체들은 지속적으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실적 부진의 요인은 모두 구조적인 성격이 강해 일시적 현상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기업평가(이하 한기평)는 16일 '풍요 속의 빈곤, 반도체 웨이퍼'란 제목의 이슈 리포트를 통해 반도체 웨이퍼 산업 내 경쟁이 생존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반도체 웨이퍼 업체들은 외부·내부적 요인으로 인해 부진한 실적을 보이고 있으며 이는 구조적인 공급과잉 수급상황에 기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도체 웨이퍼 산업은 국내 LG실트론을 비롯해 일본 신에츠(Shin-Etsu)와 섬코(Sumco), 독일 실트로닉(Siltronic), 대만 MEMC 등 상위 5개사가 세계 시장의 90% 내외를 점유하고 있는 과점적 시장구조다. 특히 일본 신에츠와 섬코가 시장의 50%를 이상을 점유하면서 반도체 웨이퍼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 전방산업인 반도체 산업은 모바일기기 등 수요산업 호조로 실적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주요 소재산업인 반도체 웨이퍼 상위 5개사 매출 규모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상위 5개사 매출 규모는 2008년 114억달러에서 2013년 67억달러로 감소했다. 또한 EBIT(영업이익) 마진은 2008년 17%에서 2013년 4.1%수준으로 축소됐다.

      전방산업의 수요증대 효과가 반도체 웨이퍼 산업으로 이어지지 않는 이유에 대해 한기평은 ▲반도체산업 경쟁구도 변화 ▲미세공정 전환(tech migration) 등 외부요인과 ▲기술적 진보 부재 ▲환율 효과에 기반한 가격경쟁 심화 등 내부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업계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상위 업체를 중심으로 시장집중화가 이뤄져 반도체 웨이퍼 업체들의 가격협상력이 저하됐다. 또한 미세공정 중심의 투자가 이뤄져 반도체 업체들이 웨이퍼 투입량을 증가할 필요가 없어졌다.

      이에 반해 반도체 웨이퍼산업은 전방산업을 자극할 수 있는 기술 진보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업계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일본 기업들은 엔화 평가절하 등 유리한 환율을 바탕으로 LG실트론을 비롯한 3~5위 업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이 커졌다.

      한기평은 "산업경쟁력 제고를 통한 가격 경쟁력 확보가 아니라 환율로 인한 경쟁력 제고이기 때문에 향후 산업 전반에 부메랑이 돼 돌아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수요처 입장에서 향후 환율변동 방향과는 상관없이 이미 낮아진 가격 수준을 지속적으로 요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외부요인과 내부요인 모두 당분간 반도체 웨이퍼 업체에 불리한 방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반도체산업의 진입장벽이 더욱 높아졌고 일부 선도업체 중심의 시장구조가 더욱 심화됐기 때문이다. 내부요인 역시 구조적인 공급과잉의 수급상황에 기인하고 있다.

      한기평은 "LG실트론 등 3~5위권 반도체 웨이퍼 업체들을 중심으로 향후 실적추이 및 경쟁구도 변화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